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류는 청각장애인이다. 그의 누나는 신장 이식을 받지 못하면 죽는 시한부이다. 세상에 가장 소중한 것이 누나였던 류는 자신이 가진 천 만원으로 장기밀매 조직에 찾아가게 되고, 결국 조직에게 장기만 빼앗기고 천 만원을 그대로 잃게 된다.
그리고 며칠 후, 기적적으로 누나에게 신장이식자가 나타난다. 하지만 자신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수술비가 없어진 류. 이때 류의 여자친구인 영미는 아이를 유괴해 돈을 벌자고 어처구니 없는 제안을 한다. 하지만 직장에서도 해고당하며 유괴 외에는 방법이 없어진 류. 결국 둘은 자신을 해고한 상사의 딸을 유괴하기로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원한관계로 인한 의심을 피하기 위해 둘은 상사의 운전기사인 동진의 딸을 유괴하게 된다. 이들의 목적은 수술비인 2600만원이 다였기 때문에, 이들은 동진의 딸을 놀아주며 동진이 던져줄 돈을 기다리고 있었다.
동진은 결국 돈을 준비해 류의 지시를 따른다. 돈을 받아 집으로 돌아온 류는 동진의 딸인 유선이 오늘따라 더 예뻐보인다. 그런데 유선이 건넨 쪽지를 읽었는데, 류의 누나는 류가 집을 떠난 사이 그의 범행을 알게되었고 죄책감에 마지막 쪽지를 쓰고 자살을 선택한 것이다. 류는 자신의 누나를 어릴 때 뛰어놀던 호수에 묻어주기 위해 유선을 데리고 집을 나선다. 눈물을 흘리며 누나를 묻어주는데, 걸어오던 유선은 호수에 빠져버린다. 류를 하염없이 부르는 유선. 하지만 청각장애인인 그는 듣지 못했다. 결국 유선은 죽게되고, 동진은 류에게 복수를 준비한다.
을 봤을 때에도 했던 생각이지만, 박찬욱 감독의 색깔은 정말 따라할 수 없을 정도로 독보적이다. 다이나믹한 장면 등이 나오지 않아도 그의 작품은 잔잔하지만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마음에 깊은 웅덩이를 만드는 것 같다. 대사, 연출, 그리고 주인공들의 심리를 중심으로 작품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한다.
이 영화에서 류는 어디까지나 '범죄자'이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류의 서사, 감정, 그가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들을 자세하게 보여준다. 이로인해 류에 대한 공감을 심어준다. 영화가 주는 이러한 설득력이 참 좋았다. 그리고 류는 청각장애인이기에 그의 생각은 모두 글로 표현되고, 오직 그의 시점에서 조용한 세상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장면들조차도 감상자가 그의 세상에 더 깊이 들어올 수 있게 만든 장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영화의 메시지는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 이다. 결국 류의 행동이 동진이 복수를 결심하게 만들었고, 동진의 행동은 또 다른 누군가의 복수를 낳는다. 결국 제목처럼 '복수는 나의 것'이라는 말은 사실 '나의 복수'는 있어도 '나만의' 복수는 없다는 말처럼 들렸다.
그리고 마음에 많이 남았던 장면 중 하나는 동진의 부검실 장면이었다. 자신의 딸인 유선의 부검 장면에서 그는 눈물을 흘리고 슬픔을 토해낸다. 하지만 류의 누나의 부검 장면에서 그는 하품을 한다. 이 두 장면의 대비로 하여금 영화는 '사람들은 결국 오직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된다' 라는 우리의 본질적인 심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설정, 상황, 그리고 연출, 게다가 완벽한 연기력까지. 잔잔하지만 마음에 큰 동요가 오는 영화였다. 영화 크레딧까지 이어지는 동진의 웅얼거림이 여운이 짙었고, 생각이 많아지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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