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숏(short)이는 아침 햇살이 비치는 방에서 알람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양치를 하며 거울을 보던 그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귀여운 척을 하곤 했다. "오늘도 귀여운 나숏이!" 그러고는 혀 짧은 소리로 “아아  빠져든다~ 든다~”하며 스스로를 칭찬했다. 그는 그러다가도 곧 알바를 가야 한다는 사실에 조금 잿빛 얼굴을 지었다.

갑자기 전화 진동이 울렸다. 핸드폰 화면에는 조금 이상한 문구가 써있었다.

'저는 호기심 헤남인데요, 혹시 만날 수 있을까요?'

나롱이가 "음... 호기심 헤남이 뭐지..? 이런 단어는 처음 보는데... 신종 피싱인가...?"하면서 차단하려는 찰나 옐푸어(poor)라는 이름의 프로필에 떠 있는 아주 귀여운 얼굴에 눈이 뿅 갔다.

"앗... 이사람이라면... 빠져든다~ 든다~"

나숏이는 혼자 중얼거리며 뺨을 붉혔다. 그럼 근처 카페에서 보자고 하고 밖에 나오려던 찰나 알바하는 곳 사장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의 일틱한 얼굴에 뿅이 간 나숏이가 알바를 가야 한다는 사실조차 깜빡 잊었던 것이다.

"나숏이! 고객이 기다리는데 왜 이렇게 늦어?"

그 말에 화가 치밀어 오른 나숏이는 주저 없이 대답했다. 

"사장님, 이 씨발년아! 다른 사람 써 병신년아!"

전화가 끊기기 무섭게 나숏이는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난 알바보다 사랑이 더 중요하니깐!”

드디어 그와의 만남. 카페에 앉아 서로를 바라보는 순간, 나숏이는 생각보다는 그의 못생긴 외모에 우울한 눈빛이 감돌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숏이는 그의 그런 매력적인 면모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못생겨서 우울해요." 그는 말했다.

나숏이는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조금 찔렸지만 그래도 조금 가다듬고 선의의 거짓말을 했다.

"음.. 아니에요... 잘생기셨어요...!"

"렉밭갤 하는 애들은 진짜 병신 같아," 갑자기 그는 급발진을 하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그의 말에 나숏이는 순간 당황했다. 혹시 나숏이가 갤러인 걸 알고 있는 걸까? 하지만 그 모습마저도 무척 진지해 보였고, 어딘가 슬픈 기운이 느껴졌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하하..." 어제도 자기 전에 갤을 실컷하던 나숏이는 조금 찔렸지만 당황한 기색을 숨기며 거짓말을 했다. 귀여운 척을 하며 혀짧은 소리를 내며 웃어보였다.

카페에서 시킨 디저트와 아메리카노 두 잔이 나왔다. 그 순간, 나숏이는 무의식적으로 폰을 꺼내 갤에 올릴 사진을 찍으려다 실수로 떨어뜨렸다. 핸드폰 화면에는 'LGBT 갤러리'가 떠 있었다. 시간이 멈춘 듯했다. 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나숏이는 순간이 멈춘 듯한 긴장감 속에서 혼란스러웠다.

"어… 이건 좀… 빠져든다~ 든다~" 나숏이가 말문이 막힌 순간, 그의 눈빛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서로의 진짜 모습을 마주할 준비가 되어 있는 걸까? 이들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