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월드컵이 한창이던 2002년
그땐 승리에 도취한 사람들이 많았지.
사람몰리는 곳곳에 대형전광판이 설치됐고 너도 나도 8천원짜리 비더레즈를 입고 뛰쳐나왔지.
초반엔 나도 이기는게 그냥 좋기만 했어. 그런데 우연히   ////그날은 포르투전이 있던 때야.
지금의 용어로 표현하면 엘프급여신이 내 옆에서 응원을 했어 짧은 바지입고
이미 한국 16강 진출은 거의 확정된 상태였고 나는 어떻게든 몸을 부벼보고자 했지.
그때였어. 박지성이 신들린듯한 트래핑후에 골키퍼 가랭이 사이로 슈팅을 성공시켰고 얼싸쿠나 좋다하고 옆에 친구를 껴앉았지. 그때 어깨동무하고 난리도 아니었거든 그리고 나서 그 여자랑도 얼싸쿠나 하고 껴안았지.

이겼어 이겼어
8차선 도로는 사람들이 쏟아져나와서 도로교통은 이미 마비된 상태였고 흥이 난 시민들은 트럭위에 올라타고 페레이드를 벌였지.
물론 그때까지 그녀옆에 딱 달라붙어 있었고 그녀도 흥에 겨운듯 트럭위에 올라타고 우린 신나게 대한민국을 외치고 웃고 떠들어댔어
그리고 끝나고 내가 조심스레 술집을 가자고 했지. 그 당시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으니 다들 흔쾌히 간다고 했어 물론 그녀도
시간이 12시가 넘어가니까 사람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했어.
나도 슬슬 졸음이 밀려왔어 학교도 가야되고 바빴거든.
그녀도 슬슬 졸음이 몰려오는지 자리를 털려고 하는거야.그녀가 오늘 재미있었따고 이만 가본다는거야.그래서 나도 무작정 따라나갔어.그녀한테 집이 어디냐고 물었지 . 우리집과 오나전 반대방향이었지만 우리집도 거기라고 했어. 술도 많이 먹었고 하니 좀 걸으면서 술 깬담에 택시타고 가자고 했고 그녀도 알았다고 했어.
걸으며 이야기 하다가 내가 너 맘에 든다. 연락처교환하자고 했어.
그녀도 그날 흥에 겨워서 연락처를 나에게 줬어.
그리고 걸어가다 기습적으로 내가 키스를 했지.꿀떡꿀떡..
입술이 참 맛있었어.
집에 데려다 주고 다음날 연락을 시도했지.
그녀가 받았어 학교라는거야 아 그랫 나는 당연히 대딩인줄 알고 언제 마치냐고 하니....
고1이었어. 그녀는 내가 고딩인줄 알았던거야..

그땐 대학생이 고딩이랑 만나는게 디게 챙피한 일인줄 알았어.
그래서 들어온 복을 놓쳤어. 생각해보면 그녀도 이제 어엿한 이십대 중반일텐데.....

아 젠장 삶의 싸이클이 안맞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