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흔히 말하는 취업 최하위 계층인 인문계 고졸 무스펙 백수입니다.

만 나이의 덕을 봐 1년 젊어진 99년생 24살이지만 그 외에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중학교 때는 공부를 못하면 실업계, 공부를 좀 하면 인문계를 가는 것이 당연한 분위기였고

저는 당연하단 듯이 인문계 고등학교를 진학하고선 대학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뒤늦은 고3때 정신을 차렸지만 공부랑 담을 쌓은 저는 당연히 기적을 바라지 않았고

20살에 재수, 21살에 삼수까지 했으나 성적은 올렸어도 대학은 진학하지 않았습니다.

성적이 됐으면 대학은 갔을 테니, 진학을 하지 못 했다고 하는 게 맞는 표현일 것 같습니다.

어려서부터 집안 사정이 좋지 못하여 학교를 다닐 때도, 재수를 할 때도 학원은 바라지도 못했습니다.

그때라도 부모님께 떼를 쓰고 졸랐다면 다닐 수는 있었겠지요. 하지만 그러기엔 저희 집이 감당하기엔 너무 큰 지출이었습니다.

삼수를 마치고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할까 하며 1년을 보내다가

일단은 군대를 먼저 다녀오는 게 맞다고 생각이 들어 22살의 겨울에 입대를 하게 됩니다.

군대는 정말 좋은 곳이었습니다. 비록 최저시급도 되지 않지만 월급도 나오고 의식주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이상한 인간들이 많아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마음고생을 많이 했지만

그럼에도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는 변명 하에 몸은 힘들었어도 마음은 조금 편했습니다.

군 생활의 끝 무렵엔 전문하사를 지원할까 고민을 수 백 번 하다가

부서 신임 간부님의 만류로 직업군인은 최후의 보루로 남겨두며 전역을 하게 됐습니다.

전역한 후로 1년이 가까운 시간이 흘렀음에도, 저는 아직 입대 전과 똑같은 자리에 서있네요.

학생들이 왜 지방이라도 대학을 갔는지 취업을 준비하는 지금은 알 것 같습니다.

대학교는 간판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졸업 자체만으로 학위가 되고 자격증이 된다는 것을요.

우리 집이 조금만 더 여유가 있었다면 결과가 달랐을까 하는 부정적인 생각도 여러 번 했지만

결국 의미없는 가정이고, 정신을 늦게 차린 저의 책임을 면피하는 것뿐이란 것을 이제는 압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저는 인문계 고졸 무스펙 백수 만 24살입니다.

이 글을 여기까지 읽어주신 당신이 만약 제 나이로 돌아간다면,

당신은 이런 상황에서 무슨 선택을 하실 건가요?

워낙에 답이 없는 상황이라 경험이 미천한 저는

도대체 이 상황에서 무엇부터 어떻게 손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사람으로서의 구실이라도 하고 싶어 취업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설령 물경력이어도 취업을 하여 무슨 일이든 이력서에 적을 만한 경력을 쌓고

종잣돈을 모아서 다른 직종의 공부를 하든, 야간대학을 졸업하여 학위를 취득하든

일단 취업을 해놓고, 급한 불을 끈 다음에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려고 합니다.

현재는 국민취업지원제도 1유형에 참여하여 구직 활동을 하고 있으나

방향성이 뚜렷하지 못해 도움이 크게 되고 있지는 않은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일 때 이 글을 읽어주신 당신이라면, 당장 해야하는 행동이 무엇일까요?

부디 연륜의 지혜로 미천한 제게 일말의 도움이라도 주신다면

반드시 보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