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은 이래뵈도 20대 남자다.
근데 키가 162~3이다.

오늘 GS마트에서 무뚝뚝 감자칩 과자 한봉지를 샀다.
계산대에 과자를 올려놓고 신용카드를 내밀자, 점원아줌마가
나보고 나이를 물었다.

'몇살이세요?'

'성인인데요'

아줌마는 내 얼굴을 보더니 내 나이를 의심하는 눈치였다.
그러더니 갑자기 나보고 아버지께 전화를 해보란다.

때마침 나는 휴대폰 배터리가 없어서 전화기가 꺼진 상태였다.
전화기가 갑자기 꺼졌다고 하자, 아줌마가 전화기가 갑자기 왜 꺼지냐며 의심을 두배로 품었다.

내가 아마 어른 신용카드를 주워서 계산하려는 그런 초중딩 같았나보다.

아줌마는 마트에 비치되어있는 전화기로 아버지 번호를 불러보란다.

곧 아버지 번호가 눌러지고 신호가 갔다.
아버지가 전화를 받으시더니 나보고 무슨일이냐 했다.
나는 '내 신용카드를 아버지에게 허락맡고 쓰라는 아줌마가 있어서 전화했다'면서 은근 아줌마에게 일침을 박았다.

아줌마에게 전화기를 바꿔주자,

'아 안녕하세요 GS마트입니다.
다름이 아니고 아드님이 신용카드를 들고 계산하려는데
신용카드가 본인것이 맞는지 확인차 전화드렸거든요~'

짜증이 났다.

근데 그 다음의 아버지의 답변이 수화기 넘어로 크게 들렸다.


'신용카드는 지꺼 맞는데 아들이 아니고 딸이예요.'

난 그냥 카드를 버리고 도망치고 싶었다.

아줌마는 묵묵히 카드로 내 과자를 계산해주고
상냥한 목소리로
'감사합니다' 를 끝으로 나를 남자로 오인한것에 대한 미안함을 표현한것같다.


나는 ftm이지만 남자가 맞다.
호르몬도 8개월차이고 목소리가 완전히 남자인데
딸이라고 하다니...

아줌마년은 왜 카드를 걸고 넘어져서는...
내인생에 걸림돌이 되어 나를 넘어지게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