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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창고에 잠자고 있던 카세트 테이프 발굴 (진짜 발굴임)
반갑다 아날로그 시절 미디어 문화랑 인터넷 초장기 로미에 관심 많아서 맨날 눈팅만 하다가 첨으로 글 써봄ㅇㅇ3년 전 발굴한 거라 많이 뒷북이긴 하지만 나만 보기 아까워서 로미갤에도 올려보려함먼저 카세트 테이프를 발견했던 건 외갓집 뒷편에 있던 50년 넘은 창고였음집 뒷산에 큰 탄광이 하나 있어서 원래 광부 아재들 쉼터 겸 창고로 쓰였던 건물이었는데90년대 초에 탄광 문 닫고 이거랑 다른 창고 건물을 우리 할아버지가 인수하셔서 지금까지 창고로 쓰는 중그래서 호기심 가득한 마음에 창고에 뭐 재미난 게 있지 않을까 해서 혹시나 들어가 봤더니구석탱이에서 요런 나무 상자가 하나 덩그러니 있더라ㄷㄷ구성품은 생각보다 단촐함카세트 테이프 대략 100장 (절반 이상은 노래방 + 사제 공테이프)1982년에 '보라기획' 이라는 업체에서 제작된 바둑강의 비디오 테이프그리고 년도미상 필름사진 10 묶음여기서 TMI 잡설을 풀자면원래는 저 창고에 10 박스 정도 규모의 LP판과 카세트 테이프들이 있었음그런데 할머니께서 말하기를10년 전, 잠시 집 비우고 외출한 사이 어느 애미뒤진 고물상 개씨발새끼가 지좆대로 수거해가는 바람에남은 건 저거 하나 뿐이라카더라추가로 88올림픽 기념주화도 가져갔다캄 애매뒤진 개호로새끼보관 제대로 못한 주인 탓이 크긴 하지만 아무튼이제 장갑을 끼고 30년 묵은 카세트 테이프 묵은 때를 조심스레 벗겨야겠지?처음 꺼내본 테이프부터 범상치 않음우리 할아버지의 익숙한 손글씨가 눈에 보임산울림, 이치현과 벗님들, 신형원 등등 주옥같은 가수들의 노래들의 그 시절 믹스 테잎오우 뜻밖의 발견87년 9월 2일 발매한 마이클 잭슨 'Bad' 앨범 카세트 테이프가 나옴집가서 틀어봤는데 중간에 갑자기 라디오 녹화본이 나오더라ㅋㅋ80년대 후반 라디오 라이브 방송이던데 가수 이윤수랑 홍서범이 게스트로 나오는 라이브 방송이었음나중에 mp3로 변환해서 올려보겠음80년 3월 10일 발매 조미미사실 누군지 잘 모름작은 상자를 하나 준비해서 필름은 햇빛에 노출되지 않도록 살포시테이프들은 표지가 바스러지지 않도록 조심스레 먼지를 털어 차곡차곡 쌓아줌20분 동안 나름 많이 꺼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저만큼 남음....꼭 음반 테이프들만 있는 건 아니었더라92년도 영어듣기평가 테잎, 노래방에서 공짜로 주던 공테잎, 중학교 영어공부, 어린이 동요 등등 가지각색이었음상자에서 나온 유일한 일본음악 테이프오브 코스 , 튜브, 구타와 밴드 등등그냥 그 시절 80년대 일본 띵곡들의 총집합 테이프라고 보면 된다특히 저 중에서 긴기라기니는 한국에서도 꽤나 유행했던 곡이었음https://youtu.be/C-IPLZHOUKMhttps://youtu.be/KzMg_lcaeGg시간 많은 게이들은 사요나라랑 긴기라기니 함 듣고 가도록조하문 2집 고음이 하도 날카롭다 해서 지어진 별명이 나이프조 였음판소리 공부했다카더라ㅇㅇ와 자동차를 샀더니 카세트 테이프가 딸려나와요!할아버지께서 옛날에 포니 구입했을 때 같이 주던 차량관리매뉴얼 테이프임지금 포니 끌고 댕기는 차쟁이들 사이에서는 꽤 귀한 희귀템으로 취급받음이것도 녹음따서 함 올려드림ㅇㅇ뭐 말이 필요한가1991년 발매 신해철 my self22살에 만들었다는 전설의 앨범임테이프는 다행히 잡음 하나 없이 끝까지 잘 나오더라7080이 압도적인 유물들 속 유일한 21세기 테이프"우리들 주위에는 남의 단점만을 들추어 내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모르고 있을것입니다. 자신의 단점이 무엇인지를..."엥 이거 완전 디ㅆ.....'Dj Doc와 춤을' 모르는 애들은 없제?발굴 덕분에 첨으로 앨범 전체 다 들어봤는데 절반이 샘플링이긴해도요즘 mz힙찔이들 돈자랑 노래만 듣다가 얘네 노래 들으니 귀가 뻥 뚫리더라ㄹㅇ전과자들이 만든 진정한 힙합앨범 뭔 공테이프가 이리 많노드디어 끝이 보이기 시작함정태춘&박은옥 부부, 그리고 김종서, 이승철이 중 위 부부음반은 테이프 끊어져서 복원 필요하더라이번 테이프 발굴을 계기로 다시 빛을 보게 된 92년산 금성 라디오오래전부터 옛날 음악을 좋아하긴 해도 카세트 테이프에는 그닥 관심 없었는데발굴을 계기로 3년 전부터 테이프들 하나씩 모으고 있음로스트 미디어? 라고 봐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아무튼 영양가 없는 긴 글 읽느라 수고많았다다음에는 저 테이프들 중에 90년대 초 mbc 음악방송 녹음된 테이프 음원파일로 변환해서 같이 공유해보려고 함많은 기대 바람
작성자 : DelMonte고정닉
군붕이의 홋카이도 도동 뚜벅이-6일차 下 (시레토코)
[시리즈] 군붕이의 홋카이도 도동 뚜벅이 기행 · 군붕이의 홋카이도 도동 뚜벅이-1일차 (쿠시로) · 군붕이의 홋카이도 도동 뚜벅이-2일차 (피리카호, 누사마이바시) · 군붕이의 홋카이도 도동 뚜벅이-3일차 (오비히로) · 군붕이의 홋카이도 도동 뚜벅이-4일차 (네무로) · 군붕이의 홋카이도 도동 뚜벅이-5일차 (아바시리) · 군붕이의 홋카이도 도동 뚜벅이-6일차 上 (시레토코) 시레토코는 비도 자주 오고 호수도 많다보니 버섯이 아주 많다 존나 많기 때문에 가이드분이 전부 설명해주시지는 못하지만 기억에 남는 버섯들도 많았다 존나 독한 독버섯이라고 절대 만지지 말라고 하셨다 곰 똥인줄 알고 놀란 버섯 곰 똥은 아니고 저런식으로 좆같이 자랄 뿐인 버섯이라 한다 길쭉한 대라던가 안 보여서 진짜 똥인줄 진짜 곰 똥은 이렇게 생겼다 사실 곰의 먹이는 아주 다양하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곰 똥 색도 다르다고 한다 가령 벌집을 많이 먹거나 하면 색이 밝아진다던가 달팽이냐고... 어느덧 도착한 3호 구름이 라우스다케를 감싸며 흐르는 것이 꽤나 멋지다 뭔가 무장색을 쓰고 있는 곱등이 홋카이도 고유종이라한다 기생식물의 일종 첫번째 녀석은 나무를 곧게 타고 올라가고 두번째 녀석은 나무를 칭칭 감아버린다 두번째 녀석의 저 빨간 열매는 진짜 개좆같은 맛이 나기 때문에 동물들도 어지간히 배고픈게 아니면 안 쳐먹는다고한다 그걸 들은 일행 아재(가이드 포함 6명으로 움직였다)가 즉시 하나 따서 먹어보고는 세상 괴로운 표정으로 얼마나 좆같은 맛이 나는지 표현했다 시레토코 반도의 중심이 되는 산맥의 봉우리를 보면 뭔가 움푹 패여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수만년전 화산 폭발의 흔적이다 저 바위는 그때 날아온 수많은 바위덩어리 중 하나라고 한다 분명 저 바위와는 비교도 안되는 집채만한 바위들도 굴러왔을 것이고 그 거대한 바위들이 지면을 마구 두드린 탓에 솟은 지하수가 고여 이 5개의 호수가 생겨났다고 한다 그것이 시레토코 5호의 유래다 지금은 그저 역할을 완수하고 잠들어있다 지나다닐 때 진창길을 잘 보는 것이 좋다 진창길에는 야생동물들의 발자국이 잘 찍힌다 이건 곰의 뒷발이다 이건 앞발 존나 크다 시발 가이드분이 발의 사이즈로 짐작하건대 체중 200kg 정도의 암놈이라한다 그러면 암놈보다 큰 수컷의 발은 맞으면 대체 어떻게 되는거지 이러쿵저러쿵 하는 사이 어느덧 제일 큰 호수인 2호에 도착했다 대체 얼마나 큰 바위가 떨어졌길래 이만큼 큰 호수가 생겼을까 2호 근처에서도 역시나 시-카가 정신없이 풀을 뜯고 있었다 거의 3m 거리였는데 인간에 좀 익숙한 녀석인거 같다 홋카이도의 사슴들은 나라의 날강도들과 달리 대부분 좆간이 다가가면 튀기 바쁘다 원생림에 축적된 세월이 느껴지는 바위를 뒤덮은 수목들 上편의 가운데가 뚫린 나무도 그렇고 식물의 생명력은 정말 대단한거 같다 왜인지 항상 매미들이 허물을 깐다는 나무 나무 하나에 허물만 한 100개 붙어있다 여기가 마지막 호수인 1호다 원생림이 끝나고 넓은 조릿대 수풀이 시작되는 곳이라 여기부터는 전망이 탁 트인다 조릿대 위로 고가목도를 지어놨는데 곰이 기어올라오는 것을 막기 위해 전기 충격 전선을 둘러놨다 그래서 고가목도는 웬만하면 조릿대 수풀에 곰이 떠도 폐쇄되지 않는다 근데 전에 미친듯이 흥분한 400kg는 족히 나갈거 같은 거대한 수컷 곰이 목도에 계속 덤벼서 그때는 이례적으로 고가목도를 폐쇄했다고 한다 보통 곰니치와를 당할 때는 암컷 곰이라고 한다 암컷이 수컷보다 많기도 하고 수컷은 조심성이 높고 인간을 존나 경계하기에 잘 안 다가온다고 한다 근데 그런 수컷이 여기까지 쳐들어왔다는건 보통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날씨가 좀만 더 맑았다면 좋았으련만 어쩔 수 없이 나는 시레토코를 언젠간 한 번 더 올 운명인거 같다 그때는 유빙 위를 걷는 것도 해봐야지 슬금슬금 해가 저물기 시작하는데 이것도 꽤나 장관이다 바다 위에 동그랗게 빛을 비추니까 신성함이 도를 넘는다 갑자기 늑대랑 곰들이 나타나서 하늘을 향해 포효할거같다 아칸마슈에 이오잔(유황산)이 있듯이 여기에도 이오잔이 있다 저기는 비교적 최근 분화한 구멍이라 아직도 가끔 연기를 뿜는다고 한다 탁 트인 고가목도와 산맥 한 컷 다시 차 타고 국립공원을 빠져나가는데 저녁 무렵이 야생동물의 활동 시작 시간이라 그런가 사슴떼가 풀을 뜯고 있었다 그렇게 시레토코 5호 트래킹은 끝 가이드 투어라는건 항상 느끼는건데 은근 체력 소모가 좆된다 가이드의 말을 알아먹으려고 뇌를 풀가동하기 때문에 은근 정신력이 장난 아니게 소모된다 아직 내 청해 실력이 갈 길이 먼 것을 느낀다 우토로항의 유일한 라멘집에서 한그릇 뚝딱해준다 진짜 라멘집이 여기 딱 하나다 근데 나중에 치토세 바에서 같이 떠든 아재가 TV에서 봤다고 하는걸 봐선 나름 맛집인가봄 그리고 조금 있다가 야간야생동물관찰 시작 저렇게 헤어드라이기처럼 생긴 손전등을 하나씩 준다 길가의 수풀에 손전등을 쏴보며 야생동물을 찾는 식 야생동물의 눈은 빛을 받으면 하얗게 반사되기에 그게 신호다 원래는 밤의 별 관찰이었는데 날씨가 흐려서 바뀌었다 흑흑 별 존나 좋아하는데 밤하늘의 구름에서 살짝 밝은 부분이 원래는 은하수라는 것을 아는 것 만으로만 만족해야 했다 사진으로는 요만큼도 보이지 않지만 시마후쿠로라는 부엉이가 있었다 국제적으로도 몹시 희귀한 녀석이다 개체수가 전 세계 다 합쳐서 2천마리가 안되던가 일본에서도 홋카이도에서만 산다고 한다 역시나 있는 시-카 이번에도 수컷이다 뿔 발 견 쵸 럭 키 키타키츠네 홋카이도 고유종 여우다 아마 아바시리 산길에서 휙 지나갔던 여우도 키타키츠네였을 것이다 도로변의 풀에서 벌레를 집어먹고 있는 것을 계속 귀찮게 했다 미안하다 여우는 뭐라 우는지 궁금해서 말이야 확실한건 링닝닝닝닝니닝니닝이나 와파파파파파우 같은 소리는 아니었다 에조후쿠로라는 부엉이 아까의 시마후쿠로와는 다른 녀석이다 시마후쿠로의 거대한 크기보단 조금 작다 이 녀석을 끝으로 야간야생동물관찰도 종료 진짜 여기까지 하니까 체력이 후달린다는걸 여실히 느꼈다 돌아가는 차량에서는 거의 졸면서 감;; 어우 힘들어 시발 우토로항의 옹졸한 야경 좆만한 마을이라 불빛도 딱 저만큼 있다 희미한 윤곽만 보이지만 저게 시레토코미사키로 가는 배다 시간상 배는 못 탔는데 다음엔 꼭 타봐야지 시기가 맞으면 야생 범고래도 볼 수 있다 숙소로 돌아오니까 5시 기상 후 진행한 강행군의 피곤이 수마로 몰려든다 알찼지만 힘들었다... 투어 2개를 다 진행하는 것은 근데 나랑 똑같이 낮 5호랑 밤 야생동물을 참석한 아재가 있었는데 그 분은 이대로 자차 타고 아바시리로 돌아간다는 것을 듣고 대체 얼마나 체력이 넘치는 건가 경악했다 곰의 흔적은 실컷 봤으나(사진은 곰이 벌집을 파헤친 흔적) 곰 본인은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곰을 조금은 보고 싶다는 모험심과 곰은 만나지 않는 편이 좋다는 두려움이 겹치는 이율배반적인 밤이었다
작성자 : samchi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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