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전 우승후보로 SK, 인삼, DB를 생각했는데 왜 DB만 이모양 이꼴이 되었는지, 왜 내 예측이 빗나갔는지 이러쿵 저러쿵 변명겸 주저리좀 해보자면

DB는 시즌 전에 앞서 두경민을 정리하고 박찬희 강상재를 데려와서 1번 포지션의 성격을 전환(두경민이 득점 위주의 경기운영이라면 박찬희는 조율에 가까운)하고 높이를 강화했음 이는 곧 팀 무게추가 가드(두경민, 허웅이 공존 혹은 존재헀던 시절) 에서 포워드(강상재 김종규 +외국인)로의 변화또한 의미함

그러면 왜 예전 동부시절 '윤호영-김주성-로드 벤슨' 혹은 이상범 감독의 인삼공사 시절 '양희종-오세근-외국인' 급의 조합이나 위력이 나오지 않는가에 대한 답을 해야되는데

1. 강상재 김종규의 실력이 미달인가?

아니라고 봄 강상재나 김종규나 국가대표 경력도 있고(심지어 주요국제대회에 들러리도 아닌 주축 멤버급) 감독 또한 오세근이라는 아주 좋은 빅맨과 함께 시즌 운영을 해본적이 있기 때문에 선수들의 실력이나(DB 산성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포지션이 겹치는 문제 혹은 공격 작업시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에 대한 이해) 감독 역량(토쟁이들 혹은 농구 전문가들은 이 점을 의심하기도 하지만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은 우승을 노릴 전력이 충분히 맞음

2. 박찬희, 허웅 과 빅맨들의 조합이 어색한가?

이것도 아니라고 봄 당장 박찬희 강상재는 전자랜드 시절부터 손발을 맞춰봤기에 팀이 달라졌다고 해서 그게 어긋나는것도 아니고 허웅은 정통 1번 보다는 2번(슈터)에 더 가까운(허재의 주장으로는 스몰 포워드도 볼 수 있다는데 이건 억지고) 선수라 역할 분담이나 이런거에 전혀 지장을 받는 상황이 아님

그럼 대체 뭐가 문제인가?

인터뷰를 보면 감독은 강상재를 '빅맨' 이 아닌 '빅 포워드'다 라고 하는데 여기에 문제가 있는거 같음 강상재의 선수 이력을 보면 고려대학교시절에도 주 포지션은 4번이었음(ㅁㅊ 그때 고대는 이승현-이종현이 다 해먹었는데 뭔 4번이야 얘가 이런 반론이 바로 나올텐데 이런 선수들 때문에 강상재는 고대 재학 시절 내내 후보였음 적어도 저 두명이 다 졸업하기 전까지는 ㅇㅇ) 내가 본봐로도 강상재는 충분히 빅맨 싸움이 되는 선수임 다만 그게 자신의 다양한 재능에 가려져서 두각이 안보일뿐이지

강상재가 3번이 아닌 4번에 적합하다면 반대로 207 김종규의 키가 너무 아깝지 않는가?

물론 207의 신장으로 3번을 보는건 KBL에서는 심각한 재능 낭비가 맞음 그렇다고 김종규가 3점 수비가 잘되냐 혹은 상대 3번을 잘 따라다니는 가로수비가 잘 되냐 이것도 못할 가능성이 더 높음 그럼에도 김종규를 3번으로 써야되는 이유는 바로 공격에서임 이는 어시스트 숫자에서 잘 드러나는데 200이 넘으면서도 포지션이 자유로운 최준용과의 비교가 제일 적절할거임(최준용의 평균 어시스트는 경기당 3개를 넘는 이 선수의 포지션을 '포워드'로 한정해보면 엄청난 수치)

김종규는 LG 시절에도 부동의 4번으로 뛰면서 어시스트가 경기당 2개였음 팀에 김시래는 물론 꽤 괜찮은 가드들이랑 같이 40분동안 주고 받으면서 농구했는데도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었음 반면 강상재는? 다시 말하지만 대학시절부터 강상재는 슛으로 더 이름을 알린 선수였음 포지션도 전자랜드에 와서는 김상규와 정효근을 밀어내고 4번을 차지했고

정리하자면

40분 내내 강상재가 4번 김종규가 3번 이렇게 고정해서 볼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지만 적어도 이 부분에서는 선수들이나 감독이나 한번 고민을 해봐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해보는 부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