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치료를 받은지 어언 5년째 의사든 친구든 가족이든 아무도 내가 게이인걸 모른다 유학시절에도 아무리 개방적인 나라임에도 숨기기에 급급했다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면서 신체또한 피폐해지고 공황장애까지 얻게되었다
기분이 좋지 않을때, 죽고싶을때, 하는일이 잘 풀리지 않을때에는 게이인것 하나가 원흉이라고 생각된 나는 자기혐오가 극도에 달해 자해를 넘어 자살까지 시도했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부모님과 친구들이 왜그랬냐고 질책할땐 그냥 힘들어서라고 얼버무리고 넘겼다
나는 동성애자야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면 “이걸 말하게 되면 난 모든걸 잃겠지” 라는 생각이 번뜩 떠오른다
미친듯이 괴롭다 이러한 감정들을 공유하고 싶어서 성소수자 친구들도 만나곤 했다 그러나 그들을 만난다고 해서 고민거리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큰 위안을 얻진 못했다 아웃팅을 당해서 가족들에게 문전박대 당한 사람, 왕따를 당한 사람, 그로인해 자살한 사람의 이야기 등 별로 좋은 결말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만 부각된건진 몰라도 더 비참한 미래가 기다릴거라는 생각만이 든다
죄가 아닌데도 하루하루가 죄인마냥 처벌을 받을까 두려워 불안에 안주한다
게이에겐 행복한 결말이 존재할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