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특성 상 점심시간 1시간을 근무시간 중 아무 때나 자유롭게 쓸 수 있는데, 그 선임은 점심 먹으러 갔다온다고 하고 절대로 쉬지 않음. 그냥 사무실에서 빵 하나 먹으면서 컴퓨터 보며 계속 일함. 절대로 쉬지 않음. 가끔은 그냥 커피만 드립다 마시면서 쉬지 않고 일함. 그러다 건강 상한다고 말도 해봤지만 선임은 그러게~라고만 말하고 다시 컴퓨터 보며 일함. 좀 무서웠음.

1시간 일찍 출근할 때도 있고, 매일 야근은 기본에 12시 넘어 퇴근한 적도 많음. 휴일 근무 같은 것도 상사가 시키면 아무 군소리 없이 나오고 일이 좀 쌓여있다 싶으면 자발적으로 나와서 일할 때도 있음. 아무튼 열심히 함. 그리고 일도 잘함. 평소 말하는 거 들어보면 회사가 잘 돼야 우리들도~ 약간 이런 마인드임. 30대초인 것 같은데 신기함. 그나마 다행인 건 이런 마인드를 부하들에게 강요하지는 않음

근데 문제는 선임 위의 팀장(여)임. 선임 아래의 말단 사원들(나까지 3명 있음)도 다 선임처럼 존나게 열심히 일하길 바라고 있는데, 솔직히 내가 사장이라도 저렇게 일 열심히는 못할 것 같다. 나 포함 말단 사원들은 딱 주어진 일 하고, 시킨 일 하고, 그러다 일 많으면 야근하고 이런 타입임. 선임 같은 열정은 없음. 저번 주 회의에선 회의 끝난 후 한 명씩 불러내서 선임한테 미안하지도 않냐고 양심도 없냐며 돌아가며 갈구는데, 지금 월급 2배로 준다고 해도 저렇게 일 못함. 체력적으로 불가능하거든. 객관적으로 봐서 이미 팀원 모두가 업무 과부하 상태이고, 업무 분장 제대로 안 해주는 점 때문에 힘든 것도 있다고 생각함.(팀장은 약간 '내가 시키지 않아도 너희가 일을 알아서 찾아서 해야지' 이런 마인드임. 언젠가 담당 지정되지 않은 일이 있어서 이것까지 제가 할까요 괜히 물어봤다가 꼭 시켜야만 하는 거냐며 쿠사리 들음;)

한 3~4개월 정도 업무 포화 상태에 더불어 이런 갈굼이 반복된 것 같은데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갈구기 시작한 건지는 모르겠어. 2년 반 동안 일이 힘들어도 별 불만 없이 다녔는데 저 3개월 만에 정 다 떨어져서 이직 준비 중임. 3년까지는 채우고 옮기고 싶은데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네. 벌써 월요일이 무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