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부터 장난감같은거 여자애들 갖고노는거 좋아하긴 했었음. 근데 그냥 성 구분 없이 두루두루 좋아했음.
대충 이상하다고 느꼈던게 2차성징 올 때쯤인데, 중학교 들어가고 나서 내가 여자라고 생각함. 몸이 막 저주스럽고, 치마 입고 싶고, 머리 기르고 싶고.
근데 그러다 고등학교 가서 내가 뭔 짓을 해도 난 여자가 못 되고, 잘 해봐야 존못인 트랜스젠더라는걸 깨달았거든? 그래서 그냥 체념했다. 제대로 여자가 될 수 없으면 그냥 원하지 않더라도 남자로 살기로 했음. 그때부터 남자애들 행동 보면서 따라하고 그랬다.
그렇게 체념하고 살았는데, 얼마 전에 가슴 보정 속옷 몰래 사서 한번 입어봤어. 엄청 불편한데 가슴 생긴거 보니까 진짜 날아갈 것 같더라. 그 이후로 그거 없으면 밖에 못 나가겠음. 사람들이 알아챌까봐 좀 무섭긴 한데...
근데 내가 확신을 못 하겠는건, 난 여자가 좋다. 여자 선배가 하나 있었는데 진심으로 두근거렸었음. 그래서 그 선배 앞에서 남자다워 보이려고 옷도 평소에 입는거 안 입고 진짜 남자같은 옷 입고 그랬음.
웃기는건 남자도 좋아...여자 몸은 걍 동경...? 이정돈데 남자 몸은 막 꼴림...

그래서 내가 가설을 세워봤는데
1. 부모님이 여동생 예뻐하는걸 보고 여자가 되고싶었다.
2. 관심 받고 싶은거다
3. 진짜 트젠이다.

근데 진짜 트젠이면 태어날 때부터 난 여자라고 완전히 생각하고 있어야되는거 아니냐? 난 어릴때 여자애한테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막 그랬는데. 그리고 내 정신이 남자는 절대 아니지만 여자라고 하기엔 좀 민망함. 여자애들보다 남자친구들이랑 노는게 더 편하기도 하고. 진짜 요즘 혼란스럽다. 사춘기때 일시적인건줄 알았고, 그 이후로 그냥 머리나 기르고, 옷이나 좀 중성적인걸로 입으면서 잘 지내왔는데,  저 보정속옷 한번 입고 걷잡을수가 없음.
나 우울증 때문에 다니는 정신과에 이런거 말해도 되나? 몇년동안 이거에 대해 아무 말 없고, 정밀검사에도 별거 없다가 갑자기 이러는게 말이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