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파죽지세로 상위권을 위협했던 LG 트윈스의 7연승 행진이 멈췄다. 12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3:5로 패하고 말았다. 올 시즌 1군에 첫 등판하는 1선발 허프를 3회초에 조기 투입하며 필승 의지를 보였지만 타선이 9개의 잔루를 양산했다.    

한편 시즌 초반 LG 타선을 견인하다 최근 주춤한 LG 외야수 이형종은 이날 경기에서 3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5월 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이후 6일만의 선발 출전이었다. 

하지만 이형종은 이날 역시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다. 외야로 나가는 타구조차 없었다. 8회말에는 선두 타자로서 네 번째 타석이 돌아왔지만 대타 이병규로 교체되고 말았다.

예상보다 이형종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4월 28일 수원 kt 위즈전까지만 해도 이형종은 4할 타율(0.402)를 유지할 정도로 타격감이 좋았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하는 등 파란만장한 이력을 가진 이형종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뜨거웠다. 4월 27일 KBO(한국야구위원회)의 공식 홈페이지 메인 화면의 리그를 대표하는 10명의 스타 중 LG는 원정 유니폼을 입은 이형종이 게시될 정도로 그의 방망이는 매서웠다.

▲  시즌 초 질주가 워낙 거센 탓일까? 최근 부진에 빠진 LG 광토마 이형종 (출처: KBO 야매카툰- 2017 떠오르는 샛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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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5월 들어 이형종의 방망이는 급격히 식었다. 최근 10경기에서 29타수 2안타 0.069의 타율에 그치고 있다. 장타도, 멀티 히트 경기도 없다. 빠른 카운트에서 속구를 받아쳐 빨랫줄 같은 타구를 양산하던 4월에 비해 타구의 질도 힘이 떨어졌다. 4할을 상회하던 타율은 0.315까지 내려왔다. 

이형종은 1군 타자로서는 올시즌이 2년차다. 타율 0.282 1홈런 14타점 0.737의 OPS(출루율 + 장타율)를 기록한 지난해는, 61경기 출전이 말해주듯 1군과 2군을 오가는 백업 멤버였다. 타자 전향 후 가능성을 보인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시범 경기에서 0.346의 타율 3홈런 10타점 1.154의 OPS로 맹활약하며 개막 엔트리에 당당히 진입했다. 정규 시즌 개막 이후 4월 한 달 쉴 새 없이 달리며 LG 타선의 선봉에 서기도 했다.

#LG 이형종 최근 2시즌 주요 기록

▲  LG 이형종 최근 2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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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상대 팀들도 이형종을 집중적으로 견제하기 시작했다. 경험이 많지 않은 타자를 상대할 때 그렇듯 변화구의 비중을 늘려 그의 타격감을 떨어뜨렸다. 

이형종이 변화구를 의식하는 것은 물론 잦은 출장으로 체력 저하를 노출하자 이제는 빠른공으로 윽박지르고 있다. 타자로서의 경험이 짧은 이형종으로서는 타석에서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노림수가 어긋난 어정쩡한 헛스윙도 종종 보인다. 

그렇다고해서 1군에서 제외하는 것도 쉽지 않다. 12일 현재 LG의 1군 엔트리에 포함된 6명의 외야수 중 이형종은 유일한 우타자이다. 외야에서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송구 능력을 자랑하는 그는 대수비 요원의 가치도 지니고 있다.   

12일 경기에서 이형종이 3번 타자로 나선 것은 올 시즌 처음이었다. 타격감이 좋지 않은 그를 중심 타선이 기용한 양상문 감독은 이형종이 장기적으로 LG의 클린업을 맡아야 한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시험대에 오른 이형종이 최근의 부진을 털어내고 중심 타자의 중책까지 소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