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갈피', 아이유가 '꿍따리 샤바라'를?

▲  아이유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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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시대에 걸쳐 발표된 여러 장르의 가요 명곡들이 리메이크와 리바이벌을 통해 다시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된 일은 보편적인 현상이 된 지 오래다.

인기 뮤지션들은 한 장의 음반 전체를 리메이크 곡들로 채워 팬들의 좋은 반응을 얻어 왔고, 아마추어 및 프로 가수들이 출연하고 있는 각종 음악 경연 프로그램에서는 옛 음악들이 재해석되어 폭발적인 사랑을 받기도 했다. 또한 과거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 인기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 흐르던 가요들도 대중에게 크게 어필해 왔다.

5월 중순, 남성 아티스트들이 음반 및 음원 차트를 상당 기간 점령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 뮤지션의 등장은 움츠렸던 여성 가수들에겐 한줄기 빛과 같은 존재인 듯 하다. 5월 16일 자신의 스물두 번째 생일을 맞아 <꽃갈피>란 타이틀의 리메이크 음반을 공개한 '국민 여동생 가수' 아이유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대 아이유의 시각으로 재해석된 올디스 벗 구디스

<꽃갈피>가 발표되자마자 모든 음원 사이트 상위권을 장악할 정도로 '아이유'란 브랜드에 대한 팬들의 높은 충성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앨범에 수록된 7곡은 1984년에서 1996년 사이에 발표된 노래들이다. 트랙리스트를 살펴보니 아이유 본연의 음악 스타일에 일맥상통하는 곡들이 선택되었는가 하면, 전혀 의외의 노래들이 수록되어 관심을 배가시키려는 기획적인 의도가 엿보인다. 

먼저 음반의 타이틀 곡으로 모든 음원 차트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조덕배 원곡 '나의 옛날 이야기'와 고 김광석의 1991년도 작품 '꽃'은 원곡이 갖고 있는 포크 음악 본연의 색깔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수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한 발라드 명곡 '사랑이 지나가면'에서는 담담하고 절제된 톤으로 사랑의 아픔을 노래하는 아이유의 곡 해석에 주목해 볼 만하다.

여섯 번째 수록 곡으로 담긴 '한 여름 밤의 꿈'은 1988년에 발표된 김현식 4집에 담겼고, 이 곡을 만든 윤상이 다시 노래하기도 했다. 김현식·윤상 두 사람의 180도 다른 편곡과 창법으로 노래된 '한 여름 밤의 꿈'은 많은 음악 팬들에게 비교 감상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해 왔는데, 피아노 반주에만 맞춰 이 곡을 재해석한 아이유의 보컬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80년대 중반 산울림이 발표했던 대표적인 발라드 록 넘버인 '너의 의미'를 모던 록 스타일로 편곡, 대선배 김창완과 함께 콜라보레이션 곡을 만들어내는 과감한 시도가 돋보였다. 

서두에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의외의 선곡이 이번 아이유의 리메이크 음반에서 눈에 띈다. 바로 90년대 초반과 중반에 대중음악계에 공개된 댄스 명곡인 김완선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와 클론의 '꿍따리 샤바라'를 선택한 것이다. 다른 수록곡들과는 달리 원곡의 느낌 대신 2014년의 시선과 감성을 담아 재해석을 시도, 어반 재즈 및 어쿠스틱 팝 넘버로 두 곡을 탈바꿈시킨 것이다.

'잔소리' '좋은 날' '너랑 나' 등 대표적인 히트곡들로 아이돌 가수로 최정상의 자리에 있는 아이유. 아이돌 가수에서 뮤지션으로서 탈바꿈하고 성장해가려는 변화의 시점이 이번 리메이크 음반 <꽃다지>에 어느 정도 드러나 있지 않나 생각된다. 

비록 정규 앨범은 아니지만 아이유가 뮤지션으로서 성장해 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고, 그 길을 갈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과도기 작품이라고 답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