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기간 3개월이 그기도 있었어. 뭐 좃패급 아니면 다니던 시절이었긴 하지만. 그쪽은 술잘먹고 노래만 잘부르면 평타 이상은 쳐주더라고.

어쩄건 처음 한달간은 책상도 안줌. 선배들 옆에서 의자하나 같다 놓고 부서마다 뻉뻉이 돌리는거임. 한달지나서 나보고 혼자서 배를 출항시키라더라.

내가 받은 곳은 대련 천진 상해쪽이었는데 배가 밤에 출항해서 서류정리하고 CY와 연락해서 늦지 않게 컨테이너선에다 컨테이너 20.40FT 다 채워서 정각에 출항시키는 일이었지. 넓은 사무실에 혼자 하다보니 평소대로 안되는거야. 급한 김에 선배한테 전화 걸었더니 "야 침착해 하던대로 하면 돼" 책상 밑에 다리가 덜덜 떨리더라.

출항시키고 새벽 2시..사무실에서 나설떄 그 뿌듯함. 나혼자서 그 거대한 컨테이너선을 출항시켰다고. 난 수출 제1선 사원이야! 시원한 공기 속에 넥타이 휘날리며 휘파람 불며 집에 갔다. 회사다니면서 이런 자부심도 좀 있어야지 다닐 맛이 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