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난 수평적인 조직이 존나 상상이 안 가
수평젹이라는 말이 탈권위적인 걸 말하는 건지
단순히 탑다운의 반의어인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일할 때 사원끼리 자유롭게 주장을 할 수 있는 조직이라고 깔고 가겠음
근데 이러면 크게 두 가지 문제거 생김

1. 표준화 컨센서스
ㄴ 산출물 양식에서부터 싸우게 될 거임
ㄴ 회의록 같은 거야 누군가가 정해놓은 거 쓰면 되는데
ㄴ 가령 요구사항 추적표 같은 걸 만들려면
ㄴ 누구는 페이지 넘버 박고 누구는 목차 번호 때려 박고
ㄴ 누구는 지시자 - 시정요구 - 조치내용 - 완료여부로 각잡아서 쓰는 인간이 있으면
ㄴ 누구는 이거 - 이렇게 함 거리고 끝내는 인간이 있음
ㄴ 표준화 컨센서스가 안 잡히면 결국 방식 관련해서 틈만 나면 충돌이 일어나는데 "중재자"(상위자 / 권위자)가 없으니 잘라줄 사람이 없고 의견조율에 필요한 시간과 잡회의가 존나게 늘어날 거 뻔함. 아니라고? 그럼 산출물 퀄리티가 아마추어로 나오겠지
ㄴ 사람마다 적는 스타일이 다른데 이걸 수평적으로 처리하면 누구 의견은 기각되고 누구 의견은 받아들여지고를 도대체 뭘 기준으로 처리함? 뭐 주먹구구식이고 목소리 큰 놈 순임??
ㄴ 합의 조율자가 없는데 일이 어떻게 돌아간다는 거임?

2. 의사결정 비효율화
ㄴ 이게 조직이 수직적인 원초적 이유부터 까먹는 시대가 온 거 같은데
ㄴ 조직이 수직적인 이유는 지시를 탑다운으로 조지는 편이 바텀업으로 밀어 올리는 것보다 결정이 빠르게 나기 때문임
ㄴ 왜냐고? 바텀에서 자유롭게 브레인스토밍이 일어난다까진 좋은데 거기서 업시키기까지 시간이 오래걸릴 거 아냐.
ㄴ 너도 나도 내 아이디어가 맞다 거릴 판국에...
ㄴ 서로의 감정 스크래치 내지 않도록 노심초사해가면서 "응 아니야. 니 의견 구려"거리는 것도 비효율적이지만
ㄴ 정작 그래서 윗단에 "그래서 이게 왜 하필 많고 많은 아이디어 중 굳이 채택된 건데?" 라고 하면 근거가 단단해야 한다는 거임
ㄴ 왜냐면 바텀에서 일어나는 일을 업은 모르는 상태로 결재서류를 받아들 테니까. 지 사인이 나가는데 올라왔다고 막 해줘?
ㄴ 이유 물어볼 거 아냐
ㄴ 그럼 채택되는 의견애 대한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이걸 수평적인 조직에서 어떻게 성립하냐는 거지.
ㄴ 세상 조직이 수직적인 이유는 모두의 생각과 사상이 재각각이고 평등하게 존중받는다는 전제를 깔아도, 궁극적으로 다자택일을 해야만 하는 구조 때문에
ㄴ 그 걸정을 재빠르게 해줄 권한을 부여해서 브레인스토밍 하다가 사업을 못하는 본말전도를 피하려고 있는 조작형태잖아.
ㄴ 그렇게 비효율적인 조직이 경쟁력이 생길까?


도대체 수평적인 조직인데
그런 조직이 제대로 돌아가는 케이스를 아무리 찾아도 못 찾겠어
5인 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어느 조직이든
조직도가 탑다운으로 내려오는데 수직성을 타파하고 수평적으로 돌아가는 조직이라니..
그런 건 무슨 동아리나 사교모임클럽 같은 곳이나 그렇게 돌아가지 영리추구체에선 불가능한 구도인데?

아니 실제로 수평적인 기업 중에 잘나가는 기업이 있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