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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이며 맥락이며.

말은 쉽지 앞이 깜깜할 것임.

만약 본인이 봉사 코끼리 만지는 심정으로 스포츠를 분석하고 있다면 패턴 분석으로 입문하는 것을 권유함.

해당 스포츠에 대해 문외한인 사람도 빠른 시간 안에 특정 궤도에 올릴 수 있기 때문임.

이를 증명하기 위해 가상의 패턴을 하나 만들어 보겠음.

[손흥민은 3경기 동안 득점하지 못할 경우, 다음 경기에서 득점 확률이 70% 상승한다.

이와 관련된 패턴은 총 50회 관찰됐다.]

이 패턴을 보자마자 요시! 하는 사람은 구마의식부터 받아야 하고.

우리는 여기에 의문부터 가져야함.

왜 손흥민은 3경기 동안 득점하지 못하면 다음 경기 득점확률이 급상승할까.

패턴은 근거가 있을 때 힘을 발휘함.

근거를 찾기 위한 과정으로, 우리는 패턴을 일부러 과최적화시킬 것임.

관측된 50회 중, 주요 포인트를 모두 적어 보는 것임.

손흥민이 3경기 동안 득점하지 못했을 때 + 흰 양말을 신었을 때 + 주심이 영국인이었을 때 + 70분 이후였을 때 + 브레넌 존슨이 해당 경기 키패스 5회 이상이었을 때 + 상대팀의 최근 다섯경기 평균 실점이 2점 이상이었을 때 + 경기 일정이 5일 이상으로 휴식이 널널했을 때…

그런 다음 변수를 하나씩 제거해 볼 텐데, 이 과정을 데이터 분석에서 백워드 엘리미네이션이라고 부름.

변수를 하나씩 제거하면서 어떤 조건이 쓸모 있는지, 없는지를 분별하는 것임.

1. 손흥민이 흰 양말을 신었을 때를 제거해 보겠음.

그럼에도 확률이 변하지 않았음.

그러면 이 변수는 딱히 상관관계가 없다고 치고 제거하겠음.

2. 주심이 비영국인이었을 때도 마찬가지로 유의미하게 변하지 않았음.

3. 네 경기 이상 득점하지 못했을 때도 득점 확률이 상승하지 않았음.

그렇다면 세 경기라는 조건, 즉 무득점 기간 설정은 잘못된 조건일 가능성이 큼.

이렇게 제거하다 보면 주요 변수가 나올 것임.

주요 변수란, 해당 변수를 제거했을 때 특히 패턴의 성공률이 떨어지는 변수를 뜻함.

4. 상대팀의 최근 다섯 경기 평균 실점이 2실점 이상이었을 때.

해당 변수를 제거하자 득점 확률이 50%로 떨어졌음.

이 변수는 유의미하다고 판단할 수 있음.

하지만 여기서 끝내면 유의미한 근거를 찾았다고 볼 수는 없음.

앞서 말했듯, 근거가 없는 패턴은 반쪽짜리임.

근거를 증명하기 위해 변수 하나를 추가함.

4-1. 토트넘이 상대한 모든 팀 가운데, 토트넘 상대 직전 다섯 경기 평균 실점이 2실점 이상한 팀.

손흥민의 득점력이 높아졌지만, 기존에 내가 생각했던 핵심 변수와는 상관 관계가 높지 않음.

즉,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임.

혹시, 세 경기 이상 넣지 못했으니 팀 공격 전술이 손흥민 위주로 맞춰지는 걸까?

5-1. 손흥민의 세경기 무득점 이후 손흥민에게 향한 패스를 살펴봤음.

손흥민의 공격 기회가 유의미하게 상승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확인됨.

다시 [상대팀의 최근 다섯 경기 평균 실점이 2실점 이상이었을 때]로 돌아가 보겠음.

단순 ‘실점이 많다’가 아니라, 조금 더 깊게 파보기로 했음.

해당 팀의 수비수의 돌파 허용, 풀백의 주력 등을 변수에 하나씩 집어넣어봤음.

그랬더니 유의미한 결과가 나옴.

4-1-1. 개인 돌파 허용이 리그 평균보다 더 높은 팀, 풀백의 주력이 리그 평균보다 떨어지는 팀.

이 두 팀을 상대할 때 손흥민의 득점이 유의미하게 높아지는 것임.

이를 조금 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 ‘세 경기 이상 득점하지 못했을 때’를 제거 하고 단순히 풀백 주력과 돌파 허용이 높은 상대팀을 조건으로 넣어봤음.

딱히 득점 확률이 떨어지지 않음.

즉, 세 경기 이상 득점하지 못하면 blahblah… 어쩌고는 불필요한 논제였음.

대신 우리는 [손흥민은 풀백 주력이 느린 팀과 돌파 허용이 높은 팀에 강하다]는 선수 개인의 특징을 알게 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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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축구에서 한 개인의 영향력은 크지 않음.

이 같은 선수 개인의 특성은 축구보다는 농구, 리그오브레전드 같은 개개인의 활약이 중요한 종목이, 혹은 야구의 선발 투수같은 해당 경기의 주요 인물에게 크게 작용함.

그럼에도 패턴을 근거화하는 습관을 가지면 선수, 팀, 리그에 대한 해상도가 올라감.

이런 패턴을 선수 개인에서 팀으로, 팀에서 리그로 바텀업 한다면 어떠한 틀이 보이기도 함.

여자 농구 언더가 그러한 특성인데, 어쨌든.

해상도가 높아지면 특정 패턴의 모수에 영향을 받지 않게됨.

50회보다 더 적은 수치의 패턴도 옳고 그름을 빠르게 판별할 수 있게 되는 것임.

너무 귀찮고 힘든 일이지 않냐고?

원래 모든 거창해 보이는 작업은 노가다임.

그리고 주식에 비해 스포츠 패턴은 아주 쉬운 편임.

특정 패턴이 자리 잡으면 빨리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러함.

패턴의 근거를 못 찾은 경우, 그럼에도 그냥 확률이 높으니 쓰는 경우도 있음.

확률에만 의존하는 시스템 베터들이 쓰는 방법인데.

이는 이후 논의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