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까지 내가 동성애자라 생각하며 살아왔음

근데 좆무위키에서 무성애 항목을 딱 본 순간

나는 무성애자구나 싶었음

몇 달 전에 잠깐 만났던 애한테도

걔가 존나 매력적이었지만 성적으로 끌리진 않았거든

이게 그냥 내가 병신인가 싶었는데

생각해보면 야동을 봐도 그냥 영화 보는 그런 기분이고

성욕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 자체도 부족한데다가

어떤 사람에게 끌리긴 해도

성적으로는 매력을 못 느끼는 거 같음

나는 그냥 외모와 성격과 목소리 등등

그냥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무언가를 가진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고 연애 감정을 느끼는 데서 그치는 거 같음

실제 만났던 애도 그렇고 지금까지 좋아했던 애도 그렇고

지금 썸타는 애도 그 애가 좋고 연애하고 싶긴 하지만

걔가 성적으로 매력적이라곤 생각해 본 적이 없음

근데 이게 되게 혼란스러운 게

시간이 지나면 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음

내가 앞으로도 동성을 좋아할 거라는 건 틀림없지만

만나는 사람에게 성적 끌림을 느끼지 않을 거라고

확신할 수가 없는 거 같음

아마 그렇지 않을까 어렴풋이 생각은 하는데

내가 언젠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섹스를 하고 싶어 할 거라고

그렇게 단정지어 놓고 살아온 시간이 길어서

내가 진짜 어느 쪽인지 너무 헷갈림

지금 좋아하는 애는 나한테 성욕을 느낄 거고

내가 자기한테 성욕을 느낄 거라 생각할 거잖아

근데 나는 걔한테 아무런 성적 끌림을 느끼질 못하니까

걔랑 만나는 게 맞는지 모르겠음

나를 무성애자라고 확신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고민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