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권력보다는 실력

국힙원탑 민희진이 세상을 시끄럽게 한 뒤, 벌써 여러 주가 지났는데, 그 뒤로 민희진은 대표자리를 유지하는 대신, 이사회는 하이브 몫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뉴진스는 컴백했고, 하이브는 더이상 여론전에 나서지는 않았다.

하지만 하이브측에서는 대중적 호감도에서 민희진에게 크게 밀렸다고 생각했는지, 그 뒤로 최고경영자인 방시혁의 이미지 메이킹에 올인한 듯 보인다. 방시혁이 살을 뺐다는 둥, JYP박진영의 무대에서 일렉기타를 연주했다는 둥의 언론 기사를 내기 시작했다. 민희진 이전의 방시혁은 재벌 총수다운 모습을 과시하는 스탠스였다면, 민희진 이후에는 연예인으로 돌아간 듯한 모습이었다.

그 뒤로 컴백한 뉴진스는 국내외에서 인기를 이어가고 있으며, 특히 최근 일본 오리콘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고, 멤버 중 하니는 도쿄 돔 행사에서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를 불러서 일본 내 최고 화제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이런 스토리에서 민희진은 언론의 뒤로 빠져서 본연의 업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기라면 위기인 하이브는 상황 타개로 방시혁의 이미지를 이용하고, 이에 반해 민희진은 뉴진스에게 '푸른 산호초'를 선곡해 줌으로써 실력을 증명해 냈다. 매순간이 선택의 연속인 비즈니스의 리더들에게는 자신을 앞세울 것인지, 아니면 뒤로 빠질 것인지의 선택은 늘 고민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기업이 리더의 카리스마에 의존하는 건 매우 위험한 선택이고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사실이다. 참다운 리더라면 자신을 뒤로 하고 인재들을 앞세울 줄 알아야 한다. 리더를 앞세우는 조직은 리더가 사라질 때 같이 사라지겠지만, 인재를 앞세우는 조직은 인재가 사라져도 다른 인재가 금방 그 자리를 채울 수 있기 때문에 더 건강한 편이다.

솔직히 대한민국의 미래는 방시혁에 있겠는가, 민희진에게 있겠는가? 아니,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결국 실적이 증명하는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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