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누나가 원래는 친형이었던 트젠이라
그런 얘기나 고민들 LGBT 관련 사이트들에 털어놓곤 해왔는데
참 보면은 이쪽은 양파 같이 파고파도 참신한거 같네

남남이면 함부로 상상조차 할 수도 없었겠지만
가족이란 명분으로 누나 변한 몸도 다 볼수 있었는데
누나도 트젠되니까 은근 노출욕구 생겼는지 본인이 자진해 보라고한 면도 있지만

볼수록 감탄인게 어떻게 여성호르몬이 이렇게 잘받아서 완전 변신 수준이 될 수가 있는건지
아는 사람들은 이건 트젠으로선 복받은 케이스라니까
원래 여자들은 남성호르몬 십중팔구는 다 잘받지만
남자가 여성호르몬 잘받는건 실제로 많지 않다며 이삼년 이상 호르몬 해도 그닥 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는데

그런데 우리 누나는 원체 얼굴형이나 몸매나 기본틀도 잘되 있었던데다
본인도 주변사람들이 특이하다 볼만큼 노력도 많이 하긴 했지
공부뿐 아니라 체육도 잘했었지만 이상하게도 역기 같은 근육 키우는 운동은 몸매 망친다며 피하고
대신 잘빠진 몸매 원한다며 필라테스 같이 여자나 할만한 운동들은 책들도 구해가며 열심히도 하던데

또 얼굴에 수염자국 싫다면서 수염 일일히 뽑고 다리털 면도 하고 다니며
나중에 보니까 서울서 자취할땐 자기가 알바해 번돈으로 레이저 영구제모 하더라고
커밍 후에도 알고 보니 흉곽 커지는게 싫다고 코르셋 하고 다니며
화장품에 여자옷들 집안사람들 몰래 알바해 번돈으로 사서는 숨겨놓고 있었던데
오죽하면 공익근무하는데서도 정신과 다닐 수있게 시간 내게 배려해 줬었다니


그래도 지금은 다행히 집안서는 다 받아 들이고는 성별 바뀐거 빼고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생활하려 노력중이고
친척이나 아는 사람들한테도 우리 형이 여자가 된거 소문 다났지만
반응들은 결국 그럴줄 알았다며 덤덤하던데

그래도 지금의 친누나가 그렇게 호르몬 잘받아 아주 변신을 한게 유전적인 이유가 크다던데
그걸 보니 동생인 나도 여성호르몬 하면 마찬가지로 그럴거란 생각 드니
때로는 나도 캭 여자가 되고 싶다는 충동도 드네
이 사회가 남자에게 요구하는게 너무 심해 어깨가 짓눌린다 생각들때가 많다보니

하지만 내가 엄마, 아버지에게 나도 여자가 되고 싶단 소리했다간 그 날로 개작살 나겠지
누나야 원체 어릴적부터 특이해서 그랬던 거라 어차피 아들 하나는 포기한셈 친다는 거였지만
나도 그런다면 그냥 집안 뒤집어지는거지

하지만 그건 충동일뿐이지
난 정체성은 엄연히 남자인데 그냥 충동일 뿐인거지
그래도 맘속은 참 어지럽고 복잡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