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내내 화장실 들락거리면서 온갖생각 다 나더라
아직도 나한테 욕만 퍼부어 주시는 부모님 생각도 나고
집에 놔두고 올수밖에 없던 나만 그렇게 잘 따르던 애완견도 그렇고
어제까지도 계속 집에 전화해서 서로 얘기 나눴지만 아직도 인정은 커녕 아예 나가서 디지던가 말던가 알아서 하라는 얘기만 나오네
내가 이렇게 멀리까지 와서 혼자서 뭔짓하는건가 싶으면서도
지금까지 아들로 살려고 노력한건 알아주지도 않고 그저 내가 배신했다고만 여기니깐 나도 지치기만 하고
어릴때부터 이길을 걸으려고 한것도 아니고 이 나이 되서야 조금 늦은감이 있는데도 이제서야 시작한다는게 그 이전까지 남자로 살려고 노력했다가 안되서 이렇게 하는건데 그걸 알아주지 않는걸도 서운하면서 또 한편으론 이해도 되고 미안하기도 하고 온갖 잡생각이 다 들더라
집에서 나만 따라다니고 항상 내 무릎위에 올라오는거 좋아하는 댕댕이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머릿속으론 시발 이게 뭐하는 짓인가 가족들 등지고 이렇게 살아야 되나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내가 또 내 자신 속이고 살아가면 이번에도 마음도 몸도 엉망진창이 될걸 알기에 포기할수도 없고
후....
차라리 마음이 남자로 태어났으면 얼마나 편했겠냐
아니면 마음에 맞게 몸이 여자로 태어나던가

대체 수술전인데 왜이리 우울하냐
인정받고 그래도 응원받고 왔으면 아무 걱정없이 행복했을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