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수능 보고 스무살 많이 따던 시기엔 등록금 번다고
못 따고 경기가 어려워서 백수가 된 김에 면허 준비 시작
그리고 오늘자로 면허 취득 완료하게 되어 운전면허갤에
후기와 팁을 남김

굳이 제목에 여자를 강조한 건 내가 따보니까
남자하곤 다른 여자만의 고충이 있을 것 같아서 그 점에 대해
알려주려고 검색에 걸리게 적어둔거임
(굳이 디시에 적는 것도 회원가입 없이 바로 볼 수 있으니까 적어둠)

1종 따게 된 동기는 원래부터 트럭 버스 등 큰 차를 모는 거에 관심이 있어서 여자지만 1종 수동을 따기로 함
(2024년 올해부터는 1종 자동도 생겼음)

실제 학원 갔을 때 2종 보통 응시자가 1종의 2배가 넘고, 그중에서 1종 수동 1종 자동은 반반 정도 갈리고, 1종 수동 중 여자 응시생은 나 혼자 뿐이었음

그리고 시험장에서도 학원에서도 등록할 때
1종 수동 맞으세요? 이걸 계속 물어봄

그만큼 이제 수동에 대한 수요가 많이 줄었으니
나처럼 확실한 동기가 있는 게 아니면 자동으로 따는 것을 추천


1. 필기시험
우선 필기시험 공부를 위해 운전면허 필기시험 앱을 다운받아서 공부했는데 난 정석충이라 기출 1000문제 1회독함 (200문제를 여러번 봐도 됨)

1회독 시 팁은, 지문형보다는 동영상형, 일러스트형 등 뒷부분에 있는 유형부터 공부해야 함

뒷부분 유형은 앞부분보다 문제 가짓 수가 적고 비슷한 양상의 문제가 많아 빠르게 외울 수 있으며, 많이들 어려워하는 도로교통법 관련문제는 앞부분 지문형에 많아서 지문형을 뒷순서로 공부하면 공부난이도 하>중>상으로 공부할 수 있음

1회독 이후는 앱에서 제공하는 가상 필기시험을 계속 풀었음
실제 시험과 거의 비슷한데 실제시험은 보기 순서가 바뀌긴 함

Q. 공부하지 않고 그냥 상식으로 필기시험 응시해도 됨?
A. 예전 시험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2024년 현재는 [아니오]임.
전기자동차, 수소자동차, 개인형 이동장치(킥보드) 등 상식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문제도 꽤 있음. 운좋으면 노베이스로 합격 가능하겠지만 1종의 경우 필기시험 제한이 70점이라 무조건 공부하길 바람.

나는 가상 필기시험 10회를 했고 평균 점수는 88점대였는데 실제 시험 때 90점으로 합격



2. 기능

기능부터는 학원에 등록함
내가 운전에 그렇게 대단한 재능이 있을거라 생각하진 않았고
연습시켜줄 사람도 없다보니.. 등록비 비싸긴 함
참고로 필기시험 합격했다고 학원비를 깎아주진 않음

의미없는 학과수업 3시간을 듣고
바로 기능수업을 시작하는데

1종 수동의 경우 클러치를 밟고 반클러치(클러치를 꽉 밟지도 그렇다고 떼지도 않은 애매한 상태) 연습, 클러치 밟은 상태로 기어변속 연습을 하느라 전진, 후진 연습부터 시작함

여기서 느낀 여자로서의 고충은
생각보다 클러치가 무겁다는 거임 밟기가 힘듦…
남자한테는 매우 쉬울 것 같은데 평균적인 여자는 힘들 수 있음
물론 내가 운동을 잘 안해서 다리 근육이 부족해 그렇기도 한데
발 끝으로 밀듯이 밟아야 하는데 다리가 덜덜 떨림
내가 오른발 힘이 더 쎄고 왼쪽 발 힘이 약해서 그런 것도 있음

이로인한 문제는 클러치를 꾹 밟아야 기어변속이 잘 되는데 다리힘이 모자라서 클러치를 못 밟으니까 기어변속도 잘 안됨
여자들은 이런 배경을 인지하고 여기서 당황하지 않는 게 중요함
이건 계속 하다보면 적응이 되긴 하는데 초반 연습엔 왼쪽다리가 아플 수 있으니 주의하고

그 다음은 기능 코스를 도는데 코스 도는 건 대부분 어렵지 않지만
어려운 거 세 가지를 뽑자면


(1) 핸들링
1종 수동은 트럭이라 일반 차량보다 핸들을 좀 더 돌려야 함
많이 돌리다가 다시 원복할 때 그 적당한 감을 잡기가 어려워서 초보운전자는 헷갈릴 수 있음
특히 t자 주차할 때 핸들을 끝까지 돌리려면 2바퀴 정도 돌려야 하는데 빨리 돌려야 한다 가능하다면 핸들 돌리는 연습을 많이 해보도록
보통 학원에서도 시간 남으면 핸들링 연습 많이 시킴

(2) T자 코스
이건 여자뿐만이 아니라 체구가 작은 남자도 해당될 것 같은데
운전 시에는 클러치를 잘 밟을 수 있도록 여자는 좌석을 앞으로 쭉 당겨야 됨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T자 코스 공식에서 어깨선을 기준으로 맞추는 게 많은데 그 어깨선 기준은 의자를 많이 당기지 않은 남자 기준이라 여자는 그것보다 좀 더 앞으로 나간다고 생각해야 됨 연습 때는 나도 감을 못 잡겠어서 그냥 조수석에 탄 남자 강사 어깨선에 맞췄지만 실제 운전이나 시험 시에는 그렇게 할 수 없으니까 영상 등을 많이 보고 시뮬레이션 연습을 많이 해보길 바람
그리고 혹시나 시험 중 탈선하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빨리 빠져나오도록 하자 2분 넘어가면 시간마다 감점임
팁은 실수했을 때 아..씨발!하고 욕한번 박으면 긴장감이 많이 줄어듦 나도 덕분에 시간 초과하지 않고 빨리 나올 수 있었다. 운전중 욕설은 도로교통법 위반 아니니까 기능 시험 때 너무 긴장되면 한번 해보자 (도로주행은 감독관이 옆에 있어서 하면 안됨)

(3) 가속 코스
기능은 1단을 넣고 계속 천천히 달리는데, 이 구간은 유일하게 엑셀도 밟고 기어 조작을 해야 해서 (2단>3단) 많이들 어려워 함.
역시나 중요한 건 위에 설명한 것처럼 여자들은 힘이 모자라서 혹은 겁이 많아서 클러치를 꽉 못 밟는데 무조건 끝까지 잘 밟아야 기어 변속이 잘됨. 클러치는 꽉 밟는다고 뭐 잘못되는 거 아니니까 있는 힘을 다해 인정사정없이 쭉 밟고 빠르게 변속하자. 그리고 멈출 때 엑셀 또 밟지 말고 잘 옮겨가서 오른발은 브레이크 잘 밟고… (이거 실수해서 벽 박는 사람 많음)


3. 도로주행

도로주행은 학원마다 차이가 있지만 내가 다닌 곳은 쉬운 코스 어려운 코스가 나뉘어져 있었음
세번 시험 봤는데 랜덤이라기엔 어려운 코스가 많이 나오는 듯
학원마다 도로주행 코스별 운행 영상이 유튜브에 잘 나와있으니 그걸  보고 코스 길 외우고 시뮬레이션 해보면 됨
(그런 것도 없는 학원은 이상한 곳이니까 걍 다니지 말고)

내가 다닌 학원은 서울쪽이라
아무리 차가 없는 시간대에 운행해보려고 평일 낮 시간을 잡고 노력해봐도 차가 항상 많으니 그냥 차없는 시간에 달리는 건 포기하고 본인 편한 시간대에 등록하길 바람

옆에 강사를 대동하고 강사 하라는대로 좌 우회전 유턴 차선변경 기어변속 등을 하며 도로주행 연습을 함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서 어라? 나 운전 잘할지도?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그게 다 옆에서 도와줘서 그런거고 직접 시험 응시 시에는 당황스러운 순간의 연속이므로 자만하지 않길 바람…
내 생각보다도 훨씬 우리나라의 운전자들은 미친 새끼들이 많음…
도로교통법 위반을 밥먹듯이 하는데 면허가 있다는 게 신기할 지경

도로주행 시 주의할 점만 나열해보자면

(1) 시선을 멀리 둬라. (앞차를 보지 마라.)
이건 강사들도 다 얘기하겠지만 초보 운전자는 긴장을 해서 시야가 좁아지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앞차를 자꾸 보게 됨. 똑바로 따라가고 만약에 앞차가 멈추면 박지 않으려고. 근데 이 앞차를 믿고 따라가다가 이 차가 신호위반이라도 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따라하다 실격당할 수 있음 (내가 도로주행 1트때 딜레마존에서 이렇게 실격당함)

다시 한번 말하지만 대한민국의 운전자들 중 도로교통법을 철저히 지키는 운전자는 정말 잘 없다 다른 운전자들을 믿으면 안된다.

앞차를 보면 안되고 정확히는 차량 신호기쪽 표지판 쪽을 계속 봐야 한다. 그걸 보고 대응하는 걸 연습해야 함.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했을 때 코끼리를 생각하는 것처럼 인간의 뇌는 부정 지시를 이해하지 못하니 앞차를 보지 말라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 시선을 멀리 두라고 가르치는 듯 하다.


(2) 차선 변경 등 타 운전자의 양보가 필요한 타이밍에서 사이드미러에 버스 택시 트럭 화물차 배달오토바이 등의 운송, 운수업 운전자의 차량이 보이면 그냥 보내줘라. (가능하면 가까이 가지도 마라)

운전 그 자체가 직업인 사람들은 시간 엄수가 핵심이라 니 차가 학원차건 초보운전이건 봐줄 생각이 없다. 양보도 웬만해선 해주지 않으니 그냥 피하는 것이 좋다. 도로주행 2트째에 깜박이도 미리 잘 키고 자리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뒤 트럭이 속도 안 줄이고 자기 먼저 가겠다고 클락션 울리고 지나쳐서 감점당했다. 그냥 자연재해 같은 거니까 최대한 피할 수 있다면 피해보도록 하자.


(3) 차선변경을 하려는데 앞에 신호가 보일 시에는 그냥 신호를 건너고  그 다음에 여유롭게 변경할 것.

괜히 차선변경 신경쓴다고 사이드미러 보다가 정작 중요한 신호를 못 보고 신호를 위반할 수 있다. 차선변경 구간은 생각보다 여유있으니 차량이 많다면 신호를 지난 뒤 변경하도록 하자.


(4) 수동의 경우 속도가 줄어듦에 따른 고단>저단 변속을 주의할 것

차량 통행이 많은 서울권 주행 시 수동 차량에 자주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다. 예를 들어 도로 위에서 속도를 내기 위해 저단>고단 변속을 할 경우는, 내가 엑셀을 밟고 속도를 올려 변속을 하는 것이니 어렵지 않지만, 고단>저단 변속을 하게 되는 경우는 주변 차량의 통행이 많아져 내가 거기에 대응해서 속도를 줄여야 하기 때문에 주변 상황을 빨리 습득하지 못하는 초보운전자에게 어려운 부분이다.

이를 잘 대응하지 못하면 수동차는 힘이 모자라서 시동이 꺼진다. 주행 중 시동이 꺼지면 빠르게 비상등을 누르고 클러치와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로 다시 시동을 키면 된다. 브레이크는 왜 밟냐면 운전자는 인지하지 못할 수 있는데 도로가 오르막일 경우, 브레이크를 안 밟으면 차가 뒤로 밀려 사고가 날 수 있다. 그러니 습관적으로 시동을 걸 땐 클러치와 브레이크를 함께 밟아줘야 한다.

운전 시 중간중간 계기판을 보며 내가 어떤 속도로 가고 있는지 잘 확인하도록 하자. 속도를 줄여서 가야할 땐 고단>저단 변속을 해야 함을 유의하자.

시내 주행 시 사용하는 기어는 대략 이렇다.

중립 : 정차 시 기어 중립을 두는 것이 습관이 되어야 한다. 차가 완전히 멈추지 않았는데 기어를 중립으로 바꾸거나, 중립으로 두지 않으면 위반할 때마다 5점이 감점된다.

2단 : 차량 정차 후 출발할 때, 유턴할 때나 좌 우회전 시 등 너무 빠른 속도로 가지 않을 때 사용한다. 가속해서 시속 30 넘으면 3단으로 바꿔야 한다.

3단 : 20-40 사이의 속도로 주행할 때 기어. 가속해서 시속 40 넘으면 4단으로 바꿔야 한다. 50키로 제한 도로에서는 3단으로 하고 달려도 됨. 한 40정도로

4단 : 40 이상으로 달릴 때 사용. 대충 5-60 정도로 달릴 수 있다.

그 이상의 고단은 시험에서 사용하지 않는다.



(5) 클러치와 브레이크, 엑셀은 너가 상상하는 것보다 살살 밟아야 한다.

이것은 남자들이 주로 하는 실수인데, 힘이 좋고 젊은 애들이라 혈기왕성하니 생각보다 너무 클러치를 확 떼고 브레이크를 확 밟고 해서 급제동, 시동꺼짐으로 1종 수동에서 많이 탈락한다. 나도 남자애꺼 몇번 타다가 목디스크 걸릴뻔 했다. (여자들은 보통은 살살해서 잘 안꺼짐 대신 엑셀도 너무 살살 밟아서 가속을 못함) 반클러치한다고 좀 늦게 출발해도 대충 5초 안에 출발하면 아무 문제 없으니 천천히 클러치를 놓아 반클러치를 걸도록 하자.
브레이크의 경우 신호기를 멀리서부터 잘 확인한 뒤, 한번에 밟기보다 속도가 20정도가 될 때까지 천천히 여러번 나눠서 밟은 뒤, 20 미만이 되면 클러치를 꽉 밟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적당한 속도로 멈출 수 있다.


(6) 도로주행에서 떨어진다고 해서 너무 낙심하지 마라.

특히나 남자들은 운전에 대한 자존심 때문에 떨어지고 나서 더 힘들어하는 경향이 있는데 다른 시험과 달리 도로주행은 상황이 통제된 상태에서 보는 시험이 아니라서 운적인 요소가 중요하다. 꼭 너의 실력 때문에 떨어진 것이 아니니까 그냥 바로 다음 시험 응시하고 도로주행 코스 영상이나 반복해서 보도록 하자. 언젠가는 붙는다.


내가 세번째만에 도로주행에 합격했을 때 정말 기뻤다.
이 글을 보고 많이들 도움받고 모두 운전면허에 합격해 이 기쁨을
즐길 수 있길 바란다. 참고로 나이많아도 응시하는 사람 많으니까 주저하지 말고 딸 생각이 든다면 빨리 학원에 등록하든 시험장에 시험바로 보러가든 하자. 학원의 경우 응시료가 매번 오르니 딸거면 하루라도 빨리 가서 따는 것이 상책이다.

면허 응시자 모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