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본래 섹스란게 이렇게 허무한 거였니

ㅇㅇ(1.232) 2017.02.09 12:33:24
조회 143 추천 0 댓글 4

오늘 아다 뗐다.

잭디에 사진 올렸더니 뭐 '섹스하자' '번개해요?' 막 이런 쪽지만 오길래 그냥 접을까 하다가 이 동네 산다는 사람한테 쪽지 받았다. 말씨가 꽤 괜찮길래 얘기하다 보니 거의 일주일 가까이를 쪽지를 주고 받으면서 보냈다.

만나고 싶어지더라. 그간 했던 얘기들로 봤을땐 참 괜찮은 사람인데 얼굴 맞대고 이야기해도 이렇게 좋은 사람일까, 싶어서 만나자고 했더니 생각보다 간단히 콜해서 좀 의외였다.

옆 동네 사는 사람이라서 그렇게 멀지 않은 장소에서 만나기로 했다. 근데 집에서 출발할 땐 전혀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약속장소에 가까워질수록 가슴이 조이더라. 아무 접점없이 오로지 어플을 통해서 알게된 사람을 실제로 만난다는 건 내 생각보다 위험부담이 컸다.

오만가지 생각이 휘몰아치는 머릿 속은 외려 그 사람 얼굴을 보고 나니 깨끗해졌다. 같은 학교 졸업한 선배, 그 사람은 날 보며 살짝 실망한 기색이었지만, 생각보다 쉽게 끝난 첫 인사에 내심 안도하며 그 형 집으로 따라갔다.

몸을 섞기 전에 뭘 했는지 일일이 기억하긴 힘들다. 지금 기억나는 건 그 사람 집에 가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눴다는 것과 얘기하는 내내 노트북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는 것, 그래놓고 몇 번씩이나 '동네 편한 형이라고 생각해' 라며 날 안심시키려 했던 것 정도?

점점 얘기가 성적인 쪽으로 흐르더라. '이러려고 온 게 아닌데' 는 마음의 외침은 처음엔 내 얼굴을 빨개지게 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외설적인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오고가자 외려 내 쪽에서 먼저 신호가 오더라. '저랑 할래요?' 를 몇 겹씩 포장해서 내밀었다.

이 사람은 그걸 모르는지, 아님 알면서도 밀고 당기는 건지 능글능글하게 웃으면서 예스도 노도 아닌 답들을 늘어놓았고, 이대로 지지부진하게 시간을 보내다 이것이 또 다른 후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찰나, 그 사람 손을 잡았다.

"나 처음이에요. 잘 이끌어 줄 수 있어요?"

웃더라. 이렇게 갑작스럽게 치고 들어올 줄은 몰랐단다. 자기는 누워있을테니 그 동안 동영상에서 배운대로 해보란다.

그렇게 거진 30분 동안 그와 땀 흘리며 사랑을 나눴다. 그는 갔고, 난 가지 못했다. 내게 사정하자마자 민감하다며 먼저 씻으러 들어가더라. 분위기 싹 식어버리고, 처음 봤을 때 느꼈던 그의 젠틀함은 더 없었다. 그래, 다 차치하고 육적인 쾌락만 봤을 적에도 그냥 혼자서 즐기는 것보다 못했다.

사실 난 이 사람이 나와 할때 날 적극적으로 안아줄 줄 알았다. 아니면 적어도 내가 천천히 느낄 수 있게 도와줄 줄 알았다. 여태 이야기 한 바로는 난 처음이었고, 그는 나 말고도 여러 번 경험이 있다고 했었고, 그는 내가 친동생같이 느껴진댔으니까.

기실 내가 필요한 것은 날 안아주고 보듬어줄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그런 그의 말이 달콤하게 느껴졌었고, 그렇기에 이 자리에 나왔던 거다. 섹스가 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나는 안김받고 싶었다.

하지만, 그도 누군가를 보듬기보다는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어하는 사람이더라.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어서 나를 불렀는데 그런 내가 외려 기대오니 상당히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필요 이상으로 기대오는 나는 아마 그에게 있어서 또 다른 짐처럼 느껴지지 않았을까, 생각이 거기까지 닿으니 내가 참 이기적이란 느낌이 들더라.

그래, 애초에 성욕 푸려고 만난 자리에서 로맨스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이상했던거지. 그래도 첫 경험은 뭔가 좀 특별할 것 같았는데 말이다.

별 청승을 다 떨어. 그렇지?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축의금 적게 내면 눈치 줄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1/11 - -
AD 보험상담은 디시공식설계사에게 받으세요! 운영자 24/08/28 - -
1507689 내 학창시절 [6] Track°ʕ´•ᴥ•`ʔ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2.12 45 0
1507687 나 막 혼은 엄청 났어도 누구를 괴롭히거나 따 시킨적은 없어 [3] 예레(116.34) 17.02.12 40 0
1507684 근데 이유있이 왕따당하는애들 분명있음 [4] 농돌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2.12 65 0
1507683 아 맞아 나 반성문 30장씀 엄마싸인도 30개 받아오라했음 [2] 예레(116.34) 17.02.12 55 0
1507677 ㅋㅋㅋㅋㅋ반성문 5장 생각난다 [4] 복도(49.170) 17.02.12 67 0
1507676 귀여워 [2] シア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2.12 40 0
1507675 벌점은 어떻게 해야 받는 거냐 [1] Track°ʕ´•ᴥ•`ʔ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2.12 23 0
1507673 내 고딩~대딩썰 [2] 27아다(121.133) 17.02.12 105 0
1507672 제 남친이 고마운이유 [4] TLC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2.12 55 0
1507670 학창 시절. [4] M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2.12 76 0
1507667 나도 남자랑 껴안고 싶다 [1] Track°ʕ´•ᴥ•`ʔ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2.12 24 0
1507666 난착하게살아서 징계같은거 안받아봄 농돌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2.12 22 0
1507664 ㅇㅈ [1] ㅇㅇ(59.30) 17.02.12 42 1
1507663 의문이네 [1] ㅇㅇ(39.121) 17.02.12 23 0
1507661 학교 가고 싶다 [2] ㅇㅇ(211.194) 17.02.12 25 0
1507660 우리학교 졸라웃김 복도에서 남녀 안고있으면 풍기문란임 [3] 농돌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2.12 73 0
1507659 니네 일찐이었냐? [6] Track°ʕ´•ᴥ•`ʔ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2.12 50 0
1507657 근데 중학교 첫 시작할때 아는 애들 거의 없었는데 예레(116.34) 17.02.12 30 0
1507651 힉창시절 [2] シア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2.12 36 0
1507649 허리 끊어진다아ㅏㅏ [2] ㅇㅇ(211.194) 17.02.12 31 0
1507648 학창시절? [2] 김라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2.12 37 0
1507647 찐따는 강하다 ㅇㅇ(59.30) 17.02.12 28 0
1507646 학창시절갤?.. [1] 복도(49.170) 17.02.12 31 0
1507644 디디디디 [4] ㅇㅇ(59.30) 17.02.12 49 0
1507641 내 친구가 그러는데 중1.2때는 나 무서워하는 애들 많았대 예레(116.34) 17.02.12 45 0
1507640 몰래바람필때 하는 행동이나 잡는법있냐 [1] ㅇㅇ(116.46) 17.02.12 47 0
1507637 다 흩어졌나요 김라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2.12 176 0
1507636 자고 싶어 [6] ㅇㅇ(211.194) 17.02.12 54 2
1507634 담배는 내가 천식이 있기 때문에 어쩔수없다 [2] 27아다(121.133) 17.02.12 33 0
1507633 꼬앤온스카이임?? [1] d(39.121) 17.02.12 51 0
1507631 쿼터백 아닌데 [4] 권준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2.12 52 0
1507628 점점눈감김 [2] 匿名.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2.12 34 0
1507627 내 이상형 [1] 27아다(121.133) 17.02.12 28 0
1507625 적출은 깨끗하다 [2] ㅇㅇ(59.30) 17.02.12 29 0
1507619 우리학년 졸라 씹창임 [1] 농돌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2.12 36 0
1507616 시팔잠깨네 [3] シア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2.12 35 2
1507615 근데 이쁜 애들이 조용해 그러고보니까 [2] 예레(116.34) 17.02.12 53 0
1507614 갤 시발 소이카10대 회원사진게시판같음 [3] 권준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2.12 60 1
1507613 야 이번에 좆고딩래퍼 트위터 지랄난새끼 잘생기지않음? [1] 농돌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2.12 95 0
1507612 애인이 침대에서이런말함 [2] ㅇㅇ(116.46) 17.02.12 51 0
1507609 ㅇㅈ [5] ㅇㅇ(211.194) 17.02.12 77 0
1507607 종합성병검사 받아야되는데 [3] 권준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2.12 45 0
1507606 공부잘하는실업계는 애들빻음 농돌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2.12 24 0
1507602 적출은 강하다 [2] ㅇㅇ(59.30) 17.02.12 27 0
1507600 내 친구네 학교 교생이 내 여친 친구였어ㅠ 예레(116.34) 17.02.12 33 0
1507598 꼬앤온교직이수 안함? 농돌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2.12 54 0
1507596 남친좃같은점두개있음 [4] 농돌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02.12 72 0
1507595 민지가내동생보다어림 [1] ㅇㅇ(59.30) 17.02.12 34 0
1507593 여친이 착하고 잘해주니까 내가 넘 까부는것같아 예레(116.34) 17.02.12 28 0
1507590 이제짝남못봐 [2] ㅇㅇ(112.172) 17.02.12 41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