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해저터널 건설사업단에서 현장 책임을 맡고 있는 후지하시 겐지(藤橋健次·55·사진) 박사는 6일 해저터널 시발지인 일본 사가(佐賀)현 가라쓰(唐津) 현장에서 기자와 만나 “한일 해저터널이 완성되면 한반도 분단 문제를 해결하는 촉진제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후지하시 박사는 도쿄만을 가로질러 도쿄 시내와 지바(千葉)를 해저터널과 교량으로 연결한 ‘아쿠아라인’ 건설공사와 유로터널 공사에 기술연구진으로 참여한 바 있다.

―한일 해저터널 구상의 경위와 의미는.

“문선명 총재가 인류 평화를 위해 제창한 ‘국제하이웨이 계획’에서 비롯된다. 우선 베이징에서 평양, 서울을 거쳐 도쿄에 이르는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것인데, 향후 전 세계를 철도와 고속도로로 잇는 하이웨이 구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1981년 서울에서 열린 과학자 포럼에 참석한 니시보리 에이자부로(西堀榮三郞) 전 일본 생산성본부 이사가 하이웨이 구상에 감명받고 일본으로 돌아가 터널 기술자들과 건설 문제를 협의했다. 그 결과 가장 어려운 공사로 예상되는 한일 터널 공사를 우선적으로 조사하게 됐다. 1986년에 조사사갱 건설공사 기공식이 거행됐다.”

―일본 측에서 먼저 공사에 들어간 이유는.

“일본은 해저 터널 시공 실적이 많다. 혼슈(本州)와 홋카이도(北海道)를 연결하는 세이칸 터널 등을 직접 설계·건설했고, 도버해협의 유로터널 등 세기적인 거대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술적 배경과 자본력을 갖고 있다.”

―한일 터널이 완성되면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장점은.

“일본과 한국 양쪽에서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해질 것이다.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상시 교통망을 갖게 돼 막대한 경제 효과가 기대된다. 최근에는 터널이 완공되면 한반도 분단 문제 해결의 디딤돌이 될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아울러 한반도를 경유해 베이징에 이르는 초고속 교통망이 구축돼 동북아 3국 관계가 지금보다 훨씬 긴밀하게 될 것이다.”

―본 터널은 어느 노선이 가장 적절한가.

“지금까지 진행된 일본 측 연구에 따르면 가라쓰와 이키, 대마도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대마도 이후 노선에 대해서는 한국 측과 공동연구를 해야 한다. 앞으로 한국과 일본 정부에서도 터널 공사를 본격 검토할 때가 올 것이다.”

후쿠오카=정승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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