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명장면해석론앱에서 작성

아기백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3.10 15:26:17
조회 76 추천 1 댓글 1
														

3fb8c32fffd711ab6fb8d38a46dd2b3ca43e3fb35f417ab56fb1bb19b415735c2ad320a44ff63de535df827da27476b659ea3d6eb7d1d7aac2


제갈사는 차갑게 웃었다.

[ 난 저승이나 구원에 미련없어. 죽음이 두려운 이유는 죽은 후에 뭐가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지. 하지만 나는 알만큼 다 알고 있고, 천계에서 마련해준다는 인위적인 구원을 혐오한다. 결국 자기만족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지.]
"무슨 소리야..."
[ 나도 형님도 형수도... 제갈세가 전체가... 얼마나 천계의 위선에 농락당했는지.]

씹어뱉듯 말한 제갈사가 씩 웃었다.

[ 그러니까 이대로 마(魔)에 종속되어서 인성을 잃은 채 무한히 절망할 거다. 그런 것도 나한테 어울리겠지.]
"... 넌 미쳤어. 하지만..."
[ 이제 알았냐?]

나는 제갈사의 감정을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제갈사는 사실 미친 게 아니다.

단지 이 세상에서 미친 채 행동하는 게 가장 합리적이기에 그렇게 행동했을 뿐이다. 이미 사신(邪神)에게 장악당해 모든 업(業)이 악의 천칭에 기울어지는 이 세상에서 가장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행동 - 그것이 바로 광기였을 뿐이다.

미친 세상에서 함께 미쳐버리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었다.

나는 왠지 모르게 오랫동안 제갈사와 영혼을 공유하고 이혼대법을 수련해서인지 그 감정을 알아챌 수가 있었다.

[ 이번에 널 위해 행동한 이유... 그건 네가 가능성이 있는 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뭐?"
[ 나같은 천재도 이따금씩 바보같은 행동을 하고싶은 법이지.]
"뭐..."

갑자기 웬 자화자찬? 내가 황당해하자 제갈사가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 너같은 둔재가, 기어오르고 발버둥치며, 설령 천 년을 노력해도 그 결과가 허섭스레기같다는 건 알고 있다. 지금도 나는 네 노력이 무의미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한다. 칠요를 모아봤자 결국 망할테지.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제갈사는 처음으로 서글픈 미소를 띄었다.

[ 그런 네 녀석을 주군으로 선택한 게... 나의 운명에 대한 최초의 반역이다.]

파앗

제갈사의 말이 끝나는 순간, 그는 사라졌다. 정확히는 밀림의 지배자에게 흡수된 것이다.

"......"

앞으로 그는 영겁토록 [옛 지배자]의 장난감이 되어서 고통받으며 지낼 것이다. 그건 세상에서 [지옥]이라고 부르는 세계와 다르지 않으리라. 하지만 제갈사는 인위적인 구원을 거부했고 자신의 의지로 지옥행을 선택한 셈이었다.

나는 떨리는 손을 부여잡았다.

이건 아냐. 이건 아니라고!
제갈사가 아무리 개자식이라도, 이런 결말은 원하지 않아!

그리고 울부짖었다.

"신이여! 그 자의 영혼을 돌려 주십시오!!"

밀림의 지배자는 냉엄하게 말했다.

[ 정당한 거래가 이뤄졌는데 왜 떼를 쓰는 거지...?]
"빌어먹을! 이게 정당한 거래냐?!"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했다.

알고 있다. 이 자리에서 살아나가서, 앞으로도 미래를 향해 걸어나가는 게 옳은 일이라는 걸 알고 있다. 이제 십이율주, 백련교주, 주작이 모두 제거되었으니 내가 칠요를 찾고 힘을 키우는데는 더할나위없이 좋은 환경이 될 게 분명하다. 제갈사는 그걸 알고 있었기에 자신이 그 업을 짊어지고 대신 죽어준 것이다.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이런 절망적인 현실에 타협해서 눈돌리며 내 힘을 키운다고 해도 그게 옳은 일인가? 단지 신의 힘에 의존해서 동료의 희생에 거짓눈물을 흘리며 걸어가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게 아닌가? 그리고 제갈사가 영겁토록 지옥에서 고통받는 걸 도대체 무슨 염치로 견뎌내라는 말인가?

그래서야 내가 신의 힘에 굴복했던 절대자들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이건 무한히 농락당할 뿐인 게 아닌가!

나는 이마에 핏발이 선 채 노갈했다.

"신이여!! 인간이 그리도 갖고놀기 좋은 장난감이란 말인가!!"

내가 고함을 치는데도 밀림의 지배자는 되려 재밌다는 듯 유들유들하게 대꾸했다.

[ 인간 뿐만이 아니지. 신 앞에서 모든 필멸자는 평등하다.]
"흐... 흐흐..."
[ 인간 백웅이여. 신이라 하는 존재들은, 우리 [옛 지배자]는 이 세상 그 자체이다. 너희가 아무리 발악하고 의지를 다한다 해도, 우리의 발 끝에도 미치지 못하지. 너희는 우리에게 유희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을 뿐이다.]
"이 세상이라고..."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깨달았다.

내 전생에서 특정한 하나의 적수를 쓰러뜨리면 끝나는 게 아니다.

끝나는 것처럼 보여도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패배의 고리가 계속되었던 이유 - 그것은 내 적이 신(神)이며, 그 자들은 자신을 세상 그 자체라도 자부할 수 있는 절대적인 존재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밀림의 지배자는 내 적을 제거해주고 정의를 실천한 양 굴고 있으나 실제로는 어릿광대를 갖고 노는 유희에 지나지 않았다.

이 절망적인 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나만의 답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는 제갈사의 죽음에서 그 답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다.

"... 면 겠다."
[ 호오... 뭐라고?]

내 머릿속에서 백련교주와 제갈사의 죽음이 떠나가질 않는다. 나는 광기에 함몰된 채 이성을 뒤흔들었다. 혼돈 속에서 외친다.

"그럼 나는 죽겠다.... 죽고 나서 또 다시 도전해 주겠다."

나는 모든 힘을 끌어낸 채 옛 지배자에게 돌격했다.

"세상을 죽여버릴 때까지!"

그리고 내 의식이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보았던 혼돈 속에서 나는 끔찍한 고통을 느끼며 울부짖었다. 반드시 이루고 말 것이다. 이 세상이라고 칭하고 있는 신의 종말을 내 눈으로 보고 말 것이다!

내 19번째 죽음이 유년기의 끝을 알리고 있었다.

추천 비추천

1

고정닉 1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지금 결혼하면 스타 하객 많이 올 것 같은 '인맥왕' 스타는? 운영자 24/10/28 - -
AD 보험상담은 디시공식설계사에게 받으세요! 운영자 24/08/28 - -
5386322 유동 가난한자 당첨 ㅆㅆ [5] 꽁별사(219.241) 23.06.17 58 0
5386321 봉식형 커피한잔 맛나게드세여^-^ [2] 불이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6.17 32 0
5386320 방값 노계좌 이슈 다시선정 [7] 꽁별사(219.241) 23.06.17 67 0
5386317 방값 당첨 ㅆㅆ [7] 꽁별사(219.241) 23.06.17 71 0
5386316 가자미 1 1 불이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6.17 36 0
5386315 중국인에게 굽신굽신거리는 민주당대표 분홍빤쓰1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6.17 39 0
5386314 돌린다 1명 7만 몰아주기 [5] 꽁별사(219.241) 23.06.17 55 0
5386313 왐ㅁ마 토론토 ㅈ댓네 이거 ㅋㅋ [3] 엠창인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6.17 40 0
5386312 원엑ㅅㅂ련들 입금한지10시간이지나는데 처리를안해주네 [2] ㅇㅇ(223.62) 23.06.17 64 0
5386310 룰렛으로 뽑는다 댓글에 참여 ㄱ [21] 꽁별사(219.241) 23.06.17 102 0
5386306 꽁별사형 저될까요 .. 건승축하드립미다 [1] 무시다아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6.17 43 0
5386304 꽁별사형 아까 픽 드렷는데 저도 그렇게 함 가고싶네요 지원좀요 엠창인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6.17 27 0
5386299 배팅비 지원이벤트 간다 [10] 꽁별사(219.241) 23.06.17 71 0
5386298 밥먹고싶은사람?? [10] 꽁별사(219.241) 23.06.17 53 0
5386297 어제까지만해도컵라면먹던내가 무시다아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6.17 32 0
5386296 후 좀만 버티자 담주 월급이다 시발 홍익영남인(223.62) 23.06.17 42 0
5386295 이런 얘쁜 마누라 있으면 퇴근시간 몇시냐?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ㅇㅇ(106.101) 23.06.17 63 0
5386294 어제까지만해도 컵라면 먹던내가 [5] 꽁별사(219.241) 23.06.17 61 0
5386292 좋은아침입니다 [5] 하입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6.17 55 0
5386288 어제오늘 꽁 진짜 [3] 꽁별사(219.241) 23.06.17 150 0
5386287 민주당이 못싸우는 이유는 수박프락치 보다 이재명 때문 Qq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6.17 28 0
5386285 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 [4] 노궁수(118.235) 23.06.17 92 0
5386284 모코가입햇는디 전화 언제옴 ㅇㅇ(175.223) 23.06.17 51 0
5386282 여기 고시원은 밥도안주노 시발 ㅇㅇ(223.62) 23.06.17 74 0
5386280 구제좀요 가난한자(115.138) 23.06.17 40 0
5386279 고시원 방안에서 원래 술마시면 안됨? ㅇㅇ(223.62) 23.06.17 80 0
5386270 보스턴 무슨일이냐 이 씨벌럼들 13점 먼데ㅡㅡ 내 673배 [6] 엠창인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6.17 74 0
5386269 믈브 정답지 유포 애리 승 필라 승 샌디 플 승환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6.17 36 0
5386264 워싱턴 옵한폴낙이네 아 ㅇㅇ(211.36) 23.06.17 19 0
5386260 0.5콩만 구제가능한형님없으실까요 [1] 145346(211.53) 23.06.17 42 0
5386258 제발 구제좀요 심게시즌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6.17 36 0
5386257 믈브 답지 나왓습니다 0.7콩 구제 가능핢가요 승환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6.17 33 0
5386252 다른갤에 계좌뿌리면서 협박 존나하는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불이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6.17 80 0
5386249 0.7콩 구재좀요 1출로 새 인생 새롭게 스타트 하고싶습니다 승환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6.17 36 0
5386248 기환이형 폼미쳣다 빨딱섯다 불이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6.17 62 2
5386237 애틀 8대 떡요 [1] 불이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6.17 75 0
5386234 근데 기환이도 모냠이한테 차인거 아니냐 ㅇㅇ(118.235) 23.06.17 54 5
5386232 디스한갑만 부탁드립니다.. 티오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6.17 32 0
5386229 10시40분 믈브픽좀 [10] 꽁별사(219.241) 23.06.17 62 0
5386228 국밥에 소주 되시는분없나요 [1] 무시다아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6.17 37 0
5386224 도키 추하긴하노 ㅋㅋ ㅇㅇ(222.100) 23.06.17 91 1
5386221 돈 좀 생겻으믄 그럴수도 잇지 하남자 같긴한데 ㅇ [5] 엠창인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6.17 45 0
5386217 아침기환폼미친거같으면 개추 ㅇㅇ(222.100) 23.06.17 129 9
5386215 홍어준 7년인가8년만에 일어섯다는데 그럼 또 8년 기다려야 하는거냐 방값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6.17 44 0
5386208 오정쇼나 보러간디 밤샛네 와 불이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6.17 72 0
5386207 확실히 개 찌질하긴 하네 ㅋㅋㅋ 홍성준 ㅇㅇ(222.101) 23.06.17 31 0
5386205 주말 오전 롤이나 할사람 승환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6.17 23 0
5386199 개인돈 원금+법정이자율초과하는 이자낸뒤 잠수타도 ㄱㅊ? ㅇㅅㅇ(49.171) 23.06.17 117 0
5386198 담배나 푸자 승환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6.17 39 0
5386197 오늘 친구들 모임 회비가 2콩인데 개장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6.17 48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