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종목을 막론하고 '프로스포츠'를 본다면 주전경쟁은 필연적이라는 사실을 당연히 알테지만, 우리 소수의 구마유시수호단 분들은 무지성으로 스매시를 '구마유시의 자리를 부정하게 뺏고 멘탈을 해하는 죽일놈'으로 만들고 계시기때문에 내 생각을 말해봄.

그분들 주장은 크게 "월즈리핏원딜러이자 프랜차이즈스타이자 충성심이 매우 높고 많은 팬들을 유입시킨 구마유시를 이렇게 홀대하고 겨우 2군 콜업신인을 티나게 밀어주면서 또다시 주전경쟁의 압박감을 어쩌구"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과연 순전히 그 때문일까?

아마 절대 아닐 것임.

그 속에 분명 '스매시로 인해 T1의 주전원딜러 자리에서 밀려날 것 같고, 한번 밀리면 다시 그 자리를 찾을수 없을 것 같다' 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나마 있을 것임.

여기서 테디-레이지필의 예시가 도움이 됨.

테디는 LCK컵 시작부터 독감에 걸려 출전하지 못했고, 2군 레이지필이 급히 그 자리를 대신함. 이 상황은 DRX 프런트와 별개로 98년생으로 노장 그자체인 테디에게는 분명 어린 신인에게 자리를 뺏길 수 있는 불편한 상황임.

그런데 그 누구도, "테디가 돌아오면 DRX주전은 테디다" 라는 명제를 의심하지 않음. 심지어 레이지필 본인조차도(테디와 롤 메세지 나눈 내용이 그 증거).

왜? 구마유시-스매시와 다른 이유는 뭐지? 감코진&프런트가 개입했냐 여부 차이?

아님. 테디가 레이지필보다 의심의 여지없이 잘하기 때문.

누가 봐도 기량 차이가 존재하기에, 그동안 보여준 커리어까지 있는 테디가 주전 자리를 뺏길거라고 의심하지 않는것.

하지만 구마유시가 스매시보다 지금 의심의 여지없이 잘하는가? 자칭 구마유시의 팬들조차도 이 명제에 당연하게 고개를 끄덕이지 못함. 디씨에 유튜브채팅에 넘쳐나는 구마유시헤이터들이 앵무새처럼 말하는 제이카못함+현폼 나락감 을 끝끝내 반박하지 못하잖아? 그러니까 내세울만한 월즈리핏 커리어를 가져와서 말할수밖에 없음.

근데 여기서 생각해봐야할 점은 그 구마유시조차 테디를 밀어내고 주전자리를 먹었다는 것임.

심지어 그때 구마유시는 자기도 주전하고 싶다는 식의 언급을 수차례 할정도로 좋게말해 승부욕이 넘쳤음. 그럼 그때 테디는? 티원에 애정이없었나? 테디를 좋아하는 팬들이 없었나? LCK쓰리핏 달성했었는데 커리어가 모자랐나?

그때의 구마유시의 모습이 팬들에게 크게 욕먹지 않은 것은, 거칠었을 수 있지만 스포츠로써 주전경쟁이란 건 너무 당연했기 때문. 

오너도 커즈엘림을 밀어냈었고 심지어 T1 그자체인 페이커조차 경쟁에서 예외가 아니었음.

그럼에도 같은 티원성골유스인 스매시에게만 잣대가 다른것은 단순히 "구마유시를 아끼기 때문" 이라는 말로 설명하기에는 지나친 행위로 보임.

구마유시 본인이 20살 패기넘치던 도전자 시절 "실력으로 주전을 차지하겠다" 라고 공언했고 보란듯이 성공한 그 모습이 많은 팬들을 끌어모았음. 이제는 도전자가 아닌 디펜더로서 "실력으로 주전을 차지하겠다" 라고 말해야 할 차례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