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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집 청소를 하다가 전남친 팬티를 발견했다모바일에서 작성

L갤러(106.101) 2024.04.23 13:02:17
조회 98 추천 2 댓글 0


사실 나한테는 그 시간들이 별로 추억도 아니고 혼자

밥먹고 영화본거라 생각해도 상관없을거같다.


썸도 뭣도 아무것도 없던 2023년 연말. 너무 외로운 상태였고 첫눈에 서로 통해서 보름정도 썸을 타다 사귀는것과 동시에 함께 살게되버렸는데 그건 매우 섣부른 판단이었다.


동거는 생각보다 훨씬 엄청 많이 어려운 일이었다.


사귀면서 차차 편해지는것. 거기서 나오는 느슨한 모습은 시간을 가지고 서서히 스며드는거니까 좀 풀어지더라도, 어느정도는 지저분해지더라도 이해할수있을거같았는데


전남친의 위생관념은 너무 한번에 갑자기 극단적으로 최악이됐다.


사귀기 전이었으면 빠르게 정리가 됐을텐데 이미 사귀고 한달쯤 지나서야 알게 되었고 아차싶었지만 집을 합쳐버린 뒤였다.


난 잘 큰 어른이고 싶어서 이 문제는 서로 노력을 하든 똑똑하고 어른스러운 방법으로 풀어내든 해서 결국 해결을 보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귀는 쪽을 생각했지만 나도 사실 너무 미성숙한 인간이었고 냄새에도 예민한사람이었으며 결정적으로 몇십년을 그렇게 살아온 남의 생활습관을 쉽게 바꿀 수 있다는 생각 자체부터 오만한거였다.


퇴근하고 오면 반겨주러 현관으로 나오는 그 자체에 살짝 감동하다가도 눈앞에 펼쳐진 레게머리처럼 떡진머리, 눈꼽이 가득 낀 눈, 담배쩐내에 체취까지 합쳐진 비위생 종합체는 나를 힘들게 했다.


왜 안씻지라고 생각해가지곤 답이 안나오거니와 직설적으로 말하면 상처받을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교묘하게 직접 씻게만들 방법을 궁리했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세수랑 양치정도는 그래도 해야지 한 침대에서 잘수있을거같아서 자기전에 세수와 양치를 할것만은 정확하고 확실하게 말했다.

좀 당황하는 눈치였지만 이내 실천을 했다. 그런데


대화 중이든 옆에 누워서 자는 중에 닿는 숨결이든 참을 수 없는 수준의 구취가 났다. 미칠 것 같았다. 참을성이 거의 바닥나고있었다. 지금에서야 이때쯤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헤어지는게 맞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땐 고작 이런 이유로 헤어지고싶지않았다. 상대한테도 나한테도 수치스러운 일이라 생각했다.


구취는 구내염, 위장장애, 양치습관등이 크게 좌지우지한다고 알고있어서 꽤 자주 마시던 술을 줄였고 건강식이라며 양배추즙도 하나씩 먹였다. 워낙 담배를 많이 피웠기때문에 담배도 함께 줄이자고 약속하고 칫솔도 한달에 한번씩 바꿔줘야 한다는 내용을 내 칫솔을 교체하면서 지나가듯 말해줬다. 새 칫솔이 화장실 수납장 어디에 있는지도 함께.


하지만 양치는 매우 자주 걸렀고 양배추즙은 입에 안맞다며 거절했으며 담배는 서로 떨어져있는 시간에 몰아서 피워대기 시작했다.


난 이해할 수 없었다. 동거는 원래 다 이런걸까? 사랑하는 사람이랑 같이 살면 처음엔 오히려 더 신경쓰지 않을까? 우린 그렇게 오래되지도 않았는데 왜 이렇게까지 애인 혼자만 무방비상태인거지?


애정이 빠르게 식기시작했다.


함께 산지 3개월이 되던 무렵. 못해도 한달에 한번은 세탁하던 침구류를 세탁하기 위해 애인을 침대에서 몰아내고 침대 커버랑 배갯잎을 싹 걷어올리는데 애인이 자주 눕던 자리만 누렇게 변색이 되있었다.


과탄산이니 구연산이니 별 수를 다 써봤는데 때가 안지워졌다.


아 그래 자주쓰면 때가 탈 수도 있지.


때를 지우다가 목도 결리고 너무 힘들어서 머리를 화장실 천장쪽으로 젖혔는데 난생처음 알게됐다. 화장실에서 담배를 많이 피우면 천장에 시커먼 니코틴 물방울이 맺힌다는것을..

그때서야 내 머릿속엔 이 공동생활 속에서 최소한의 노력도 안하는 니가 싫다는 결론이 났다.


우리 잠깐 떨어져 살았으면 좋겠어..


그 와중에도 곧이곧대로 말하는건 부담스러워서 이 핑계 저 핑계대며 내보냈다. 지금 불편한 마음은 사귀기로 하던 당시 깔끔하고 멋있었던 남친이 나에게 같이 살고싶다고 했을 때 고민도 안하고 그러자고 덥썩 동의해버린 것에 대한 댓가라 생각하기로 했다.

신중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죗값.


그러고 얼마 안가 헤어졌다.


알게모르게 눈치챘는지 남친이 먼저 헤어지자고 했다.

난 크게 고민 안하고 바로 그러자고 했다.

이유도 안물어보냐길래

너도 헤어지자는 말을 꺼내기까지는 신중하게 생각하고 판단해서 꺼낸거라 생각하고 그 결정을 존중하며 지금 헤어지자고 한게 만약 서운함의 표현이라면 너가 너무 가볍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가 못사귀겠다고 못을 박았다. 결국은 연락문제 때문이라며 묻지도 않은 이유를 말해주긴 했지만


애정표현도 가득했고 여러모로 좋은면이 많았지만 자잘한 돈문제와 위생문제는 너무 치명적이었던 나의 전 남친.


간혹 주변에서는 사귈때 잘 못해주면 나중에 그만큼 후회한다? 하는데 난 후회 안한다. 여기에 다 쓰지않아서 그렇지 난 할만큼 했다고 자부한다.


전남친은 항상 욕구는 가득했지만 한순간 비위생적으로 변한 그 모습 그 상태의 남친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받아들이는건 나로선 도저히 불가능이었다. 아주 기본적인 준비도 안된 사람한테 나를 맡기고싶지않았다.


되돌아보면, 비단 그 사람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아직 이 정도 밖에 안되는구나.. 다음에는 훨씬 신중해야겠구나..


만약 너랑 내가 그 나물에 그 밥이고 끼리끼리인거였다면 이제부터라도 내,외부 모두 훨씬 더 성숙해지리라.


연애가 끝나면 보통은 좋았던 추억도 떠오르고 즐거웠던 기억 속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때문에 씁쓸해지기도 하는데 이번만큼은 후련하다.


집 청소를 하다가 전남친 팬티를 발견했더니 사귈때 생각이 났다.

팬티는 똘똘뭉쳐서 청소기 먼지필터랑 같이 쓰레기통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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