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자차의 필요성을 늘 느끼고 있었지만

시간없음 + 귀찮음 + 없이도 잘 적응해서 사는중이라 안따고 있었는데

결국 차를 구입하기로하고 면허따기로 결심함

1. 학원등록

우선 학원부터 등록해야겠다는 생각에 10월초에 집에서 제일 가까운곳 학원에 등록하러감

가서 직원이랑 상담하는데 연습이나 시험시간이 잘 안맞아서 고민끝에 등록안하고 그냥 돌아옴

집이랑 회사와 조금 더 먼 곳에 학원이 하나 더 있어서 거기에 전화해 봤는데 처음 갔던 학원보단 반차나 연차 덜 써도 될 거 같아서

이 학원에 등록하기로 맘 먹음. 실제로 등록한건 10월 중순쯤이었던거 같다

2. 학과교육

학과 교육 3시간을 무조건 들어야한다는데 하필이면 등록한날이 내가 들을수 있는 학과수업이 있는날이라 일주일 기다리고 들음

그래도 운전 기본상식이나 필기시험에 도움되는것들을 가르쳐줄거란 기대를 가지고 갔었는데

담당 강사 스타일이 기승전 과거 학생 뒷담으로 끝나는 스타일이더라

A에 대해 이야기 하다가 '예전에 어떤 학생이 있었는데요. 이 학생은 블라블라~'로 넘어가는 스타일. 수업과 관계없는 헛소리로 시간 떼우려고 하기에

꼭 숙지하라고 하는것만 체크해놓고 폰가지고 놀다가 집에 옴

3. 학과 시험

최근 6개월 이내에 촬영한 증명사진이 필요하다고해서 사진 준비해놓고

따로 예약할 필요없이 평일에 면허시험장 가면 된다고해서 연차쓰고감

가기전에 어플로 200 문제 2번 반복하고 셤 전날에 모의고사 몇번 풀어봄

셤장에 가서 등록신청하고 시력검사는 건강검진 자료로 대체했음

암튼 셤은 PC로 진행되고 문제는 랜덤이라 수시로 셤장에 들어가서 치고 나오는 방식이었음

모르거나 헷갈리는 문제가 꽤 나왔지만 좀 잘 찍어서 94점 나옴

합격도장 찍은 서류 학원에 갖다주면서 기능 연습 및 시험 시간 예약하고 집으로 복귀함

4. 기능 연수

첫 수업이고 태어나서 처음 운전해보는거라 아무 준비없이 그냥 갔음

강사는 랜덤으로 배정되는데 하필이면 학과수업때 그 년이 걸림 ㅜㅜ

수업 시작하자마자 학생이랑 소통없이 속사포로 자기가 가르쳐야 할 내용만 떠들어서 당연히 하나도 이해못함 ㅋ

핸들링 감도 전혀 없어서 잘 못돌리니까 '아유~ 왜이렇게 몸이 뻣뻣해요? 힘 빼요! 힘!' 이러고

브레이크도 내가 예상했던거보다 너무 쉽게 밟혀서 급 브레이크 몇번 밟았더니 오늘 몸살 날거같다면서 자기가 핸들돌리고 브레이크밟고 다함 ㅋㅋ

내가 왼발잡이라서 오른발로 브레이크, 엑셀 조절하는게 처음에는 너무 어색했고 그래서 적응하는데 더 오래걸렸던거 같음

그렇게 아무 소득도 없이 자신감만 잃은 채 첫 수업은 끝났고 그 년은 이후로도 갈때마다 마주쳤지만 인사도 제대로 안받아주길래 그냥 쌩깜 ㅋ

첫 수업 후 안되겠다 싶어서 유튜브 찾아보면서 뇌이징 겁나게함 ㅋㅋ

두번째 수업은 나이 좀 있는 남자강사 걸렸는데 시작하자말자 한번 돌아보라길래 버벅거려도 돌아지니까 그냥 2시간동안

모의 시험 연습만 계속 반복함. 유튜브로 뇌이징 빡세게하고 주차공식도 외우고 가서 그런지 처음 한 번 빼곤 계속 합격점수는 나옴

자신감이 붙는다기보다는 그냥 조금 안도감이 생기는 정도?였던거 같음

5. 기능 시험

연습하고 다음 날 시험이 있어서 주말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셤장으로 갔음

셤장 가는길에 겁나 긴장되고 현타도 오고 그랬는데 멘탈 부여잡고 셤장 일찍가서 시험코스 걸어다니면서 이미지 트레이닝 좀 함

셤은 뭐 깜빡이, 경사, 돌발 이런거 무난하게 대처했는데 주차 코스 전에 교차로 직진 코스에서 갑자기 황색불로 바껴버리면서 정지선

약간 초과해서 5점 깎임... (신호 금방금방 바뀌니까 초록불이라도 멈춰서 대기하다가 다음 신호에 가는 거 추천함)

주차는 연습때 3번은 완벽하게 되는데 1번은 개 좆망해서 불안했는데 다행히 무사히 빠져나오나 싶었는데

주차 코스 빠져 나오면서 우회전하고 곧바로 우회전 한번더 크게 해야하는데 거기서 중앙선 살짝 침범해버려서 15점 깎임 ㅜㅜ

딱 합격 컷인 80점인 상황이라 그때부터 긴장 겁나 하면서 벌벌떨면서 했음

교차로 좌회전이랑 가속 코스 무사히 넘기고 마지막 좌회전 후 우깜빡 넣고 종료선 통과하면서 합격이다 싶었는데

종료 코스 통과하는 순간 우깜빡이 안켜졌다고 감점 멘트 나오더라 ㄷㄷㄷ

아마 좌회전 후 차선을 정확하게 못 맞춰서 우측으로 핸들을 좀 돌렸는데 그때 깜빡이가 꺼진듯 ㅜ

일주일 후 재시험을 봤는데 첫시험이랑 비슷했던거 같음.

이번엔 교차로 신호 무사통과하고 주차만 넘기면 된다 싶었는데 주차하면서 탈선 2번하면서 20점 까여서 또 80점이 됨 ㄷㄷ

첫 시험이랑 똑같은 상황에서 또 벌벌 떨면서 겨우 커트라인으로 통과함.

6. 도로 주행 연수

기능 시험 후 나는 운전에 재능이 없고 운전하면 안되는걸까라는 자괴감까지 들기 시작했음.

두번째 시험칠땐 좀 늦게 쳐서 다른 사람 셤 치는거 많이 봤는데 운동 신경 1도 없어 보이는 20대 초반 여자애들도

거의 다 합격하길래 (물론 운전은 다들 못하던데 어떻게든 거의 다 합격은 하더라 ㅋㅋ)

도로 주행 시작하기전에 안되겠다 싶어서 친구한테 헬프쳐서 주말에 몇시간 운전해봄

친구차로 하는거라 부담스러워서 도로엔 못 나가보고 아주 큰 공원에서 연습함

차가 베라크루즈라서 학원차랑 너무 달랐는데 핸들, 브레이크, 엑셀 짱짱한게 학원차는 쓰레기인게 확 체감되더라

주차는 후방 카메라랑 감지센서 있으니 의외로 할만했음 ㅋㅋ

첫 수업때 미리 코스 공부하고 가고 싶었지만 유튜브봐도 뭐가 뭔지 하나도 이해가 안되어서 그냥 갔음

도로 주행강사는 다른 여자 강사로 걸렸고 (학원에 여강사 2명밖에 없는데 계속 여강사만 걸림;)

이분은 발음이 안좋아서 좀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중요한 포인트 잘 가르쳐주고 내가 부족한 점도 딱 짚어서 말해주고

쉬는 시간도 없이 최대한 코스 많이 돌아보게 스파르타식으로 가르쳐줌

첫날은 길 하나도 모르고 옆에서 알려줘도 머리에 안들어왔음. 그냥 신호 어떻게 보는지 감 익히고

실제 도로에서 운전해보는걸로 만족했음. 강사도 첫날치곤 나쁘지 않았다고 말해주더라

두번째 수업전에 다음 수업에 배울 코스 거의 완벽하게 외워갔음. 물론 영상으로만 보다가 실제로 해보니 첨엔 좀 버벅 됐지만 무난무난했음

두번째 수업하면서 브레이크랑 엑셀은 거의 감 잡았고 첫날보다 조금 는게 느껴졌음

강사는 중립 까먹지 말고 핸들링만 보완하면 괜찮을거같다라고 함

세번째 수업전엔 남은 코스포함 4코스 매일 1~2번씩보면서 완벽하게 암기하려고 노력했고

핸들링에 관한 영상도 꽤 찾아봤음. 길 다 외워가니까 크게 어려운 게 없었고 핸들링도 감이 좀 왔음

강사도 수업 끝날때쯤 한 음식점 가르키면서 여기 맛있다고 내일 합격하고 먹으라고 하더라 ㅋㅋ

도로주행 연습은 그래도 할 때 마다 실력이 느는 게 느껴져서 기능 연습보다 훨씬 만족스러웠음

7. 도로주행 시험

도로주행 시험은 코스 랜덤에 도로상황등에 따른 운빨도 중요하고 억까도 종종당한다길래 불안했으나 기능시험때보단 긴장이 안됐음

그냥 첫빠따만 걸리지 말자라고 생각하고 셤장에 갔는데 다행히도 2번째에 걸렸음 ㅋㅋ

내 앞에 수험자는 어린 여학생이던데 20km 내외로 엄청 천천히가서 감독관이 여러번 속도 올리라고 했던거랑 중립 까먹었는지 2~3번 늦게 하는거 빼곤

무난하게 하더라. 합격 너무 부러웠고 내 차례가 되어서 내 다음 수험자 태우고 코스 뽑았음. 학원에서 시험 출발 장소까지 2분정도 걸리는데 그 시간동안

빠르게 코스 지도 한 번 훑어보고 시험쳤음.

우리 학원은 출발점이 학원이 아니고 도로라서 그런지 시작전에 타이어, 사이드미러 체크 이런거 안해도 되더라. 백미러도 체크 안해도 되는거 같음

내 앞에 친 학생이 시작전에 백미러 건드리는데 감독관이 그냥 건드리지 마라고 하더라

처음에 좌 깜빡이 넣고 도로 진입해서 약간 직진한 후 우회전해야하는데 내 앞에 1종 시험차량이랑 연수차량 두대가 계속 멈추고 기어가길래

우회전 후 4차선 도로에서 원래 3차선으로 달려야하는데 감독관이 2차로로 가서 앞질러 가자고해서 좀 당황했지만 이런 특수 상황에선 감독관이

차선 변경할때 도와주더라. 아무튼 70키로 구간에선 50~60, 50 구간에선 45 이하, 50 얼보 구간에선 40초반 이하로 맞춰서 너무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달림. 중간에 한 번 급 악셀 밟아서 운 없으면 실격할뻔했는데 다행히 잘 넘어갔고 나머진 거의 완벽하게 한 거 같음.

합격 멘트 나오는 순간 너무 기쁘더라. 근데 감독관이 점수는 안 알려줘서 몇점으로 합격했는지는 모름...

어제 합격하고나서 기분좋아서 불금 제대로 보내고 오늘 하루종일 꿀잠 자다가 글 씀

월요일에 또 반차쓰고 면허 발급받으로 갈 예정임 ㅋㅋ

사실 면허 시작하기 전엔 말만 듣고 길어도 한달이면 딸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내가 해보니까 생각보다 오래 걸리고 심적으로 압박감이 상당했음 금전적이 부분이야 직장인이니 크게 부담은 안됐는데

이것도 기능 한 번 떨어지고 재시험비 내려니까 막 아깝고 또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은 되더라

직장인이면 학원 시간 맞추기도 힘들고 학원 스케쥴 때문에 한 번 꼬이면 1~2주 기다려야하는 상황도 자주 발생하니

학생때 따는게 맞는거 같다

나이 먹고 면허 따는거라 쪽팔려서 어디가서 썰 풀기도 힘들고해서 디시에라도 후기 남기고 간다

나 같은 사람이 많지는 않겠지만 혹시라도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조금이라도 젊을 때 따라고 말해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