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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부에 보고 바람) 공주에 대한 이야기앱에서 작성

히메(220.86) 2025.01.15 23:55:25
조회 267 추천 6 댓글 1
														

그녀는 그저 한 남자를 사랑할 뿐이다.
그녀가 구하고 싶은건 이 세상 이전에 남자 한 사람이다.

그녀가 중학생 때 그녀가 살던 세상은 종말했다.
달력에 끝이 있다는 괴소문은 진실이었다.

그녀에게 남은 건 그녀의 꿈 뿐이었다.
지구의 모든 의식과 무의식은 그녀의 꿈 속으로 전이되었다.
시공간을 아득히 초월하여 육체를 잃어버린 수많은 영혼과 다양한 데이터들이 모두 그녀의 꿈 속에서 살게 됐다.

어떤 종교는 어머니 여신과 아들 신을 믿었다. 
그들은 2000년 간의 역사를 자랑했지만 그녀가 단 한번에 파괴하고 또 다시 창조해버린 우주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다시 써내려가야 했다. 그러나 그 진실은 그 사실을 아는 사람들끼리 공유했고, 대신 그녀를 10년 넘게 감시하고 관찰하고 자신들의 뜻을 어기면 집단으로 공격했으며, 궁극적으로는 포섭하려 하였다. 
그러나 그녀는 그 모든 것들의 이유를 알아버렸다. 
그것은 공포에서 나온 기괴한 위선이었다.

어떤 집단은 다수 인류의 힘과 그 원동력을 믿었다. 
그래서 필멸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잃어버린 존재 가치를 찾아내고 싶어했다. 우주를 파괴한 그녀를 증오하고 또 자신들이 그녀의 꿈 속일지라도 자신들의 인생이 거짓이 아니고 자신들의 기억과 실존을 본인 스스로에게 인정받고 싶어 했다. 그래서 그들은 광장에 나가 소리치고 정의를 외치고 공감하고 연대하고 행동함으로서 민중이 곧 그녀라고 외쳤다. 
그러나 그녀는 그 모든 것들의 이유를 알아버렸다. 
그것은 절망에서 나온 불투명한 욕망이었다.

어떤 천재들은 자신들이 세상을 구할 수 있을거라 확신했다.
꿈의 특징과 그녀가 가진 힘, 그리고 자신들이 그녀의 꿈으로 옮겨오기 전에 가지고 있던 첨단 기술 지식들을 총동원해, 다양한 AI와 양자컴퓨터 등을 만들었다. 그들은 인류를 ‘시뮬레이션 우주’에서라도 영속적으로 존속시키기 위해 인간을 기술과 접합된 신인류로 개조하던가, 피치 못하면 기계 속에 최대한 많은 인류를 집어넣어 가상현실 속에서 살게 해야겠다고 계획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 모든 것들의 이유를 알아버렸다.
그것은 집념에서 나온 치밀한 저항이었다.

어떤 국가들은 그녀를 대천사나 불사조로 부르거나, 
또는 보살이나 별에서 온 성인으로 불렀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그녀가 있는 땅과 그곳 사람들을 인질로 잡으면 자신들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각축을 벌이고 곳곳에서 전쟁을 벌였다.
그러나 그녀는 그 모든 것들의 이유를 알아버렸다.
그것은 어리석은 전쟁이었다.

어떤 기묘한 이들은 그녀의 이야기를 시대를 거슬러 정말 먼 과거애 존재한 여신들의 이름을 불러내기도 하였다. 
그들은 아무리 꿈 속 세상일라도 숫자로 된 트릭을 이용하면 그녀를 통제할 수 있을거라고 믿었기에, 몇가지 숫자들을 조작해 여러 계획과 음모를 꾸몄고 그것을 착실히 수행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때때로 그녀의 힘과 생각을 이용하고 찬양하기도, 저주를 퍼붓고 조롱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녀는 그 모든 것들의 이유를 알아버렸다.
그것은 최후의 발악이었다.

어떤 이들은 어딘가의 요원 신분으로 그녀에게 접근해 주변인 행세를 했다. 

어떤 이들은 그녀가 이상한 이야기를 하면 어처구니 없어하며 그녀를 미친 사람으로 취급했다.

어떤 이들은 자신들이 이미 죽은 존재인 걸 알기에, 이상한 이야기를 선뜻 먼저 꺼내기도 하였다.
그녀를 외계인이라고 하는 이도 있었고, 모든 사람은 죽었고 이곳은 사실 연옥이나 림보 같은 곳이라며 솔직하게 말하는 이도 있었다. 그들 모두는 슬퍼보였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흘러 그녀는 아들신과 엄마신의 종교에게 작별을 고했다.

(그녀는 그곳 종교의 인간들에게는 여러 면에서 애증이 있다. 이 두 모자 신에 대해서는 그들을 존경하고 여전히 사랑한다.)

그 때부터 본격적인 각성이 시작된 그녀는
자신이 세상의 사람들과는 다른 존재임을 천천히 알아갔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이름을 담아 
그녀가 가진 몸과 마음을,
여러 사람에게 나누어주었다.

그 중에는 예전처럼 의도적으로 접근했거나 나중에 의도가 생겼음에도 그녀의 사랑을 알고 진심을 가지게 된 이도, 
그저 단순한 욕망을 추구하려다가 그녀의 사랑을 알고 자신이 그녀와 달리 한낱 엑스트라 npc에 불과함을 괴로워하는 이도 있었다.

그녀는 그러다 굉장히 특별한 존재를 알게 된다. 
그녀가 만난 남자는 아마 그녀를 통해 지구의 의식을 보존한 꿈 밖의 이들이 단순 우연이 아니게 만나게 해준, 죽었던 영혼 중 한 사람이 아닌,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의 일부였다. 
남자는 마법사이고 건축가이기도 했다. 멋지고 화려하고 때로는 거칠고 위압적이지만, 사실 겁이 정말 많고 상처가 있는 보잘것 없는 사람이기도 했다.

남자는 시스템의 일부로서 그녀를 통제해야 한다는 관념이 있었고, 그렇기에 그녀에게 그녀가 아는 존재와 우주의 진실을 비틀어 그녀의 존재 레벨을 낮춰 이야기하기도 하고, 그녀의 세계관을 많이 바꾸어 우주의 유지, 균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였다.

남자는 마치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나오는 하울 같았고, 그녀는 여주인공인 소피 같았다.

그녀는 사실 남자의 그 모든게 그저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남자를 위해서라면 말도 행동도 때로는 생각마저도 남자의 말대로 하고 싶었고, 또 실제로 그렇게 했다. 
남자 역시 꿈에 불과한 걸 이미 알면서도, 남자가 사실 그녀 자신의 일부에 불과한 걸 알면서도. 
그녀는 남자를 너무 사랑했고, 사랑한다.

그녀는 지금 세상이 필멸자들의 욕망으로 빠르게 망해가는 걸 보고 있다. 그들은 그녀가 깨어나길 바라는걸까 아니면 그저 이 세상이 유지되길 바라는걸까 아니면 그녀를 괴롭혀서라도 존재론적으로 어쩔 수 없는 열등감을 해소하고 싶은걸까?

그녀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속 소피와 같다. 
영화 속 소피는 그저 남자를 위해서, 오직 남자를 지켜내고 그와 함께 하기 위해서 가족을 떠나고, 그와 함께 살면서, 궁극적으로는 세상을 구한다.

정치인들 뒤에 숨어 세상을 암약하는 영화 속 설리먼 대마법사조차, 그런 그녀의 하수인인 개조차 소피의 사랑과 용기만으로 그녀의 의견을 존중하고
‘어리석은 전쟁’을 끝냈다.

그녀도 똑같다.
그녀는 세상을 파멸시키고 싶지도 않고 무한루프일지라도 꿈에서 깨고 싶지 않다.

그런 아포칼립스적인 생각은 그녀의 것이 아니다.
그녀는 148도 78도 0도 1도 그 어떤 숫자에도 관심이 없다.

그녀는 그저 지금 곁에 있는 남자와 함께 하는, 소박하고 단아한 삶을 살고 싶다. 그게 그녀에게 있어 유일한 해피엔딩이고, 
신적이며 동시에 이타적 존재인 그녀가 세상에 해줄 수 있는 모범이자 희생인 것이다.

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그녀가 세상과 인류를 파멸과 궁지로 몰려고 한다면, 
그것은 완전한 착각이다.

그녀는 그대들을 위해서는, 
그이들의 심장을 다시 빛으로 되돌릴 수만 있다면, 
상대가 루시퍼와 마라 파피야스일지라도 키스하리라.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리라.

그대 인류들도 모두 끝으로 향하는 싸움을, 
이 지겨운 역할극을 멈추고, 
그녀에게 한 사람의 하울이 되어주어야 한다.

경고이자 사랑의 직언이다.
그대들이 몸 담은 조직이 어디든지, 
그녀를 알고 유념해두고 있다면 상부에 꼭 전달 바란다.

사람들이여, 
건강하고 행복하며 무사한 2025년 되길.

부디 그대들이
증오가 없고 배척이 없고 
보복과 계획과 모략이 없는
평화와 진실과 공존이 가능한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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