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본위 폐지 이후에 추세적 디플레이션이 일어나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는 여러 경제적, 통화적 요인들이 결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몇십 년간 대부분의 나라에서 인플레이션과 스테그플레이션은 발생했지만 디플레이션은 보기 드문 현상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통화정책의 변화: 금본위 제도 하에서는 금이라는 실물 자산에 의해 화폐 공급이 제한되었기 때문에 통화 공급을 늘리거나 줄이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금본위가 폐지된 이후 중앙은행들은 금리가 낮추거나, 화폐를 발행함으로써 경제를 자극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는 디플레이션을 막는 중요한 장치로 작용합니다. 특히, 경제가 침체기에 들어가면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내리고, 대규모 양적완화(QE) 같은 통화정책을 사용하여 물가를 상승시키려 합니다.

2.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현대 경제에서는 정부가 재정정책을 통해 경제를 자극하려고 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재정 지출을 증가시키거나 세금을 낮추는 등의 방식으로 경제를 지원하며, 이는 물가 상승을 유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정부의 개입으로 인해 디플레이션을 지속시키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됩니다.

3. 고정된 화폐 공급과 채무의 상호작용: 현대 경제에서는 정부와 기업, 개인들이 대규모 채무를 지고 있기 때문에, 경제가 침체되더라도 화폐 공급이 줄어드는 일이 드물게 일어납니다. 오히려, 불경기 상황에서도 채무 상환을 위해 통화가 계속해서 풀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금리가 낮거나 제로에 가까운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사람들이 소비와 투자를 지연시키지 않도록 유도되며, 물가는 안정되기보다는 상승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4. 자산 가격 상승과 불평등: 최근 몇십 년 간 자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부유한 계층의 소비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는 일반 소비자 물가와는 다르게 나타나는 경제적 현상입니다. 자산 가격 상승은 소비와 투자를 촉진시켜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금리가 낮아지면 자산 가격이 상승하고, 이는 소비자들의 심리와 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쳐 물가를 더 압박할 수 있습니다.

5. 일본의 예외: 일본의 경우,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엔화가 급격히 강세를 보이며 경제가 위축되었고, 그 결과 디플레이션이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사례는 특정한 경제적, 환율적 조정에 의해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에 가까운 것으로, 일반적으로 다른 국가에서는 이런 상황을 그대로 재현하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결론적으로, 금본위 폐지 이후 각국의 경제에서는 디플레이션이 지속되기 어려운 여러 경제적 환경과 정책적 결정들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은 대체로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적 목표에 맞춰 유지되며, 디플레이션은 경제적 위험 요소로 간주되어 정부의 정책에 의해 억제되는 경향이 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