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호르몬 투약 7개월차

작년 7월

여성호르몬 투약 9개월차

작년 9월

여성호르몬 투약 1년 1개월차

작년 11월

여성호르몬 투약 1년 4개월차

올해 4월

호르몬 투약 전 사진

여친하고 성 경험 이야기를 하다보니 전 여친 전 남친 이야기가 나와서

(사실 난 서울올떄까지 성경험이 없었으니) 서울에 온 1년 1개월과, 호르몬 투약한 기간을 곰곰히 떠올려봤다.

그 때는 그냥 눈치없이 편히 이야기 했었는데

여친이 자고 나니 참 많은 생각이 든다.

작년 1월까지만 하더라도 '아 나는 꼼꼼히 숨기고 다니다가 나중에 어머니한테 커밍아웃해야지~' 하며

어머니가 없는 시간동안 치마입고 사진찍고, 인터넷에선 넷카마짓하고, 난 언제 이뻐지나, 언제 섹시한 차림으로 다닐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그냥 집안에서 디씨만 하던 찌질이 폐인, 여자가 되는 번개나 떨어지라고 기도했었던 내가

여자처럼 다니고, 여자로써 지내며, 여자와 사귀고 있다는 게 정말 미친듯이 행복하다.

그냥 참 좋다.

상처 준 것도, 받은 것도 많고. 주변 사람한테 빚진 것도 정말 많았다.

하지만 빚은 앞으로 평생 빚으로 생각해 갚아 나가야하고, 상처는 아물테니.

내가 트랜스젠더로써의 삶을 살며 그런 일이 있었다 한들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며 앞으로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게 좋겠지.

그냥 여자? 못생긴 여자? 티나는 트랜스젠더?

뭐든지간에 인생의 목표를 갖고 사는 게 미칠듯이 행복하고 좋다.

이 글을 보고있을 진 모르겠지만

전여친 전남친에겐 감사와 미안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