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동안의 일상을 바꿔 새로운 환경에서 생활을 시작하는 것은 그 어떤 일보다도 어려운 도전일 수 있다. 

이러한 변화를 겪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20대 때 향한 열정을 가지고 서울로 올라가 후에는 귀촌하여 새로운 생의 장을 열고 있는 코미디언 이재훈이다. 그의 새로운 삶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몇 달 전부터 이재훈은 전북 임실군의 주민이 되었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서울과 임실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임실의 유명한 명소인 옥정호수에 카페를 오픈한 지 1년이 지났다. 

최근에는 전입신고를 완료하며 본격적으로 귀촌 생활을 시작하였다. 이재훈은 "이곳 근처에는 중식당이 한 곳밖에 없고, 배달 서비스도 없다. 뭔가를 사려면 많이 움직여야 한다"며 "미국 LA처럼 자동차가 없으면 이동하기 어려운 곳"이라고 유쾌하게 비유했다.

이재훈은 2001년에 KBS의 개그맨 공채 16기로 연예 생활을 시작했고,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인 '생활사투리'와 '도레미 트리오' 등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서울과 임실을 왔다갔다하는 삶을 살면서 점차 방송 활동이 줄어들었다. 

그는 "딸의 건강 문제로 인해 장모님이 계신 임실에서 아내와 딸이 먼저 생활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 역시 임실에 정착하기 위해 카페 사업을 준비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재훈의 13세 된 딸 소은이는 폐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로 태어나 여러 번의 큰 수술을 받았으며, 앞으로도 추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딸을 위해 선택한 결정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서울에 살면서 아내와 모두 바쁜 일상에 쫓기다보니, 아이를 직접 돌볼 시간이 부족했어요. 아이가 큰 수술을 앞두고 있었는데, 그 과정이 두려워서 아이가 더 건강해진 후에 수술을 받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임실로 이사온 후, 해맑은 웃음을 짓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마치 세상 모든 것을 가진 듯한 기쁨을 느낍니다.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이런 행복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부모로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이죠. 그 행복을 저는 매일 체험하고 있습니다."

이재훈은 그가 언젠가 귀촌할 줄 몰랐다고 밝혔다. "나는 원래 많이 고민하는 성격이고, 많이 걱정하는 편인데 어느 날 서울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선택이라는 것이 무언가를 얻는 것 뿐만 아니라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더군요. 지금 이곳에서 살고 있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져요."라며 웃었다.

임실에 정착하기 위해 카페 사업을 시작한 이재훈은 인테리어도 직접 했다. "사람들이 인테리어에 재능이 있다고 칭찬을 해주기는 했지만, 실제로 이렇게 도전해보는 것은 처음이었어요. 인테리어 비용이 만만치 않아, 원하는 분위기를 스스로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카페를 운영하면서 자영업자를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가게를 오픈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무를 처리해야 했어요. 원두를 선택하는 것부터 가게를 보수하는 일까지 말이죠. 또한, 손님들에게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곳을 찾아다녔습니다. 시골이라 직원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이재훈은 자영업의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맛있는 커피와 환상적인 전망을 제공하는 인테리어 등을 통해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카페를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핫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는 지역명을 참신하게 활용한 도넛을 개발하여 손님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손님들 중엔 옥정호수 관광객도 있지만 제 팬들도 있어요. 인근 주민들뿐 아니라 저 멀리 제주도, 거제도에서도 오는 분들도 있고요. ‘내가 이렇게 인기가 많았나’ 싶어서 깜짝 놀라요. 팬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 나누고, 팬들이 저를 응원해줄 때마다 참으로 감사할 따름이에요.”  

카페를 운영하면서도 이재훈은 여전히 방송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2021년 8월에 KBS1의 '재난탈출 생존왕'이 마무리되고 나서는 현재 TBN '전북교통방송'에 출연하며 청취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재훈은 이제 서울에 가면 다소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코미디언으로서의 경력이 중단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지인들 중엔 제가 귀촌을 해서 편안하고 안정적일 거라 여기는 분들도 있지만, 마냥 그런 것만은 아니에요. 예전에 한의사 한 분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마음은 양반인데 몸은 딴따라’라고 말하셨는데 그런 것 같아요.(웃음) 이곳의 삶도 너무 좋지만 동시에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코미디언으로서의 삶도 이어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