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여성보다 먼저 당뇨병 걸리고 합병증 위험도 높아... 지방 차이가 원인?

메디먼트뉴스

2024.05.20 09: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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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먼트뉴스 박민우 기자] 남성이 여성보다 더 일찍, 체질량지수(BMI)가 상대적으로 낮음에도 제2형 당뇨병에 쉽게 걸리며, 이후 합병증에 걸릴 확률도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3월 국제 학술지 《비만(Obesity)》에 게재되고 최근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유럽 비만학회(ECO)'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제2형 당뇨병을 앓는 비만 남성의 복부 지방이 여성에 비해 인슐린 저항성이 높고 특정 유전자 발현 정도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스웨덴 스톡홀름 카롤린스카 연구소 연구진은 1993년부터 2020년까지 스톡홀름 지역에서 모집한 제2형 당뇨병 환자 여성 2,344명과 남성 786명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혈액검사와 복부 피하지방 샘플 채취 등을 통해 이러한 결과를 도출했다.

연구진은 남성의 인슐린 저항성이 더 높은 이유를 지방세포 분해가 비효율적으로 억제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세포 분해는 염증과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는 유리지방산(free fatty acid)의 혈중 수치를 높인다. 유리지방산은 에너지로 사용되지만, 혈중 농도가 높으면 고지혈증과 죽상동맥경화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혈액 검사 결과, 비만이 있는 남성과 여성 사이의 지방 분해 및 생성 수준과 이에 대한 세포의 민감도 차이가 확인되었다. 여성의 지방 조직은 남성보다 인슐린 민감도가 10배 높았고, 비만 남성의 지방세포는 여성보다 분해 속도가 두 배 빨랐다.

또한, 특정 유전자 발현 연구에서 '인슐린 수용체 기질1(IRS1)' 암호화 유전자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덜 발현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IRS1 유전자의 변이 등이 발생하면 인슐린 신호 전달이 원활하지 않아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할 수 있다.

최근 《역학&지역사회 건강(Epidemiology&Community Health)》 저널에 게재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을 앓은 기간과 상관없이 남성이 여성보다 제1형 및 제2형 당뇨병 관련 합병증 발병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제1형 혹은 2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45세 이상 남녀 2만5,713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남성의 심혈관 질환 위험은 여성보다 51%, 하지 합병증 위험은 47%, 신장 합병증 위험은 55%, 당뇨병성 망막증 위험은 14%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비만 남성의 인슐린 저항성을 확인하고, 이는 제2형 당뇨병 예방을 위한 약물 및 생활습관 개입 등의 구체적 방안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연구진은 평가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전향적 연구가 계속 이어져야 하며, 체중 외에 체지방 분포, 근육 변화 등을 세부적으로 살피고 장기 내 지방 침착물 변화를 고려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 대상자의 95%가 유럽 출신 백인이라는 한계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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