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틀동안 브리짓존스의 일기를 읽고 자극을 받은 나머지 쓰는 일기.

오늘 아침부터 날이 구리더니 동아리 시간에 비가 오고 있음... 테니스부여서 실외 코트에서 하는데 오늘은 강제 강당행임 이런! 우산가지러 1층에서 4층까지 다시 올라가다가 배드민턴부여서 강당가는 황이를 만남. 황이는 지각을 자주해서 가끔씩 마주친 적이 있는 아해임. 생각해보니 초중고를 같이 다녔고 다니고 있지만 친하지는 않은 애매한 친구고. 뭐 암튼 우산쓰고 강당가는데 배고프다 그래서 들어보니깐 잠잔다고 점심을 안 먹었다고 그럼. 그런 시답잖은 얘기하면서 강당으로 가서 각자 동아리 활동했음. 우리 동아리가 원래 치어리딩 동아리였는데 동아리원이 최소 5명이상이 되야지 동아리 운영을 할 수 있음. 동아리 첫시간에 보니깐 딱 5명인데 5명 가지고 치어리딩이 잘될리가 없다고 판단한 쌤은 테니스부로 바꿔버려....! 그렇게 해서 테니스부에 들어가게 됨. 사실 지금까지 살면서 운동부에 들어갈 기회가 조까 많았음. 처음 보는 사람들한테 물어보면 중 열에 아홉은 내가 운동을 한다고 생각함. 뭐 그정도로 피지컬은 되는데 문제는 내가 운동을 하기에는 한마디로 /몸치/라고 말하겠어. 그래도 열심히는 한다.... 열심히만 한다... 공 열심히 튕기고 열심히 줍는다.. 라켓들고 공만지는 것보다 공줍는걸 더 많이 하는 것같지만 기분탓이라 믿으면서 지금까지 하고 있음. 아무튼 비도 오고 강당에 사람도 많고 해서 테니스는 어영부영 끝나고 교실로 갈 생각을, 나 우산없잖아.. 황이가 나를 위해서 우산을 가지고 강당 현관에서 기다려주는 상상을 하면서 남은 시간을 보냈음. 그러다가 종치기 5분전에 문이 열리더니 황이가 날 부름! 개새끼처럼 기뻐하면서 황이랑 강당을 나갔음. 가는데 길바닥에 웅덩이가 많이 생겨서 발빠질까봐 조심조심 걷고 있는데 황이가 비 안맞냐면서 어깨에 손올려서 자기쪽으로 당겨줌. 그래 황이는 가끔씩 별 것아닌일인데도 황이가 하면 뭔가모르게 멋있고 그런 아우라가 있어... 우산같이 쓰고 가는데 오늘 비오는게 갑자기 너무 좋더라. 근데 난 찌질한 쫌생이여서 고맙다고 말하고 잠시후에 반에서 볼 애한테 안녕 잘가~ 인사하고 갔음... 모태찌질은 변하지 않나봄... 계단올라가면서 씨빨! 내가 왜 그랬지! 머리 붙잡고 난리를 침. 그냥 같이 올라가면 될 것을... 난 찌찔이에오..... 인사도 제대로 못한느 찌질이... 내 풀네임은 찌질한 유칼립투스야...

그리고 나도 날 이해하지 못했다. 오늘자 일기 끝! 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