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는 LCK를 상징하는 팀 중 하나이다.

LPL의 벽이라 불리며 세계적인 팬덤을 소유한 T1조차 리그에서만큼은 젠지에 막혀 좌절하였던 적이 있기에 세계적으로 봐도 관심을 가질만한 팀인 것이다.
허나, 국내를 한정하여 보았을 때 젠지의 팬덤은 '맛이 가버렸다'라고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대체 왜?

뭐가 그리 뿔이 난 것일까.

LCK의 명문팀이자 부족할 것 없는 실력을 갖고 있는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왜?
단순히 '빠가 까를 만든다'의 표본일까?

이 모든게 슼갈들의 억지 때문에 생겨난 비극인가.
답은 '아니요'

간단하다. 팬이 아니기 때문이다.
팀 성적은 둘째치고, 애초에 슼갈들을 부모죽인 원수처럼 대하며 온갖 패악질을 하는 방향은 결국 '페이커'에게 향해있다.
실마리가 보인다.

T1을 까면서도 제오구케를 역체부품이라 하는 모순을,
-짱깨-와의 영토완정으로  한몸이 되었음에도

그 LPL조차 숭앙하는 불사대마왕을 까는 모순을,
쮀깍쮀깍 사태에 살인스텝, 살인슼이라 조롱하면서

정작 팀의 성골유스를 '유학' 보내버리고 가족 성희롱을 한 모순을
대체 어떤 팬덤이 가지고 있느냔 말이다.
그렇다.

원하는 것은 자기 팀의 우승도 아니고, 선수들의 행복도 아니다.

그저 천하의 몹쓸놈인 페이커를 무너뜨리고 이상혁의 인격을 파괴하고 그의 모든 것인 T1이 망가졌으면 하는 게 팬덤의 정체인 것이다.
그렇다면 또 다른 의문이 생긴다.

'페이커가 그들에게 뭘 그렇게 잘못해서?'
그 답은 '상관없다'는 것이다.

애초에 페이커가 역체롤로 등극하는 순간, 그들에겐 타겟이 될 수 밖에 없는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단순히 처음엔 '잘난 놈 까주기'였고, '그 잘난 놈이 무너진' 꼴을 보니 저놈도 인간이구나 하는 동질감을 느꼈는데, 다시 일어서서 '신'의 반열에 놓이고 나니 자존감이 무너져버린 거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그런 존재에게 존경심 혹은 경외감을 품는 것이 정상이다. 질병, 노화, 환경 같은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스스로를 넘어선 '인간찬가' 앞에 놓인 한 사람이 취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다르다.

애초에 열등감으로 꾹꾹 다져져 타인에게 호의라는 것을 가져보지 못한 네트워크의 망령들이기 때문에, 고만고만한 선수들이 엎치락뒤치락 하며 진흙탕 싸움이 되야 여기저기 쏘다니면서 '오염'을 시키고 갈드컵을 열어야 하는데 이제는 불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젠지인가?



T1내에서 분탕을 치기엔 그 미드의 위상이 너무나도 높고 특히 '파트 오너'인 그를 건드리기엔 약빨이 듣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팀원들의 소속감이 강하다. 이건 어렵다.
쵸비는 객관적으로 보았을 땐 외모도 훌륭하고, 인게임에서의 지표도 좋고, 월즈를 제외하면 성적도 나쁘지 않다.

몇몇을 제외하면 클템을 위시한 자신들이 이 롤판을 움직인다 생각하는 썩은물들이 차기 스타로 밀어주는 게 쵸비이다.
그렇기에 젠지가, 그중에서도 쵸비가 그들의 소위 '바지사장'이 되는 것이다.

거기에 쵸비는 게임 외적으로도 구설수가 있고, 인게임에서의 스타일 또한 자신들이 예측하기 수월하다. 천상계는 아니라고, 어쩌면 인간적인 부분에서 '동질감'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정말 넘어설 수 없는 어떤 존재에게 느꼈을 상실감, 소외감, 좌절감 등등이 분노와 멸시가 되어 자신들의 공격성을 표출할 '대리인'으로 그(쵸비)가 '선택'된 것이다.
쵸비가 그를 무너뜨려야 결국 '인간은 거기서 거기'라는 안도감이 든다.

쵸비가 그를 짓밟아야 '쵸비같은 선수한테도 밟히는 놈'이라고 비웃어줄 수 있다.

쵸비가 그를 뛰어넘어야 '지가 잘난게 아니라 어차피 다 그 수준의 게임'으로 격하시킬 수 있다.
쵸비가 잘못한 게 아니다. 그 팬덤이라는 '오물'들을 부추긴 것도 아니다.

페이커든 쵸비든 그냥 자기의 실력에 맞게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이고, 자신의 능력으로 돈을 버는 프리랜서라는 것이다.
결국 쵸비는 희생양일 뿐이다.

그들의 뒤틀린 욕망, 왜곡된 기대, 불온한 사상(반인륜적)들이 투사되어 오늘도 자신도 모르게 고통받는 숙주가 되고 말았다.
그들의 논리는 깨어질 수도 없고, 깨어져서도 안 된다.

애초에 논리라고는 존재하지도 않고, 그저 '인간혐오'에 불과한 무적의 근본이 박살나는 순간 어차피 망한 인생인데 더 기댈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쵸비는 무적이고, 그가 우승한 리그는 황부리그가 되며, 컵대회는 가장 위상이 높고, 그가 가지못한 월즈는 물로켓이어야만 한다.

그런 팬덤을 거느린 젠지는 팀 컬러가 짜침이 되든, 코인충이 되든, 매년 부품을 가는 벨트 컨베이어가 되든 아무런 상관이 없다. 어차피 프런트도 이 여론에 매몰되어 가고 있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월즈 세계 롤팬들 앞에서 야유를 받으며 스몰더를 픽해도 팬덤은 이를 감쌀 수밖에 없다.

'그런 짓을 해서라도 그를 무너트렸으면' 하니까.

'그렇게만 된다면 저녀석들이 욕먹든 말든 나는 상관 없으니까'
아마 영원히 끝나지 않을 싸움이다.

은퇴 후에도 페이커 '이상혁'은 끊임없이 소환되고 그의 '드라마같은 도전기'는 물로켓이, '칠전팔기의 인간승리'는 부품론, 억까 밀어주기 등 부관참시, 오체분시를 당할 것이며,
그때가 되면 쵸비가 아니라 누구라도 정상에 서 있는 스타는 이들의 먹이가 될 것이다.

애초에 '인간성', '인류애' 같은 뜨뜻미지근한 말들은 이들에게 해당사항이 없으니까.
영화 '다크나이트' 작중 조커는 이렇게 말한다.

''난장판을 좀 만들어 놓고, 정립된 질서를 뒤엎으면 모든 게 혼돈에 빠지지. 나는 혼돈의 대리인이야. 그리고 혼돈의 특징이 뭔지 알아? 공평하다는 거야."


이것들은 모두가 자기와 같이 실패한 인생이 되길 바란다.

그러니 어떤 욕을 하든 팩트로 후드려 패든 즈그 팀이 망하든 아무런 타격이 없으니 박멸이 어려운 것이다.
쓰다보니 길어졌다.

오늘은 젠지의 팬덤이 왜 맛이 가버렸는지 알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