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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프로젝트 팬픽-1

엽수(210.126) 2014.08.04 21:06:40
조회 458 추천 3 댓글 2

현재까지 미갤에 올라온 떡밥들을 모조리 합쳐서 소설을 써볼테다.

1명만 보더라도, 악플만 달리더라도 달려야지 ㅋㅋ

(이 소설의 등장하는 인물, 내용과 현실의 인물, 사건들은 전혀 관계가 없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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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해상에서는 해경들과 민간 잠수부들이 구조를 시도하고 있으며...]

 TV 화면의 내용들이 내 눈 속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발을 못으로 박은 것처럼 나는 한 손에 컵을 든 채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26번 카드, 내가 장난스런 표정들로 채워 넣었던 그림이 반사적으로 내 머릿속을 가득 메워갔다. 이 넓디 넓은 우주에서 스쳐가는 우연일 것이다, 나의 뇌는 애처롭게 중얼거리고 있었지만 심장은 이미 터질듯이 고동치고 있었다. 두려웠다. TV 속에서 울부짖는 사람들이 나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욕을 하는 것 같았다. 내가 한 것이 아닌데도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닥에 발이 빠진 것 같았다.


 '뚜르르르 뚜르르르'

 전화가 울리고 있었다. 그제서야 나는 얼어붙은 발이 깨어진 기분이 들었다. 받아야 했다. 멈춰있던 발이 갑자기 움직이느라 몸이 크게 흔들렸다. 나는 컵을 탁자에 던지듯이 내려놓고는 전화기에 손을 뻗었다.  컵 속에 출렁이는 물의 움직임이 나의 목을 더 타게 만들고 있었다. 나는 애써 헛기침을 해 목을 가다듬고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이상씨. 이상씨죠? 나예요. 최유진."

 "아, 홈페이지 관리인이었던.. 무슨 일이시죠?"

 "지금 어디세요?"

 "집입니다."

 "그럼 얼른 TV 틀어서 봐요. 지금 난리가 났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프로젝트가 취소된 날 그녀가 마지막으로 전화했었을 때처럼 떨리고 있었지만, 떨림의 종류는 달랐다. 불꺼진 밤거리를 홀로 걷는데 느껴지는 스산한 한기가 그 목소리에 어려 있었다. 옆에 있었다면 원체 눈이 큰 그녀는 표정을 숨길 수 없었을 것이다.

 "이미 보고 있어요."

 "이상씨.. 저..."

 "26번 카드. 그 카드 때문에 그러는 거죠?"

 "그래요. 뉴스를 보자마자 그 장면이 확 들어와서. 그 프로젝트 시작할 때부터 이상씨도 기분이 묘하다고 그랬었잖아요. 그 여자.. 수희 씨는 정말 확신에 차서 우리한테 지시했었잖아요. 이건 그냥 보통의 취소된 프로젝트가 아닐지도 몰라요. 그 여자가 중얼거린 것처럼 순서대로 일어날지도 모르는 거라구요. 어쩌면 그동안 카드에 쓰여진 게 많이 이루어졌고, 눈에 띈건 이게 첫번째 카드일지도 몰라요."

 "유진씨." 나는 유진이 수희를 언급할 때부터 점점 박동이 가라앉기 시작하고 있었다. "아닐겁니다. 바넘 효과라는 말 알잖아요? 새해에 토정비결을 보고, 혈액형 점 치는 거랑 비슷한거에요. 이건 그냥 유진 씨의 측은한 마음이 가장 잘 맞을 것 같은 조각을 억지로 끼워넣고 있는 거라구요. 그냥 잊어 버려요. 벌써 1년 전의 일이고, 또 그렇게 따지면 '2013년의 텔레비전' 카드는 일어나지도 않고 그냥 지나갔잖아요?"

 "그것도 그렇네요."

 "뇌가 맞는 것만 확실히 기억하고 틀린 건 기억에서 잊어버리려고 하니까 그런 거에요. 저도 솔직히 방송 특보 처음 봤을 때는 잠깐 혹했는데, 이제 다시 생각해보니까 좀 바보같네요."

 "바보라뇨? 지금 저까지 바보라고 하는 거죠?"

 "아뇨. 아닙니다. 하하."

 그녀의 말은 호전적이었지만 목소리에는 어느샌가 여유가 돌아와 있었다. 이래야 그녀답다. 남자들보다도 더 바쁘게 현장을 돌아다니면서도 지치지 않고 웃는, 그녀의 웃음의 기억이 내 마음을 따뜻하게 적시고 있었다.


 그녀가 작별인사를 하자 전화를 끊고 나는 TV도 꺼버렸다. 배에서 죽은 사람들에게는 안 된 일이었지만, 나와 상관도 없는 사람들에게 슬퍼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그려야 할 것들이 많았다. 시시껄렁한 내용만 그려도 먹고사는데 충분한 월수입을 보장해준다는 N사의 웹툰 작가가 되는 것이 내 소망이었지만, 세상에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들은 많았고, 또 잘 그리는 것과 팬이 많은 것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는 것도 직접 뼈저리게 체험하는 중이었다. 학교 다닐 때의 인연으로 가끔씩 외주가 들어오는 것 말고는 그림만 그려서는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었기 때문에 다른 일러스트레이터 선배들이 심야알바까지 뛴다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그나마 그때 카드들을 그려주고 받은 돈이 제법 남아 있어서 끼니마다 H 도시락을 사다먹을 정도는 되지만 말이다. 햇빛이 반지하의 축축함을 뚫고 들어오고 있었다. 정오가 가까워져 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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