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경우는 실업고에 내신도 그럭저럭, 수능은 생각도 못했었다.
그래도 장래에 먹고 살려면 다들 대학은 가라고 그러고, 집에서도 대학 갔으면 하는 눈치더라.
돈이야 똥꼬 찢어질만큼 가난하지만 학비야 죶 열심히 해서 어떻게든 메꾸기로 했지...
근데 난 고3 막바지에 숱한 전문대에서 출장오셔서 펜돌리고 팜플렛 돌리면서
열심히 광고해주시는 사이에도 난 그저 막연히 어디가나...그생각 하다가 수시 2차가 되서야
어떤 전문대 팜플렛에 일본어과가 보인거야. \'그래, 오덕질에 도움되는 일본어나 배워볼까...\'하고
전문대 갔다. 등록금은 국립대보다 약간 비싼 정도고 원서비가 공짜였어. 우왕굳ㅋ

막연히 이런 무른 생각으로 들어가보니 전문대인데도 실력자가 좀 있더군...
전문대 1학년인데 jlpt1급도 있고 2급도 여러명 있더라. 뭐 그래도 장학금도 받고 잘 다녔다.

내가 글재주가 없어서 쓸데없는거 많이 횡설수설 했는데-_-
하튼 하고싶은 말은 수능이 안될것 같아서 막연히 일본어 공부해서 특기로 갈 생각 할거면
차라리 4년제 사립대보다야 싼 전문대를 가던지 제대로 수능 공부를 하던지 해.
진짜 일본어에 흥미 없고 이걸로 내 특기를 하나 만들겠다 정도의 각오로 임하지 않으면
끽해야 2급 정도에서 멈추고 말걸? 대입은 고사하고 시간 버리는 거야.
일본어 어휘는 근성이거든. 진짜 물렁한 생각으로 손댔다간 어휘량에 질려서 그냥 손 놓고 만다.

특기자가 그렇게 간단한 물건이 아냐... 외고에 학원 다니고 장기간에 걸쳐 제대로 배운 애들과
1,2년정도 그것도 수업 외나 방학 정도밖에 시간 투자 못하는걸 고려해보면 좀 힘들다. 자퇴하지 않는이상.
넉넉잡고 3~4년은 공부해야 특기로 들어가지.

지금부터 수능 포기하고 일본어 공부할 생각이라면 일단 일본어에 뼈를 묻을 각오를 해라.
이 일본어를 시작으로 뭔가를 하겠다 하고 단단히 마음먹고 전문대를 가라. 차라리 거기서 인턴십을 가서
취직 같은걸 하는게 낫겠지. 근데 일본어로 밥먹고 사는게 쉬운것도 아냐. 잘하는 사람이 널렸거든.

외국어라는게 장기니까 제대로만 공부한다면 뭐 딱히 나쁜건 아냐. 여차하면 편입을 해도 되고...
다른 공부를 또 하면 그만이니까. 근데 이도저도 아니고 시간만 낭비할거 같다면 좀더 현실에 맞는 선택을 하는게 좋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