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 잠실운동장 야구장에서 청소 일을 하고 있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홀로 외로이 남겨진 야구장을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일을 하고 있죠. 늦다면 늦은 밤, 관객분들이 버리고 가신 쓰레기들만이 저를 맞아주는 유일한 유채색입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이들은 밤 작업을 나가는 저같은 사람들에게 짖궃은 괴담을 하나씩 말해주곤 합니다. 잠실구장 중앙에서 3루로 넘어가는 살짝 낮은 천장 위에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 그 괴담의 내용입니다.

참으로 터무니없는 괴담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아니.. 아니었어야 했습니다.
그날 전 중앙 구역의 쓰레기를 분리하고 수거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힘겹게 일을 마친 후, 지하철역과 가까운 3루 출입구로 가기 위해 문제의 그 천장이 있는 그 복도로 발을 옮겼습니다.

지금도 믿기지 않습니다. 열대야가 심한 요즘임에도 아직도 그 일을 생각하면 등골이 서늘해지곤 합니다.

각설하고, 이제부터 제가 겪은 일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사건은 제가 복도 중간 즈음을 넘어갔을 때 발생했습니다. 불이 꺼져 있어 어두컴컴한 곳을 핸드폰 라이트 하나에 의존해서 지나간 그 순간, 제 뒤통수 위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잠깐 느려졌다가.. 갑자기 빨라지기도 하는 것이, 확실한, ‘생물‘의 흔적이 제 머리 위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소리는 분명히 두 개였습니다. 굉장히 거친 무언가의 뭉치가 천장을 지속적으로 긁는 소리도 났으니까요. 마치 아스팔트를 쓸어내리는.. 빗자루와 비슷한 소리였습니다. 그리고 탁 떨어지는 소리.. 얇은 막대기가 떨어지는 듯한 소리가 났습니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 천장에 그동안 보이지 않던 틈이 보였고, 저는 소스라치게 놀라 무심코 라이트를 그 틈에 비췄습니다.

상당히 좁은, 그러나 그 안에는 심연이 있는 것만 같은 그곳에서 보인 것은..초록색 다발이었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저.. 뛰었습니다. 살기 위해서 말이죠. 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우습게 들리시겠지만 살고 싶습니다.

해가 뜬 다음 날, 경기장 시설 관리과 직원분과 보안 직원분과 함께 다시 그곳을 찾아갔습니다. 경기장의 안전과 관련된 중대한 문제였기 때문에 두 분은 세밀한 관찰을 시행했습니다.

결국 천장 타일 몇 개를 교체하기로 결론이 났고, 천장의 타일을 빼내었습니다. 그 속에 있던 것.. 그것은 순수한 공포였습니다. 그 어떤 세상의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공포, 그야말로 이 세상에서 찾아볼 수 없는 끝없는, 세상의 끝에 위치한 끔찍한 저주와도 같은 그것이 저희를 맞이했습니다.

“기억하라.. 우리는 챔피언이다?“
“이 한자는 뭐지? 무적..LG? 누가 이런 더러운 빗자루를 숨겨놓은 거야? 악취도 심하네..“
“아 그냥 버려요. 기분나쁘게 뭘 관찰하고 있어..“


*지금까지의 모든 글은 허구의 괴담일 뿐이며 모두 내 상상으로 나온 것이고 어떠한 진실도 담겨있지 않는 주작이야 쥐붕이들아. 이런걸로 고소장 받기 싫어 싯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