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오래 본 놈들은 알겠지만, 롤이 미드망겜인 이유는 미드가 라인전을 이기면 팀에 영향력을 뿌릴 수 있는 방법이 너무 많았음.

상대 컨디션 갈아놓고 라인 박아넣은 다음에 정글 압박도 줄 수 있고, 사이드 라인 로밍이나 정글 붙여서 다이브까지 할 수가 있었음.

그리고 그렇게 굴려서 성장한 다음에 제일 중요한 중반 한타에서 밸류 높은 궁극기로 한타 지배력이 강했던게 원래 미드라이너의 역할이였음.

그래서 보통 잘하는 미드들은 라인전 주도권을 잘 가져오고, 주도권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잘 뿌리고 그걸로 중반 교전에서 활약하는것 -> 이게 정석이였음.

쵸비가 처음 데뷔했을때 고평가 받았던 부분이 저 주도권을 가져오는 라인전 능력이고, 부족하다고 평가받았던게 영향력을 스마트하게 행사하지 못한다는거였음.

이때가 무관으로 조리돌림도 많이 당하고, 순수실력이니 뭐니 하고 정규에서 잘해고 결국 플옵가면 힘을 못썼던 것도 주도권을 가지고 게임을 풀어나가는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임.

이때 나온게 빛돌의 쵸비는 스스로의 스타일에 대해 고민해봐야한다 -> 이거임. 이때 쵸비를 세체미라고 하는 놈들은 ㄹㅇ 악성 쵸맘이고, 이후로 세체미급 소리를 듣게된게 젠지식 고밸류의 등장 이후임.

롤이 고여가는 와중에, 라이엇의 패치 방향성은 계속 뉴비 친화적으로 변해왔음. 라이엇은 롤을 좀 더 단순하게 만들어서 뉴비들을 더 유입시키려고 했고, 그 방향이 결국 "라이너는 라인을 먹고 정글러는 캠프를 먹어라" 이거임. 옛날에는 정글러가 캠프 스킵하고 갱가고 미드 정글이 뭉쳐서 바텀 4인다이브 이런게 숱하게 나왔었음. 그리고 그때는 그게 정답이였는데, 지금은 정글은 풀캠이 정답이고, 미드라이너가 로밍을 가는 경우는 거의 없어짐. 이게 리스크 대비 리턴이 너무 안나옴.

이 패치 기조에서 등장하는게 젠지식 고밸류 메타임. 밸류 높은 픽들을 뽑아서 반반갈 수 있으면 결국에는 우리가 유리해진다.
여기에서 다소 과감하게 미드 주도권을 버리더라도 파밍을 해버리는거임.
이게 주도권 개념이 약하던 12년도쯤 미드 애니비아 카서스가 등장할 때 아군 고스트까지 미드가 먹방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다시 라이엇의 거듭된 패치 기조로 인해 미드 주도권의 가치가 많이 내려갔고 거기서 젠지가 꺼낸 메타 해석이 미드 고밸류픽임.

여기서 정통 미드라이너들이 헤메고 쵸비가 세체미급으로 올라가게된거임. 애초에 성장 잘해서 한타때 안죽으면서 딜하는건 원딜러의 역할이지 미드의 역할이 아니였음. 그게 정답이였으면 미드 노틸같은걸 하는 도인비가 어떻게 월즈 우승을 할 수 있었겠어.

근데 쵸비가 다른 미드들에 비해 가지는 특출난 강점은 "진짜 잘 안죽기" 이거임. 쵸비보다 라인전 강한 미드도 많았고, 스노우볼 잘 굴리는 미드는 훨씬 많고, 한타때 클러치 플레이를 잘하는 미드도 많지만, 쵸비만큼 안죽는 미드는 없음. 플퀘전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 쵸비는 다른 툴이 세체미급인게 아님. 그리고 그런 쵸비가 아리로 클러치 플레이를 못한다, cs 먹방만 한다는건 억까임.

젠지가 패배한 진짜 요인은 여경 아리가 아니라 스몰더가 밴 된 시점에서 쓸만한 밸류 미드픽을 찾지 못해서임. 젠지는 어떻게든 상대 미드픽을 보고 후픽으로 나갈만한 밸류 미드픽을 찾아왔어야 했고, 그걸 못한 시점에서는 나머지 라이너들이 더 잘해줬어야 했음.

사람들이 고밸류 픽을 캐리픽이라고 인식하는데, 오히려 반대로 그 라인 영향력이 떨어져야 나오는게 고밸류 픽임. 단적으로 원딜이 가장 밸류가 높은 챔피언을 하지만, 롤에서 제일 영향력이 낮은 포지션이 원딜임. 4세트도 트타 플레이는 마지막 죽은거 빼면 거의 최선이였지만, 바텀이 밀린 시점에서 이 게임은 트타가 뒤집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음.

쵸비는 미드가 뭘 안해도 되는 메타에서 제일 잘해서 리그 포핏까지 먹고 므시까지 먹어서 세체미가 된 놈인데, 이제와서 영향력 뿌리라고 하는 건 너무 가혹함. 이제와서 트타 코르키 너프한 라이엇이랑 다른 밸류픽 못찾아준 젠지 감코 그리고 중간에 사고내서 불리한 상황을 만든 팀원들의 잘못이 더 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