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동시대 레즈비언들의 특징은 모두 ‘일스 선호’로 수렴된다. ‘일스’란 ‘일반’적으로 ‘일반’스러운 취향을 뜻한다. 레즈비언들이 ‘일스’를 선호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쉽게 말해 그들은 헤녀(헤테로여성)로 패싱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눈에 띄지 않고 우리끼리 조용히 사랑하자는 주장은 오랫동안 레즈비언 커뮤니티에서 반복되던 구호였다. 결국 이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외부라고 가정되는) ‘일반’들에게 인식되는 것이다. 경험적으로 추측컨대 이러한 폐쇄적인 성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속화되고, 구체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레즈비언임이 지나치게 티가 나는 ‘티부’들은,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번개 등과 같은 오프라인 모임에서 배제되고 있다. 게다가 ‘티부죄송’은 마치 원래 한 단어였던 듯, 관용어구가 되어버렸고 말이다.

따라서 ‘일스’를 지나치게 선호하는 경향은, 개인의 취향이면서도 취향이 아닌 맥락으로 읽히게 된다. 그러나 오해는 마시길. 긴 머리에 여성스러운 스타일을 좋아하는 취향에 대한 비난이 아니니까. 일스, 즉 ‘눈에 띄지 않는 스타일’이 곧 ‘여성스러운’ 스타일을 의미하진 않는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일스’라고 할 수 있을까? 혹자는 화장을 하고 치마를 입어야만 한다고 하고, 혹자는 그냥 티만 안 나면 일스라고 정의한다. 일스에 대한 정의가 이토록 제각각이니, 뭐 일스 인증 기관이라도 만들어서 자격증이라도 발급해야 할 지경이다. 반면 ‘일스가 아닌’ 이들을 골라내는 것은 비교적 쉽다. 만약 누군가가 레즈비언인 티가 난다면, 그는 일스가 아니다. 그럼 ‘티가 난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남자’처럼’ 보인다는 뜻이다. 대표적으로 ‘티부’가 담당하고 있는 그것 말이다. 어쨌든 여기에만 해당하지 않으면 화장을 하든, 안 하든, 치마를 입든, 안 입든, 모두 일스가 될 최소한의 자격은 갖춘다. 여기서 일스를 정의하는 것은 티부의 존재이다. 티부가 ‘눈에 띄는’ 한, 일스는 티부를 제외한 다양한 취향을 한데 수렴하는 용어가 된다.

결국 ‘일스’는 취향이 아니다. ‘여성스러운’, ‘캐주얼한’, ‘중성적인’ 등과 같은 수식어가 특정 스타일을 정의하는 것과 다르게, ‘일반스러운’의 약어인 ‘일스’는 어떤 취향도 구체적으로 가리키지 않는다. 그럼에도 광범위하게 ‘일스’라는 단어가 소비되고 있는 것은, 자신의 성정체성을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일반’ 사회에 동화되고자 하는 경향이 심화/고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본인은 일스취향 취존한다고 했는데 뭔말하려는지는 알겠지만 공감안되고 단어 자체에만 너무 의미부여한거같음ㅋㅋㅋ

일스라는 말자체도 원래부터 쓰던말이 아니라 티부에 상응해서 만든거 뿐인데

긴머리 짧은머리로 딱 나누기에는 그렇지 않은 분들이 많으니 안쓰는 분들도 많고, 팸부치는 잠자리에서의 개념이랑 혼동되기도 하고 뭣보다 오글거려서 그냥 인터넷 용어처럼 만들어낸거임 그 단어의 뉘앙스가 별로긴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