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고등학생일 때 난 외모 가지고 놀림을 되게 많이 당했다. 눈이 외꺼풀이었는데 그게 너무 얼굴 인상을 말라비틀어진 해골처럼 만들었었지

여고 다녔었는데 다들 나한테 '넌 눈만 성형하면 되게 괜찮은 얼굴인데'라고 그랬었지

여자어라 모르는 사람을 위해 번역하면 '님 눈 ㅈ같아서 제가 한 마디 하지 않고는 버틸 수가 없음'이라는 뜻이다

여고 애들은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 가기 전을 노려서 쌍커풀을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려고 졸업 직후부터 알바를 열심히 뛴다. 나는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나머지 어머니가 넌 대학 가기 전에 그 썩은 동태 눈깔 같은 눈을 어떻게든 해야 된다고 먼저 압구정으로 끌고 가셨다

사람도 별로 없는 병원 소파에 시큰둥하게 앉아서 수술하기 싫다고 내 눈 마음에 드는데 왜 그러냐고 징징거렸던 거 기억난다. 우리 어머니는 날 자기 마음대로 코디를 못하면 아주 싫어하는 분이셔서 내가 뭐라고 지랄을 해도 "다른 애들은 벌어서 하는 거 엄마가 해 준다는데 왜 그러냐?"면서 듣지도 않으셨지

뭐 그렇게 수술을 했는데... 놀랍긴 놀랍더라. 처음엔 좀 어색했는데 자리가 잡히고 나니까 그 썩어 있던 얼굴이 좀 인상 뚜렷한 활달한 여자애같이 변하긴 했다. 거기다 수술하고 나서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엄청나게 달라졌다. 그전까지는 머리도 기르고 있었고 교복도 치마로 입고 다녔는데도 면상 때문에 여자 취급을 못 받고 다녔는데 수술 후에 알게 된 사람들은 '너는 여성스럽게 생겨서 이런 성격일 줄 상상도 못했다'라든가 뭐라든가 하는 얘기 많이 들었었다

아무튼 쌍수 성공했다. 한 쪽에 200씩 넣어서 얻은 결과물이니 그야 성공했어야 하는 거였지만 아무튼 성공했다. 난 쌍수를 하면 무조건 예뻐지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나는 외꺼풀이라 예쁘지 않게 보이는 타입인가 했다. 여자 얼굴이라고 생각하면 그게 더 예뻐지긴 한 게 맞을 테지

내가 FTM만 아니었어도 그게 기쁜 일이었을지도 모르는데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