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T1 팬이 된 사람들에게는 제오페구케에서 제가 빠진다는 게 충격일 수도 있지만

사실 예전부터 봐오던 사람들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 거임

e스포츠 시장에 선수 바뀌는 게 뭐 하루이틀인가

데프트 말처럼 3년동안 동일 로스터였던 게 기적인거지

로스터는 바뀌는 게 당연한거임

그래도 제오페구케라는 브랜드도 있는데

왜 제우스한테 그렇게 진심으로 오퍼하지 않았을까?

내 생각엔 T1이랑 제우스가 추구하는 가치가 달랐다고 생각함.

내가 느끼기에 T1은 소속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팀임

이걸 가족놀이, 감정호소, 호구잡기 등으로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난 이게 무조건적으로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음

롤에는 팀팬이 어렵다는 말이 있는데

T1은 브랜드 가치와 팀팬 만드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느껴짐

T1콘 같은 행사는 물론 구슼들 대우나 그들이랑 함께하는 콘텐츠들도 같은 맥락이라 생각함

그래야 역사를 잇는 팀팬이 생기는 거니깐. 현재 T1보다 이거에 진심인 팀은 없음

엠비션이 T1에 대해 하는 얘기가 괜히 하는 게 아님

팀팬, 복지, 은퇴 후 대우 등을 보면

단순히 계약 금액만 보고 감정호소에 의한 호구잡기는 아니라고 생각함

이번에 도란 오자마자 하는 반응만 봐도 T1은 확실히 팀팬을 다져두고 있음.

그래서 T1은 실력이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이라면

팀에 대한 애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음

이 관점에서 보면 오너 구마유시 케리아는 T1 입장에서 완벽한 선수들임

실력이 진짜 탑급이냐 단독 1등 1옵션이냐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팩트는 월즈 우승한 실력인거고, 게다가 팀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선수들이니깐

이게 무조건 옳다는 건 아님. 이건 걍 T1의 방향성일 뿐이고 선수가 추구하는 건 충분히 다를 수 있음

팀 상관 없이 자신의 실력에 대한 최고의 대우를 받고 싶다는 것도 절대 틀린 생각이 아님

그리고 제우스는 이쪽 선수였던 것 같음

T1 입장에서는 저번 스토브에서도, 이번 사전협상 기간에서도

얘는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선수라는 걸 느꼈을거임

제오페구케 브랜드도 있고 같이 한 기간이 있으니 먼저 협상해 볼 선수는 맞지만

선수에게 팀 자체에 대한 애정이 안 보인다면

억지로 큰 돈을 들여가면서 잡을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했을 거임

꼭 제우스 아니어도 제도기 중 누가 와도 괜찮다고 생각했을 것 같음

근데 이걸 대놓고 팬들에게 말할 순 없으니깐, 그리고 그중에 제우스 오는 게 그림이 제일 좋으니깐

재계약에 최선을 다해보겠다 말은 한 거겠지

이런 생각을 가진 입장에서 보면

만약에 제도기 모두 놓쳤으면 T1 프런트에 화났을 것 같음

아무리 소속감이 중요해도 우승 가능한 로스터인 게 먼저인데

제우스한테 애정이 안 느껴져서 대충 오퍼할꺼면

도기 중 하나는 잡을 플랜이 있던가, 플랜이 없으면 제우스를 확실히 잡던가

근데 프런트가 잘 한건지 도란 상황이 잘 맞아 떨어진건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도란 영입으니 딱히 T1 프런트가 잘못했다고 생각 안 하는 거임

게다가 톰은 잘 잡았잖아?

도란이 기복이 심하다 월즈에서 못한다 소리도 있지만

이래뵈도 최근 3년 lck 6번 중 4번 우승한 탑솔러에

특히 T1 팬이라면 도란한테 맞은 PTSD가 있어서 잘하는 선수인 걸 앎

그리고 기복이나 월즈 상황은 팀이 바뀌면 또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깐

제우스보다 무조건 좋다/나쁘다 말하긴 어렵지만

지켜보고 기대해 볼만한 실력인 건 맞음

게다가 케리아랑 친하기도 하고 페이커를 좋아하잖아?

이번 계약 얘기 들어보면 T1에 대한 애정도 있을 것 같고

그래서 T1 팬들이 도란을 환영하는 거임

제우스가 한화 간 거에 대해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계약 유무랑 상관 없이 단장과 COO를 바람맞힌 건 좀 아쉬움

이건 다신 T1이랑 엮이지 않겠다는 거임

사회생활 해보면 알겠지만 아무리 회사가 ㅈ같아서 이직해도 겉보기 예의는 차리고 감

세상 일이 인연이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깐

아마 앞으로 T1에서 하는 콘텐츠에 제우스가 구슼이나 T1 출신이라는 이름으로 나올 일은 없을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