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하고 예민하고 철학이나 애니같은 거 좋아하는 심오한 오타쿠?

솔직히 남자애들 중에서는 좀 드문 성격인 느낌



많이 친해지고 속깊은 얘기도 했는데 19금 여자 드립은 안치고
내가 농담으로 일본텐가 얘기하면서 드립쳤는데
그것도 부끄러운 듯이 장난으로 회피하면서 반응했어
내가 스킨십 갖고 오해한다 그런 것도 아닌게
다른 친구한테는 스킨십해도 걔가 나한테는 스킨십 전혀 안해..

얘가 지 말로는 여자랑 연애해 본 적은 있다고 그랬는데
뭔가 설레는 감정이 잘 안 느껴진다고 그랬었어
그 뒤로는 연애 안 하고 그냥 사는 거 같음

언제 한번 영화 얘기가 막 나온 적이 있었는데
얘가 갑자기 퀴어영화를 얘기하면서 재밌게 봤다는 거야...
솔직히 그 영화가 그런 특징이 센 영화는 아닌 예술영화긴 한데
그냥 영상미가 좋았다고 말한 느낌인 거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음.


그리고 약간 날 더 신경쓰는 느낌이 든다고 해야하나?
다른 애들 앞에서는 훨씬 장난기 많은데
나랑 단둘이 있을 때는 뭔가 더 진중해지고 솔직해지고 그래.
내가 아는 모습하고 다른 애들이 아는 모습하고 다를 때도 많음

한번은 밤에 술마시고 잠깐 만나자서 해서
진지한 얘기 할 사람이 나밖에 없다고
막 고민털어놔서 내가 정성껏 대답해줬거든

솔직히 서로 ‘그냥 친구1’ 이상의 관계는 맞는 거 같음
나는 좋아서 미치겠고 의심되는 정황도 있는데
내가 무지성으로 고백했다가 소중한 친구 한명 잃을까봐...
그리고 걔가 나한테 연애적 마음이 전혀 없으면
걔도 얼마나 충격일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불가능할 거 같으면 힘들어도 마음 접으려고 하고 있어.
나는 불행해도 걔가 행복한 게 더 중요한 거니까...

문제는 요즘 걔가 선연락을 잘 안해...
그냥 내 연락 안읽씹하는 경우도 많은 거 같다.
그래서 괜히 나혼자 오해하는 건가 생각도 들고

근데 또 날 피하는 건 아닌게 연락되거나 약속 잡아서 만나면
또 서로 관심사 맞아서, 신나서 막 즐겁게 얘기하거든?
걔도 지금 마음아 혼란스러워서 나를 피하는 건가....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거 알아채서 나를 피하나?
별 생각이 다 들고 혼자 끙끙 앓고만 있어....

어떻게 하는 게 맞는 걸까?
그냥 차분하게 시간 두고 지켜보는 게 맞을까?
아니면 내 부담이라도 덜어내기 위해 좀 멀어지는 게 맞을까?
진짜 나도 상대가 헤테로 같으면 깔끔하게 접을텐데
괜히 의심이 드는 단서가 있으니까 더 미치겠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