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까지는 존나 즐겁게 지냈거든
키도 고2때 181에 얼굴도 잘생겨서 인기 많았고
여사친도 있었고, 친구자체가 많았음
인생 망한건 정확히 10년도 8월 14년전 스무살때
군대에서 훈련뛰다가 실수로 다쳐서
십자인대 파열하고 발목 재건술 수술 받음
그것도 하필 상꺽에
통증때문에 매일 끙끙 거리고 아파함
우울증하고 씨게 와서 약먹는디 아필라피 이게 살찌는약
집에만 있다보니까 살도 110kg까지 오름
보훈 받으려고 행정사도 고용했는데 다치게 된 이유가 내 불찰이 커서 뭐 없었음
그 뒤로 어느덧 14년이 흐름
현재 나는 찜질방 야간 업무로 90(주휴안줌)가량 받으며
월세 20짜리 원룸방에서 살고있음
맨날 퇴근하고 소주 먹으면서 그냥 잠만 잠
가족도 연락끊은지 7년째라 뭐 없고
그냥 내가 만약 정상적으로 살았으면을 가정함
20대 초반에 대학 다니면서 서로 죽을듯한 사랑도 해보겠지
클럽도 가보고 술집에서 헌팅도 해보고 친구들이랑 여행도 가보고
대학 과팅도 하고 선배랑 연애도 하고 후배랑 데이트도 하고 소속감 느끼면서
나 능글맞고 장난기 많고 여자 좋아해서 많이 사겼을거야 학창시절에도 그렇고
친구랑 단둘이 여행도 다니고 여사친이랑 할로윈에 이태원 놀러가고
20대 중반에 어느덧 나이 먹은걸 인지하고 슬슬 취업준비를 하지 않았을까
그때는 꿈이 교사여서 임용준비했을듯. 중고등학교 동창들도 만나면서 어렴풋이 다들 어른이 된걸 체감하고
추억에 잠겨서 학창시절 중고등학교를 들리며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네 체감도 하겠지
20대 후반에 대학교 졸업하면서 임용준비하면서 괴로워하겠지 몇년 낙방할지도 몰라
끝에는 합격하고 주위사람들한테 축하받고 자랑스러운 아들. 자랑스러운 친구가 되고
30대 초반 교사 2~3년쯤이면 이제 뭔가 즐거웠을거야. 교사생활도 만족스러웠을거고
30살에는 결혼하고 싶다. 연애도 많이 했으니 내 가족을 꾸리고 싶으니까.
결혼도 하겠지. 못해도 하려고 노력하겠지. 친구들도 슬슬 보기 힘들어도 억지로 불러서 1년에 3~4번은 보지않을까.
애들다 보내고, 어느덧 서류 정리하다가 창문에 저녁노을 핀거 보면서 생각보다 괜찮은 삶이구나 하면서
집에 있는 아내랑 먹으려고 케이크랑 치킨 사가면서 퇴근했을텐데
내 삶을 사랑할 수 잇었을텐데
그게 내 진짜 삶일텐데
아직 여자랑 자보자도 못하고 원룸에서 술만 마시는 내 인생
동창들 인스타나 가끔 보는 내 삶. 얘네도 나이 먹는구나 점점 졸업앨범이랑 얼굴이 달라져
퇴근하고 술을 먹으면 너무 졸립다.
맨날 불끄고 사니까 원룸방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겠어
바닥에 술병도 치워야하는데
책상에 컵라면도 치워야하고
옆방에서 아저씨 신세한탄 하는 소리가 자꾸 들린다.
시끄러워
방이 방음이 안돼 전부 들려
방도 좁아 4평이 뭐야. 지겨워.
후회. 의미없겠지 충분히 했으니까.
뭘까 이건
내가 원한 삶이 아니었는데
내가 만약에...
아니다
또 졸립다.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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