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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한테 관심이 없었어. 미안해.

이어폰(119.18) 2016.07.10 18:23:56
조회 46 추천 0 댓글 2

가장 친했던 동기 동생이 떠났다. 아니 내가 떠난 게 맞는 거겠지. 그 아이의 반복된 사과에도 내 마음은 움직이지 않았다.

 

외로움을 극도로 타는 성격 탓이리라. 나는 때로는 지나치게 친절하다. 그런데 상대가 그 친절함에 익숙할 즈음에 사소한 잘못에도 차갑다. 아니 나는 처음부터 차가웠다. 상대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극도로 친절했을 뿐이다.

 

그래서 곤란할 적이 많다. 친하다고 생각하지 않은 상대가 나를 가깝게 생각한 적이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당신 역시 조금이라도 내게 관심이 있었다면 눈치챘을 것이다. 나는 누구에게나 친절했다. 그 이야기는 나는 사실 당신이 누구인지 관심이 없었다. 처음부터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이 암기력만큼은 30 넘어서도 쌩쌩한 내가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다. 특히 남자의 얼굴은 더욱 기억하지 못했다. 내 세상에서 남자는 여자보다는 내 말을 잘 듣는 사람이었다. 상하관계가 뚜렷하면 그 점이 참 편하다. 그래서 더욱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그 아이가 나를 떠나고 이번엔 다른 사람이 내 타겟이었다. 그 사람은 아주 사소하게 내 신경을 거슬렀고 나는 그의 모든 걸 잘라냈다. 내 약한 신경줄을 탓하기에는 너무 매정할 정도로 잘라냈다. 그 사람은 빡쳤고 쓸모없는 인간이라 미안하다는 비꼬는 쪽지를 남겼다. 그래 그럴 만하지. 나는 그 사람의 반응이 지극히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친했던 동기 동생은 워낙 쌈닭같은 아이라 그렇다치지만 일이 이정도까지 가자 내 문제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게 된다. 문제는 내 무정한 마음과 다르게 내가 지나치게 친절한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착각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속은 가족 이외에는 지나치게 차가운데도(일반인보다 더. 마치 동물같이) 상대방이 듣기 좋은 말을 하고 따뜻하게 말을 건넨다.

 

사실 내가 그렇게 하는 이유가 있다. 나는 내가 바라는 것을 상대방에게 해준다. 왜 그러냐면 친구가 필요 없으니 친구의 역할에 대해서도 친구가 어떤 존재인지도 모룬다. 그래서 유일하게 아는 내 속마음 정보를 뒤지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첫 번째 문제는 나는 너무 달변가이다. 애인의 말을 빌어 표현하면 나는 연애라는 인던에서 최종몹같다. 패턴이 다양하고 까다롭고 바라는 것도 많다. 힐 딜 탱 무빙 어느 하나 부족하면 잡지 못한다. 그런 나의 속마음을 뒤져 상대방에게 친절하게 말을 건네는 것이다. 상대방이 원하는 말을 귀신같이 짚어내고 정말 진심인 것처럼 말하는데다가 인간이면 누구나 기대고 싶어하는 약한 마음까지 읽어내서 도망갈 길까지 만들어준다. 이 달변 덕분에 상대방은 신나게 오해하게 되는 것이다. 내 언변이 서툴렀다면 이 곤란한 상황을 나는 몇 번이고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두 번째 문제는 내가 상대방이 마음에 들었을 경우다. 이 경우는 애인과 친구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특히 동성애자라서 더욱 이 문제는 거지같다. 이제까지 같이 놀았던 것이 즐거운 몇 안 되는 친구들과 내 관계는 싹다 절단났다.

 

사실 두번째 문제는 빠르게 파악했다. 그래서 이번에 마음에 든 동기에게 절대 가깝게 가지 않고 거리를 유지했다. 또 친구를 잃고 싶지 않았으니까.

 

이 글은 내가 요새 첫번째 문젤 더욱 뼈저리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사건이 연달아 터지면서 아 이럴 바에 애인이외의 인간관계를 아예 만들지 않고 싶다는 생각마저 드는 것이다. 아 배고프다 밥먹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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