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짱남녀>> 1화. - LGBT 갤러리

<<얼짱남녀>> 1화.앱에서 작성

와릉

2025.03.03 17:19:04

조회 57 추천 3 댓글 0

089f867fb5851ef623ea84e0309c706c304a8453d3d721d4edbb6e2e3cea5711c18ceda83d8b10e5969cd4046032bd1e352ea50d

내 이름은 한리여. 얼짱고등학교에 다니는 소위 말하는 얼짱이다.

학교에 내가 떴다는 소식이 들리면 등굣길엔 레드카펫, 신발장엔 고급 샤넬 향수, 자리에는 꽃다발들이 날 기다린다.

”야, 한리여. 오늘 학교 끝나고 오빠랑 영화나 보러갈까?”

가끔은 이런 돌발 이벤트도 겪어야 진정한 얼짱이지. 이럴땐 도도하게...

“...누구세요?”

자신을 오빠라 칭하는 역겨운 못생남쯤은 모기 쫓아내듯 처리해버리면 그만. 그래, 이게 나야. 한리여. 이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좀 알겠어?

추남을 쫓아내고 시크하게 반에 들어가면...

“어?”

내 책상에 있어야 할 꽃다발들과 편지들이 없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싶어서 주변을 둘러보니 반에 사람이라곤 털 끝조차도 보이지 않았다.

당황한 나머지 복도로 달려나가보니 사람들은 4반 앞에 모여있었다.

”우와... 잘생겼다.“

“전학생이라며? 대박...”

전학생 따위에 한눈팔려서 나한테 조공도 안 바치고 있었다니. 사상 초유의 사태다. 설마 내가... 여자도 아니고, 남자한테 얼짱 자리를 뺏기게 된다고? 그럴 리 없어. 호들갑이야!

도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봐주겠어.

”비켜! 나 지나가잖아!“

바글바글 모여있는 학생들 사이를 간신히 뚫고 4반으로 들어갔다.

’헉!‘

뭐야? 저 얼굴... 얼짱스타 뺨치게 잘생겼잖아? 시크한 분위기에 크고 확 째진 눈매, 곧게 뻗은 콧대에 갸름한 턱선이 정말 연예인 그 자체야.

얼짱남녀의 만남에 순간 침묵이 흘렀다.

뜻밖의 영화같은 연출에 용기를 내어 그 녀석 앞으로 걸어갔다.

”너, 이름이 뭐야?“

나의 말 한 마디에 장내가 술렁였다. 흥, 이게 나야. 한리여. 너같이 굴러들어온 돌이 꿰찰 수 있는 만만한 여자가 아니라고.

기세등등하게 그 녀석을 쳐다봤다. 하지만 5초가 지나도록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창문에 붙어있는 사람들이 웅성대자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수치심이 몰려왔다.

”야!! 너 이름이 뭐냐구!! 묻잖아!“

“...너 누군데?”

“뭐 이런...!!”

머리 끝까지 열이 뻗쳤다. 아침에 나한테 추근덕대던 추남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디선가 나를 비웃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꾹꾹 참은 화가 폭발했다.

“다 비켜!!!!”

감히 너따위가 나를 무시해? 잘났으면 얼마나 잘났다구?

두고봐. 이 한리여님에게 안달복달하게 되는 날이 오고야 말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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