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의미에서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 하나 써보겟습니다.

광무제 유수가 왕망의 신나라를 쳐 없애고 한실을 회복한 뒤의 일이다.

유수의 누이인 호양공주는 조정 각료 중 하나인 송홍을 흠모했는데, 그는 인품이 고결하고 자비롭기로 소문난 사람이기도 했다.

하지만 송홍은 이미 아내가 있는 몸이었기에, 유수는 누이를 위해 꾀를 하나 내기로 한다.

누이를 병풍 뒤에 숨겨둔 뒤, 송홍을 따로 불러 뜻을 떠 보기로 한 것.

유수는 송홍에게 물었다.

"사람이 부유해지면 친구를 새로 하려 하고, 또한 귀해지면 아내를 새로 얻으려 한다는데... 어떻게 생각하시오?"

이에 송홍이 답했다.

"폐하. 인덕이란 옛 것을 잊지 않는 데 있습니다. 사람이라면 어려울 때 함께 슬퍼한 친구를 잊어서는 안 되며, 또한 곤궁할 때 함께 고생한 반려를 내쳐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사자성어 '조강지처'의 유래가 이것이라고 한다.

그런 호양공주의 일화는 또 다른 것이 있는데

하루는 공주의 하인이 살인을 한 뒤 공주에게 도망쳐 온 일이 있었다.

공주는 유독 그 하인을 아꼈었기에, "감히 누가 너를 해하겠느냐."라며 하인을 안심시켰다.

이때 낙양 태수로 있던 동선은 매우 강직한 인물이었는데, 그는 "살인자는 신분을 막론하고 처벌해야 한다. 내 반드시 공주의 종을 체포하고 말겠다."라 다짐한다.

이후 동선은 공주의 궁궐 주변에 사람들을 풀어놓았으며

공주와 하인이 수레를 타고 외출하자 그 앞을 막아섰다.

"죄인이 저기에 있다! 군졸들은 즉시 죄인을 끌어 내려라!"

그러나 병졸들은 감히 공주의 수레로 올라설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에 동선은 직접 수레에 올라 하인의 손목을 잡고 끌어내렸다.

"낙양 태수는 나의 종을 용서하라!" 공주가 외쳤다.

"절대로 그럴 수 없습니다!"

동선은 공주가 보는 앞에서 하인을 즉결했다. 이에 어이가 터진 공주는 그 즉시 유수에게 달려가 울고불며 일렀다.

유수는 '동선이 황실을 우습게 여기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 그를 처벌하기로 한다.

동선이 출두하고, 유수는 채찍을 들어보이며 "내 너를 쳐 죽이겠다."고 한다.

하지만 이에 오히려 동선은 더욱 격노하여

"살인자를 눈 감아 주고, 또 어찌 천하는 다스리시겠습니까! 제가 기대했던 폐하의 모습은 그와 다르오니, 차라리 맞아 죽기 전에 소신이 스스로 죽겠습니다!"

라며 궁궐 기둥에 머리를 퍽퍽 박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에 당황한 유수는 "어... 미안;;"하면서 그의 강직함에 감복해 상금을 내렸는데

동선은 이 상금을 모두 부하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역사 재밌자나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