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이후

참으로 길고 긴 변명의 시간이었다.

정신과를 간다 -> 우울증 때문에 간다

산부인과를 간다 -> 처방 받을 수 있는 약이 산부인과밖에 없었다

가슴이 나온다 -> 치료 약에 여성호르몬제가 섞여있는거같다

머리를 기른다 -> 평생 스포츠로 자라왔으니 군대 가기 전까지 기르고 싶다

군대가 면제다 -> 간수치에 문제가 생겨서 갈수없다

수술을 받을 수 있다 -> 간수치에 문제가 생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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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날 무척이나 아꼈다.

딸을 세명이나 낳으셨다. 그리고 한 명의 딸은 아들을 갖기 위해 낙태마저 했다.

그리고 아버지가 사망한 이후 나는 우리집의 유일한 남자이자 기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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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내가 여자친구를 사귀자 뛸듯이 기뻐하셨다. 남자로써 그런 줄 아시니까...

그러면서 남자로써 여자를 사랑할때...라고 충고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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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임질거라고 누누히 말해왔고 지금도 늘 그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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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밍아웃을 하게된 경위.

보험사 쪽과 이야기를 나눴다.

어떤게 보험처리되고 어떤게 보험처리가 안되는지

그 질문 과정에서 전날의 출혈에 대해 고환적출로 인한거라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그랬더니 보험으로 수술비가 5만원에서 15만원정도 나온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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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어머니한텐 20만원의 돈이 있다고 한다.

내가 당장 어머니한테 도움을 드릴 순 없다

수술비도 갚아야하고 월세도 내야하고... 응급실에서 냈었던 돈도 연체가 될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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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내가 할수있는 방법은 조그마한 보험비라도 어머니한테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는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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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이었던 선택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언젠가는 해야만할 이야기였을 거라 생각한다.

어머니가 사망하기 전까지 거짓말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애인과 오랫동안 지내면서 결혼없이 지낸다는걸

아이하나 없이 지내고 점점 여성스러워지는 날 보면서 어머니는 어떤 생각을 하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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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내가 커밍아웃 한 거는 아니고, 보험사에서 이야기를 해주었다. 내가 할 순 없었다.

고환적출 수술을 받은 걸 알게 된 어머니의 첫번째 문자 메세지는 "성전환 수술받은거 여자친구도 아니?" 였다.

머리가 멍하다. 정말 머리가 한대 맞은 듯 멍했다. 그래서 문자메세지로 솔직하게 남자로써 너무 살기 괴로웠고 힘들었고...

삶의 의욕마저 들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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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문자메세지는 이기적이라고 생각해 전화를 걸자

더이상 연락을 끊자고, 지금 쓰러질거 같다고, 자기 죽으면 보자고 이야기하셨다.

이미 각오는 했었기에 덤덤하다. 정말 각오했었던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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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목포에서 서울까지 와야만겠다고 이야기했다.

오지 말라고 제발 부탁드렸다. 볼만한 면목이 서지 않았으니까... 아르바이트 할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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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식이 트랜스젠더라는 걸 속였고 그런 면목으로 치료비를 받아갔고...

그걸로 모자라서 서울로 떠나 수술까지 받고 바에서 일하고 남자와 동거까지

모두 알게된다면 만약...내가 어머니의 입장이라도....너무 힘들거같은데 그 뒤에 어머니한테 온 문자메세지는

몸 아픈데 무슨 아르바이트냐고 딸이건 아들이건 자기 자식이라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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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쩌지

하루만에 인생 전체가 뒤틀리는 기분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