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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푸틴의 승리앱에서 작성

ㅇㅇ(14.37) 2022.10.10 21:56:33
조회 192 추천 0 댓글 2

푸틴이 자신의 목적을 이룰 수 있을지, 만약 이룰 수 있다면 전후의 러시아는 어떻게 변할지를 분석해봄

※ 푸틴이 '패배'했을 경우에는 변수가 너무 많아 예측이 불가능함. 예상컨데 바이마르 공화국 못지않은 혼파망이 펼쳐질듯?


1. 작은 승리는 가능한가?

결론만 말하자면, 아직까지 가능성은 꽤 있어보인다임

러시아가 돈바스 해방으로 전쟁을 한정할 경우 얻는 이득은 무엇인가?

일단 헤르손/자포리자 일대를 포기할 경우(이유는 전 글에서 설명함) 하르키우 전투 직전 거진 1,000km에 달하던 전선의 길이는 약 450~500km 수준으로 축소됨

이는 아직까지 전장에서 포병우위/공중우세를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 입장에서 화력의 집중운용이 편해졌음을 의미하며, 동원병이 전장으로 올 때까지의 시간을 벌 수 있을 확률을 높힘

러시아는 자포리자-헤르손 일대를 버림으로서 우크라이나군의 게릴라가 특히 강성한 멜리토폴 쪽에서 발을 뗄 수 있게 되었고, 본토에 가까운 돈바스 전장에서는 보급 또한 상대적으로 쉬울 것임

러시아가 헤르손/자포리자를 버리기로 한다면, 우크라는 겨울까지 남은 10~11월 라스푸티차 기간을 헤르손과 자포리자 일대를 수복하는데 보내야 할 것이고, 그동안 러시아는 돈바스 점령지의 방어선을 굳히고 대포사료를 채워넣을 시간을 벌 수 있을것임


그래서 러시아가 '돈바스를 해방'할 수 있나? 라면 솔직히 아니라고 봄

바흐무트 방면의 러시아 공세는 여전히 돈좌를 거듭하고 있고. 도네츠크 상당수는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손아귀에 들어가 있음. 대포사료를 가지고 방어를 하는거면 몰라도 공세를 해서 지금의 러시아가 성과가 나올까?

심지어 바흐무트 방면군 일부는 리시찬스크로 재배치됐다는 소식까지 나오는데 푸틴이 바라는 '돈바스 대해방'의 성취는 이뤄질 가망이 낮다고 봄


반면,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해방도 완전히 달성되기는 어렵다고 보임

1) 돈바스 방면, 특히 2월 24일 이전 돈바스 괴뢰국들의 영토로 진군시 보급부담이 걸리는 건 우크라이나 또한 같고

2) 돈바스 괴뢰국들과의 경계는 8여년에 걸쳐 참호화된만큼 방어선을 넘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군도 막대한 피를 흘려야 함. 물론 돈바스 반군은 전쟁을 거치면서 매우 약해졌긴 한데, 쌓아놓은 참호선이 어디가는건 아닌지라 동원한 대포사료 채워넣으면 대충 0.7인분 정도는 할꺼 ㅇㅇ

3) 8여년간 전쟁을 거치면서 쌓인 증오는, 그것이 러시아에 의해 조장된 거라 할지라도 가볍지 않음. 돈바스인들 사이에서는 우크라군에게 자식을 잃은 사람도 많은데, 걔네들이 우크라의 복귀를 기뻐하면서 받아들일까?


안타까운 일이지만, 기존 괴뢰국들의 주민들은 이미 우크라이나와 너무 오랫동안 서로 죽이고 죽여, 이미 한 국가로 살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고 생각됨.

실제로 언론에 조명되지는 않지만, 도네츠크 쪽 VK 둘러보면 요 며칠간 우크라이나의 포격으로 죽은 도네츠크시 민간인 사상자도 꽤 됨. 그쪽 애들이 아무 감정이 없을거라 생각하는건 무리지.


결과적으로, 나는 우크라-러시아 전쟁의 결말이 2월 24일 경계와 돈바스 행정경계 사이의 어딘가에서 지리한 교착상태에 빠지는 것이리라 생각됨

크림은.... 잘 모르겠다, 여기를 수복할지 말지는 젤렌스키의 의지에 달린거 같은데..... 여기도 우크라 싫어하는 분위기 꽤 많음. 


2. 협상 - 군사분계선

헤르손/자포리자가 해방되고 푸틴이 돈바스에서 단 한치도 양보하지 않을때의 문제는 푸틴이 우크라에 양보할 카드가 없다는 것임

우크라/서구에게서 뭔가를 이끌어내려면 당연히 푸틴도 뭔가 딜을 해야 하는데 푸틴은 카드가 없거든

배상금? 이걸 내주면 패배 인증인데 푸틴이 줄 수 있는것도 아니고 비무장화/탈나치화는 말할 것도 없음. 당연히 제재 해제도 불가능하고


푸틴이 딱 하나 줄 수 있는건 있음. 러시아가 납치해간 수백만명에 다다르는 우크라이나 시민임

지금 얘들 상당수는 수용소에 처박혀있는데, 러시아 본토에 있는 얘들을 우크라이나가 무력으로 되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니 결국 협상으로 해결되어야 할 일임.

푸틴이 돈바스 전선 교착 이후 얘들을 인질로 써서 우크라이나의 휴전을 이끌어 낼 수는,,, 꽤 가능성 있을 것으로 보임.

아마 겉으로는 '아 걔네들 우크라 나치정권이 싫데서 우리가 보호중임' 씨부렁씨부렁대면서 되지도 않는 인도주의 코스프레 시도할거고

이 문제에선 서방도 진짜 답이 없어서 어느정도 타협이 이뤄지지 않을까 함


물론 이딴 짓을 했다간 전후 국제적으로 파리아 국가로 낙인찍힐거 뻔하고 중국조차도 쉴드쳐주긴 힘들겠지만..... 이제 와서 푸틴에게 그런게 중요할까 생각도 듬


결론적으로, 러시아는 2월 24일 경계에서 어느정도 더 나아간 영토를 획득하고

그 댓가로 

1.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내지는 폴란드/체코 or 다른 서구국가와의 군사동맹 용인
2. 박살난 경제
3. 중앙아시아 스탄국들 + 캅카스 국가의 이탈
4. 막대한 인명피해

를 감당하게 될 거라는게 내 예상임


3. 푸틴이 '승리'한 러시아는 어떻게 될 것인가?


푸틴이 '승리'(러시아의 승리가 아님에 유의할것)한 러시아에서 푸틴의 권위는 '공식적으로는' 하늘을 찌를 것임

러시아는 휴전 조약 체결 날짜를 국가 기념일로 지정할 것이고, 돌아온 러시아군들은 뻑적지근한 개선식을 벌일 것임

그러나 이것이 승리가 아님은 거의 모든 러시아 국민들이 알 것이고, 푸틴조차 이를 외면하지는 못할것임.

위기를 틈탄 반푸틴 여론의 등장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푸틴이 무슨 일을 벌일지에 대해 분석해봄


1) 대숙청

어찌보면 당연한 얘기. 러시아 국민들이 이번 전쟁을 '승리'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한 누군가 여론의 돌팔매를 맞을 필요가 있음

전술했다시피 쇼이구는 거의 100% 외국 에이전트이자 투바의 잡종, 순혈 러시아인을 더럽히려는 음모가이자 이교도, 동성애자, 페도필리아로서 매달릴것임.

그리고 나발니를 시작으로 많은 올리가르히들과 반체제인사들이 '외국 에이전트'로서 감옥에 갇히거나 처형될 것임


아마 전후의 러시아는 사회적으로 밀고/도청/음모가 각지에 횡행한다는 공포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이 높음.

술처먹고 VK에 쓴 푸틴 욕설 한문장으로도 '외국 에이전트' 혐의를 덮어쓰고 굴라그에 끌려갈지도 모르는, 1930년대 대숙청이 반복될것임


이는 말할것도 없이 푸틴 반대여론을 찍어누르려는 의도적인 공포정국 조성임

정확히는, 이런 식으로 사회 전체를 찍어누르지 않는 한 푸틴은 살아남을 수가 없음. 수십년간의 집권과 전쟁을 거치면서 푸틴은 너무 많은 계층을 적으로 돌렸거든.


2) 선군정치-훈타(junta) 정권

푸틴의 나이가 이제 70을 넘겼음. 이번 전쟁을 거치면서 푸틴은 많은 스트레스를 겪은듯하고, 꼬라지를 봤을 때 남은 수명이 그렇게 길 것 같지는 않음

이를 모르지 않을 푸틴 입장에서는 자신의 죽음 이후 후계자 생각이 매우 간절할 수밖에 없고, 이는 전쟁을 거치면서 더욱 곤란한 문제가 되었음


생각해보자. 니가 푸틴의 후계자라면 푸틴이 죽은 직후 서방과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역사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스탈린-흐루쇼프 관계에서 찾을 수 있음. 스탈린 생전 헤실헤실 처 웃으며 대가리 박던 흐루쇼프는 스탈린이 죽자마자 그의 노선을 집어치웠음

'2차대전 승리'와 '공업화'라는 2가지 대업을 이룬 스탈린마저도 이럴진데, 푸틴 사후 그 뒤를 이은 후계자가 푸틴을 집어던지는 게 어려울까?

이건 백프로 장담함. 푸틴 사후 메드베데프든 페스코프든 라브로프든 누가 되건, 모든 책임을 푸틴 개인한테 집어던지고 부관참시한 뒤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할 것임. 

왜냐? 러시아의 주축이 되는 올리가르히들과, 서방의 경제제재로 삶의 질이 떡락한 많은 러시아인들이 그걸 원할 테니까. 새로운 지도자로서는 지지율을 위해서라도 안할 이유가 없지.


북한에서는 이런 '배반'을 방지하기 위해 혈통 세습을 동원했음. 집권 정당성이 선조에게서 나온다면 아버지의 정책을 부정할 수는 없는 법이거든.

근데 푸틴의 자식은 모두 어리거나 국가행정에서 크게 자리잡고 있는게 아님. 이제 와서 푸틴이 혈통세습을 추구하기에는 빌드업도 없고 시간도 없어서 불가능하다는 얘기


그럼 푸틴은 순순히 이대로 살다 뒤지고, 저승에서 자기가 쌓은 모든 것이 부정되고 자기 시신이 오물로 뒤덮이는 것을 봐야.... 할까?

아님. 놀랍게도 아직 푸틴을 열렬히 지지해줄 수 있고, 푸틴 사후 노선을 계승할 수 있고, 푸틴 사후 정권을 유지할 수 있는 강력한 집단이 유일하게 하나 있음


바로 군부임 :

1) 군부는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크게 추진할 수 없음 : 서방과의 관계 개선이란 곧 군축을 의미하는 것이고 군부의 쇠퇴를 의미하기 때문임. 또한 군부는 태생적으로 우.파에 속하는 세력이므로 서방과의 적대, 러시아 영토의 수복, 애국주의 등등은 군부가 감히 버릴 수 없는 사상적 이념에 가까움. 따라서 군부는 현재 푸틴의 노선에서 크게 벗어나기가 어려움

2) 군부는 그 자체로 권력집단임 : 올리가르히의 경우 결국 돈을 쫓게 되어있고, 이는 친서방임. 통합러시아당의 경우 푸틴 추종자집단에 불과할 뿐 명확한 이데올로기가 있는게 아니고, 결국 선거로 집권하는 정치인집단인만큼 구심력이 약하고 이익집단의 여론을 신경쓸 수 밖에 없는 애들임. 반면 군부의 권력은 그 자신들이 들고 있는 총부리에서 나오고, 군부가 군부인 이상 권력을 쉽게 빼앗기지 않음.

3) 군부는 푸틴을 부정할 수 없음 : 푸틴 사후 군부가 푸틴을 부정한다는 것은 푸틴이 군부에게 가져다 준 '돈바스 해방'의 찬란한 명예가 사실 거짓이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임. 군부가 집권한다면 그 집권정당성은 푸틴이 실어준 NATO와의 대립구도 및 비상계엄에서 올 것인데,  군대가 스스로의 집권정당성과 명예를 동시에 부정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함


따라서 푸틴은 '승리' 이후 남은 평생동안을 군부에게 정권 쥐어주는 작업으로 채우게 될것임

단 한명의 군사독재자를 세우는 것은 그놈이 지나치게 강해지면 개혁을 시도할 수도 있기에 위험한 일이니, 남미식 군사독재, 훈타(Junta)가 모티브가 되지 않을까 함

이 경우, 국방부장관부터가 직업군인으로 대체될 것이고(쇼이구가 숙청되어야 하는 또다른 이유임) 향후 10여년간 주요 올리가르히들은 암살당하거나 투옥, 처형되고

군부가 거의 모든 경제를 장악하게 될 거라고 생각함


3) 벨라루스 합병


우크라이나 전쟁동안 우리의 비실게이는 벨라루스-러시아 연방을 맺기로 약속했으면서도 절차를 지연시키는 중이고, 벨라루스의 군대를 지속적으로 해체하고(참전하지 않기 위해), 작전지도를 공개하면서 서방과 간을 보고, 그러면서도 벨라루스 영내에 다수의 러시아군을 받아들였으면서도 벨라루스인들의 우크라 의용군 참전을 묵인했음.

물론 비실게이로서는 살아남기 위한 혼신의 처세술이었고, 그 덕분에 아직까지 정권 유지하고 있는거임. 푸틴도 전쟁중에 딱히 벨라루스까지 적대하기 싫어서 내비둔거고 ㅇㅇ


근데 전쟁이 끝났다? 이제 푸틴 입장에서 관점 바꿔서 생각해보자고.

1) 자꾸 간보면서 와리가리하는 믿을 수 없는 놈
2) 이제 러시아 코인 떨어졌으니 조만간 서방 쪽에 알랑거릴 가능성이 높은 놈
3) 현재 벨라루스 군대는 반쯤 해체 상태
4) 러시아군이 벨라루스 각지의 요충지에 주둔
5) 이미 벨라루스-러시아 연방 맺기로 싸인함


그리고 무엇보다 : 

6) 돈바스 해방이 잘 안되면서 당장 업적작이 시급함


어차피 서방과의 관계를 완전히 끝난 상황에서, 군사적으로는 2014년 우크라군 이하 수준으로 무력화되고, 이미 군대 박아넣고 보급루트까지 완비한 땅을 점령하지 않을 이유가 뭐임?

스탄국들과 캅카스, 심지어 아르메니아도 돌아서는 판국에 루카셴코를 믿으라? 

백번 양보해서 루카셴코가 러시아군 아니면 정권 의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서 계속 친러시아 관계를 유지한다 할지라도, 외교의 균형은 벨라루스 쪽으로 크게 옮겨갈 것임이 명백함.


물론 푸틴이 어느날 갑자기 벨라루스 전토를 무지막지하게 무력으로 합병할 거 같지는 않을거고, 아마 루카셴코를 무력으로 강압해 연방조약 절차를 진행하는 (형식적인) 과정을 밟지 않을까 싶음.

벨라루스의 주권을 하나하나 장악한 뒤 몇년에 걸쳐 벨라루스를 집어삼키고, 다시 한번 푸틴의 '위대한 승리'를 찬양할듯?



4. 결론

1) 푸틴의 '승리'는 완전하지는 않겠지만 여전히 가능성은 있다(승리라고 선전할 수 있을정도의 성과를 거둘 수는 있다)

2) 근데 전후 꼬라지를 생각하면 그냥 푸틴이 총대메고 자살하는게 나을듯

3) 진짜 치매걸린 노인네 수명 10년 남짓 연장해주자고 이지랄을 해야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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