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니까,

너네는 줄곧 편했어.

학창시절 남들은 밤을 새가며 공부할 때 너네는 친구들과 피시방이나 갔지

그나마 몇몇은 남은 시간에라도 공부를 했지. 근데 그런 애들도 결국 "아, 오늘은 늦었으니 일단 자고 내일 마저 해야겠다"라며 타협하고 잤잖아.

왜냐? 편하니까

그래서 결과가 어땠어? 원하는 대학은 원서 넣어보지도 못 하고, 그렇게 해서 결국 지잡대 갔지?

지잡대 가서는 어땟어? 처음 입학할 때는 "아, 비록 내가 원하는 대학은 가지 못 했지만 여기서 열심히 해보자"라며 스스로를 위로 했지.

근데 대학교 가서는? 허구한 날 당구장이나 가고 술이나 퍼먹었잖아.

왜냐? 편하니까

그렇게 지잡대 나왔지? 결국 그래서 어떻게 됐어?

남은 건 너의 초라한 스펙뿐이었지? 그래서 중소기업 갔지? 거기서 얼마 못 버티고 나왔지? 또 다른 중소기업으로 갔지? 또 나왔지? 그래서 니가 도착한 곳은 어딘데?

같은 시궁창이지만 그나마 나은 중소기업에가서 안주했잖아.

왜냐? 그게 편하니까

그렇게 안주하고 지금 뭐하고 있는데?

허구한 날 일 하고 집에 들어와서 휴대폰으로 디시 갤러리나 들어오고, 시간 되면 자잖아.

왜냐? 그게 편하니까.

너넨 편해, 그래서 중소기업에서 못 벗어날 거야.

그리고 너넨 안 변해, 이십몇년에서 삼심몇년을 그렇게 살아왔는데  그게 그렇게 쉽게 바뀌겠어?

너넨 이해하지 못 할 거야, 사실 인생은 90도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것을, 지금 당장은 괜찮아 보이지만 사실은 점점 바닥으로 침몰하고 있다는 것을.

마사 그레이엄이 말했듯이 젊은이의 가장 큰 죄는 평범을 추구하는 것이라는 것을.

지금은 편하지? 원래 내리막길이 편해.

너넨 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