이번에 청룡기 나가는 팀은 세광고, 북일고, 대전고, 청주고.

지역쿼터제로 피해본 게 공주고인데, 충북 세광고가 7전 전승으로 우승하면서 같은 충북 소재 청주고가 지역쿼터로 청룡기 진출, 

공주고는 5승 2패를 하고도 북일에 지는 바람에 청룡기 탈락했다. 김응룡은 자신의 어두운 기운을 자각하라.

1. 세광고.

2학년 야수들 타격감이 터지면서 후반기 주말리그 7전 전승으로 우승했다. 

특히 2학년 좌익/2루/유격수 홍대인은 작년부터 유격/좌익수로 주전급 활약을 보였는데, 이번 후반기에서 어김없이 6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대활약.

마운드는 2학년 박계륜이 여전히 가장 강력한 전력인데, 잠깐 방황기를 겪었다는 게 신경쓰이는 부분. 

역시 문제는 3학년들이 얼마나 제몫을 하느냐일 것. 첫 상대가 김대한이 나서는 휘문고긴 한데, 휘문고 전력이 김대한 빼면 그렇게 강하다고 보긴 어렵다. 2학년들이 전국대회 울렁증만 걸리지 않으면 어찌어찌 될 것 같기도.  

주목할 선수

투수 : 박계륜, 조현호, 유성우, 조병현.

작년부터 세광 마운드의 핵이었던 2학년 사이드암 박계륜이 필두지만, 불펜에서 버티는 3학년 우완 조현호도 잘하면 하위라운드 지명 노릴 만 하다.

오랜 방황 중인 3학년 우완 유성우는 이름값 하려면 좀 분발해야 할 것이고, 1학년 우완 조병현은 내후년 한화 1차 지명의 가장 강력한 후보다. 아직 몸이 덜 다져져서 구속은 안나오는데, 제구나 배짱이 좋다.

타자 : 국대건, 홍대인, 박상준, 심기정 

국대건은 작년에 보여줬던 포스를 영 내지 못하고 있어서 이번에 명예회복이 절실하고, 2학년 홍대인과 박상준은 작년부터 세광 타선의 주력이었던 재간둥이들,

2학년 심기정은 올해부터 제 몫을 하기 시작해서 후반기 들어 4할 치고 있다.

2. 북일고.

충청도 맹주로 꼽히는데 매번 성과는 미묘한 학교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전력 자체는 더 좋아졌다.

변우혁-고승민-이현이 작년부터 활약중인 <황금내야>에 전국구급 외야수인 석지훈, 한동윤이 버티고 있는 타선은 가장 중요할 때만 안터진다는 거 빼면 매우 훌륭하고, 

최재성, 최재익 형제에 이제 자리를 잡기 시작한 김정원이 포진한 3학년 마운드에 2학년 우완 신지후와 사이드암 김양수가 기대주.

투수들 컨트롤이 얼마나 좋아졌는지가 관건일 것 같지만 상군매직과 성갑트릭의 가호가 신경쓰인다.

주목할 선수

투수 : 최재성, 최재익, 김정원, 신지후, 김양수

최재성은 구위, 컨트롤, 스태미너 등등에서 사실상 북일 1선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 안정감있는 것이 우완 김정원. 얘는 인지도가 떨어져서 그렇지 제구 자체가 좋고 얼빠몰이 잘할 상이라 구속만 좀더 올라오면 지명받건 대학가건 잘될 것 같다. 원래 사이드암이었다가 팔 올린 경우라 구속이 안나와서 주목받지 못하는 거 같은데, 키가 187인데 몸무게가 77밖에 안되는 멸치라 벌크업 시키면 구속은 오를 것 같다.

최재익은 뭐 인터넷 방송 등지에서는 메이저리그식 스파이크 커브가 매력있고 어쩌고 하는데, 그냥 변화구 자체가 덜 익어서 속구 위주로 가야 한다. 속구가 나쁘지는 않다.

신지후는 지난 황금사자기에서 막판에 똥을 거하게 싼 것 때문에 내상이 심각했는데 얼마나 고쳤는지가 관건, 작년 6월에 수술했던 김양수는 재활이 잘 되었다. 컨트롤이 약간 불안한 거 빼면 매우 위협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얼핏 듣기로는 김양수가 범수하고 연관이 있는 모양인데, 드립인지 진짠지는 모르겠다.

타자 : 변우혁, 고승민, 이현, 석지훈, 한동윤

변우혁은 뭐 말할 것도 없고, 고승민은 현재 전국 고딩 2루수 중에서는 가장 위협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원래 다른 학교였다면 수비가 어쨌건 간에 유격수나 3루 시켰을 애를 2루로 돌리니까 더 그래보이는 것 같기도 한데, 공수주 어디로 보나 평가가 높다. 이현은 뭐 만들기 좋아하는 기자들 사이에서는 4대 유격수 어쩌고 하는데, 그냥 상위권 학교의 무난한 주전 유격수 수준이지만 공을 매우 잘 보기 때문에 되도 않는 공에 헛손질하다 삼진먹는 경우는 없다시피 하다는 게 강점이다.

석지훈과 한동윤이 외야수들 중에서는 흥미로운데, 중견수로 나오는 석지훈은 이용규 스타일 쌕쌕이, 코너로 나오는 한동윤은 중장거리 툴이 있다.

3. 대전고

충청권은 협회 기준으로 지역쿼터제에서는 충남(북일,공주, 광천), 충북(세광, 청주), 대전(대전, 대전제일), 이렇게 나뉜다. 

즉 대전고는 지역쿼터제 도입으로 이제 전국대회 출전은 사실상 자동보장이다. 같은 지역내 소재한 또다른 학교인 대전제일고한테 밀려버릴 일은 대전제일고에 엄청난 괴물이 등장하지 않는 한 몇년내 없을 듯, 이왕이면 주말리그 우승해서 대전제일고도 같이 데려가줬으면 좋겠는데 그런 동행 정신은 없는 것 같다.

올해 시즌 시작할 때만 해도 전력 자체는 작년보다 좋아졌다는 평이었는데 특히 투수들 줄부상으로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만, 이제 다들 복귀해서 반격을 노리는 중. 구대성 1년 선배인 김의수 감독은 충청권 고교 감독들 중에서는 공주고 오중석 감독과 함께 가장 흥미로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3학년 유급투수 트리오인 우완 이재환, 사이드암 이장우, 우완 전상촉의 활용을 두고 그동안 김의수 감독이 고심했다고 하는데, 아마 2학년 좌완 홍민기와 우완 한건희가 이재환과 함께 앞으로 나서고, 이장우와 전상촉은 3학년 좌완 한용희와 함께 뒤를 막는 구도가 될 것 같다. 작년에도 이장우는 마무리로 나올 때 더 좋았다.  

타선은 무게감보다는 기동력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들 기본적으로 뛸 줄 안다.

주목할 선수

투수 : 이재환, 이장우, 홍민기, 한건희

1) 팔 수술로 유급했던 3학년 우완 이재환은 체격만 놓고 보면 눈에 띄지 않지만(180센티), 사실상 모든 지표에서 작년 대전고를 이끌었던 신현수급의 활약을 보인다. 컨트롤이 작년 전국 지표에서 1급에 속했던 신현수 수준인데, 신현수의 가장 큰 약점이었던 느린 속구 구속도 이재환은 144 전후로 나오고 있다(짧게 던지면 145 이상도 가능하다는 듯.). 여기에 결정구로 포크볼을 장착하면서 안정감도 한결 강화되었다. 2차 지명에서도 강릉고의 서장민이나 물금고의 임경목, 소래고의 이지강처럼 지역 강자로 꼽힐 공산이 크다.

2) 사이드암-쓰리쿼터 이장우는 마무리로 나올 때는 아슬아슬한 상황에서도 피해를 최소화하며 막아내는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이는데, 선발로 나오면 그 장점을 통 살리지 못한다. 폼 자체가 기묘해서 타자가 공략하기 쉬운 공이 아닌데 자기가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 뒤로 나오면서 원래 장점을 되찾는다면 무시 못할 투수다.

3) 2학년 좌완 홍민기는 중학교 시절 한밭구장에서 장외홈런을 쳤던 강견이다. 147 속구를 던진다는 말은 지금은 거품이겠지만, 올해 안에 147 던질 공산이 크다. 기본적으로 속구 위력이 나쁘지 않고, 결정구인 슬라이더 외에는 커브와 투심을 구사한다. 전반기 오른손 부상으로 밸런스가 와장창 깨져서 영 좋지 않았는데, 지금은 거의 회복되었다고 한다. 어쨌든 2학년 투수들 중에 북일고 황금내야 변우혁과 고승민 상대로 아웃카운트 제일 많이 잡은 건 박계륜과 홍민기고.

4) 2학년 우완 한건희는 포수에서 투수로 바꿨다는 점에서 덕수고의 홍원빈이나 부천고의 전창민과 비슷한 경우인데, 홍원빈, 전창민에 비해 투수 포변이 빨랐다는 점에서 점수를 더 높게 주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이다. 하드웨어가 기본적으로 좋고(188cm, 100kg), 덩치만큼이나 속구가 묵직하다. 내년에 3학년 올라가면 홍민기와 함께 대전고 원투펀치를 담당할 게 확실한 투수다. 다만 유급했기 때문에 1차 지명 경쟁에서 거론되지는 않을 것이다.

타자 : 조한민, 윤수녕, 최기혁, 박연웅

조한민은 이글스파크 연타석 홈런으로 유명세를 떨친 강견이지만 지명되더라도 유격수로 보아야할지는 좀... 코너로 가던가 외야 가지 않을까 싶다.

윤수녕은 16도루를 기록하면서 빠른 발로 청소년 대표팀 합류, 기본적으로 도루 센스는 좋다. 타격 면에서도 현재 3할 5푼 넘기지만 똑딱이다.

포수 최기혁은 공격 지표에서는 공주고의 포수 윤상혁, 신희룡 다음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지만 큰 특색은 없다.

3루로 많이 나온 2학년 박연웅은 내년에 키스톤 갈 것 같기도 한데, 파워툴은 좀 떨어지지만 재치가 있고, 허슬플레이가 좋다. 

이외에 이윤오, 이현규 등도 있는데 일단 다들 명예회복 이번에 해주지 않으면 좀 불투명하다. 대진운이 나쁘지 않다지만 강릉고가 충암고 이기고, 서울고가 대전고한테 깨지는 게 이 바닥이라서 속단은 금물이다.

4. 청주고

장모 전 감독 폭력사태가 아직 봉합되지 않아서 내상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있지만 연고팀 투자도 적잖고 해서 상당히 회복된 상태. 지역쿼터제 수혜를 입었다고는 해도 충청권 최강의 유격수로 활약중인 최정원이 전국대회에 출전할 기회를 잡았다는 게 관심사. 

장충고 아니면 충암고가 첫 상대라는 게 엄청 불행이다. 시작부터 경기도 여포 야탑고와 싸우는 광명공고같은 팀도 있지만.

주목할 선수

타자 : 최정원

아무리 지역 여포라고는 해도, 14경기 타율 5할 3푼 출루율 6할 4푼 장타율 6할 9푼 14도루는 무시할 기록이 아니다. 유격수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14도루 관련 : 얼마 전까지 12도루로 2위 하던 대전고 윤수녕과 도루왕 경쟁했는데, 윤수녕이 막판 경기에서 한경기 4도루 하면서 엎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