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김종문 진심합심] 완벽은 좋은 것의 적이다

바람돌이(210.220) 2024.09.02 08:10:12
조회 120 추천 4 댓글 1

최근 읽은 야구 기사 중에서 마음 쓰는 방법에 대해 참고할 좋은 내용이 있었습니다. 한화 이글스 유망주 투수 문동주 선수와 양상문 투수코치님이 나눈 대화입니다.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어떻게 풀었는지에 대해서입니다. 야구 선수가 아니어도 멘털 관리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생각해 볼 대목입니다. 

프로 3년 차인 문동주 선수는 시속 160㎞까지 나오는 강속구가 주무기로, 한국 야구의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는 오른손 정통파 파이어볼러입니다. 올 시즌 초반 다소 부침이 있었는데 후반기부터 구속도 되찾고 제구까지 잡히며 위용을 회복하는 중입니다. 문 선수의 포심 패스트볼이 시원스럽게 포스 미트에 꽂히는 것을 보고 듣는 건 야구팬으로서 즐겁습니다. 

최고 유망주가 어떻게 부진을 극복했는지 궁금했는데 때마침 몇몇 기자분들이 문 선수가 어떻게 생각의 틀을 바꿨는지 소개해 줘 알게 됐습니다. 배움을 얻은 건 저만이 아니겠죠. 다른 구단의 투수들이나, 투수 코치들도 그 기사를 봤을 겁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각자의 방법으로 지도한다지만 좋은 사례 연구만큼 도움이 되는 것이 없습니다.

양상문 코치님은 미디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문동주가) 더 완벽하게 하려고 하더라. 타자가 약한 코스, 약한 변화구를 모두 머릿속에 넣고 공을 던졌다. 이게 독이 됐다. 생각이 너무 많았다. 야구는 머릿속에 수학 공식을 세우고 푸는 것이 아니다. 이 부분에 관한 대화를 많이 했다. 너무 복잡하지 않게, 편하게 가자고 했다. 선수도 수긍하기 시작했다"라는 내용입니다. 

양상문 코치님은 다른 언론에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문동주가) 상대가 자기 볼을 노리니까 '나는 이 공으로 가야지'라고 한 수 앞서 나가는 경기를 했다. 그게 좋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노리는 공 던져라, 150㎞/h 넘는 네 볼을 (타자가) 못 친다. (안타를) 맞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그게 더 효과적이다고 말해줬는데 그러면서 좋아진 것 같다."

베테랑 투수 전문가답게 양상문 코치님은 선수의 마음을 읽고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정말 잘하려는 문동주 선수의 노력부터 헤아렸습니다. 더 잘하라고 다그친 게 아니고, 제구를 잡기 위한 방법을 가르치려 밀어붙인 것도 아니었습니다. 조급하고 복잡한 마음에서 일단 멈추게 해줬습니다. '완벽주의 함정'에 빠진 젊은 유망주를 꺼내 준 것입니다.

완벽한 것이 가능할까요. 아무리 공을 잘 던져도 빗맞은 안타가 나오잖아요. 강하고 움직임이 좋은 공일수록 의도와 달리 가끔은 알 수 없는 운이 작용하는 걸 야구팬인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지 않습니까. 억울하기도 하지만 또한 겸손함을 배우게 되는 거죠.

공 하나를 완벽하게 던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기에만 몰입하면 '경기'라는 상대성을 간과하는 실수를 합니다. 선발 투수라면 한 명이 아닌 여러 타자를 상대하고, 많은 이닝을 막아내며 경기를 이끄는 것이 목적입니다. 양상문 코치님 조언에는 이런 뜻도 담겼다고 보겠습니다.

비슷한 사례가 있습니다. 테니스 스타였던 안드레 애거시의 자서전 ‘오픈(Open)’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1992년 윔블던 우승 이후 슬럼프를 겪던 애거시는 새로운 코치를 찾았고, 은퇴 직전의 노장 브래드 길버트를 만납니다. 길버트는 애거시에게 "당신은 모든 샷을 완벽하게, 더 세게 치려고만 한다. 자신에 대한 생각을 멈추고 네트 넘어 상대를 파악하세요"라고 일러줍니다. 어린 시절 애거시는 복싱 선수였던 아버지로부터 한방으로 상대를 제압하라는 것이 재능이라고 배웠습니다. "매번 완벽한 샷을 시도하려다 스스로 위기에 빠졌다. 상대가 실패하게 하라"라는 길버트의 코칭은 애거시를 가뒀던 틀에서 해방시킵니다. 몇 달 뒤 그는 US오픈(1994년) 남자단식 정상에 오릅니다. 자멸하곤 하던 그가 바뀌자 뉴욕타임스는 ‘애거시의 새로운 스타일’이라고 헤드라인을 뽑습니다.

당신의 목표는 완벽한 공, 최고의 샷인가요. 문동주 선수만 아니라 우리에겐 어떤 메시지로 들리나요. 제목에 인용한 ‘완벽은 좋은 것의 적(敵)이다’는 프랑스의 근대 철학자 볼테르의 말입니다.

추천 비추천

4

고정닉 0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지금 결혼하면 스타 하객 많이 올 것 같은 '인맥왕' 스타는? 운영자 24/10/28 - -
공지 9월 NC다이노스 잔여경기 일정 [4] NC갤러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9.06 3963 13
공지 2024시즌 경기일정.PNG [14] 엔갤러(175.116) 24.01.03 25177 73
공지 타갤러를 위한 엔팍 예매/할인/주차 정보(2022) [19] ㅇㅇ(223.33) 22.03.30 54515 87
공지 창원 숙소 및 여행지, 여행코스 업뎃(2022) [44] ㅇㅇ(223.33) 22.03.21 43999 148
공지 엔팍인근 및 창원맛집 업뎃(2022) [59] ㅇㅇ(223.33) 22.03.21 64356 183
공지 NC 다이노스 갤러리 이용 안내 [219] 운영자 13.03.14 203405 139
8282806 한결이 1루전환은 안되겠지? 엔갤러(211.235) 11:17 4 0
8282805 아 김형준 ㅋㅋ ㅇㅇ(220.95) 11:16 30 0
8282804 박한결 보면 볼수록 개폐급같은데 [1] 엔갤러(118.235) 11:15 24 0
8282803 ㅋㅊ 썰 [2] ivory(218.237) 11:15 54 1
8282802 엔튜브에 이호준 신인선수 인사할때 막걸리? [1] 엔갤러(118.235) 11:11 61 0
8282801 김태군 없었으면 우승도 못했다 도영맘들아 [4] 엔갤러(118.235) 11:10 63 0
8282800 그래서 소고기 어떻게 됨? [1] 엔갤러(211.246) 11:04 54 0
8282799 송지만 주루코치네 엔갤러(117.111) 11:04 31 0
8282798 508대첩 vs 705대첩 vs 625대첩 뭐가 제일 레전드 대첩이냐? 키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2 30 0
8282797 이분 누구시냐 [4] ㅇㅇ(211.234) 11:00 115 0
8282796 념글보니 손민한 왜 욕먹었는지 알거같음 [6] 엔갤러(220.92) 10:59 83 2
8282795 감자 입 가볍고 경솔한건 여전하네 ㅇㅇ(223.39) 10:58 54 1
8282794 쥐)집사햄 주루코치 잘하시냐 [3] ㅇㅇ(106.102) 10:55 108 0
8282793 1루 골글 데이비슨 확정이라고하는애들 [2] 엔갤러(58.143) 10:53 132 1
8282792 오피셜) 카톡 도구리 이모티콘 판매중단 ㅇㅇ(211.234) 10:53 121 0
8282791 이용훈은 뭐 보여줌?? [2] ㅇㅇ(211.234) 10:51 59 0
8282790 영우 구종 직구 너클커브말고 뭐있음? [2] ㅇㅇ(218.154) 10:42 105 0
8282789 기습비난 엔갤러(61.77) 10:36 89 3
8282788 이호준 사단은 시작부터 좆망이네 [3] ㅇㅇ(39.7) 10:36 256 1
8282787 김주원이 김도영급 성적 찍는데 박세혁이 쌍욕하면 [7] ㅇㅇ(223.39) 10:32 199 0
8282786 둘 중 여기서 뭐가 제일 깨지기 힘든 기록이라고 생각하냐? [4] 키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0 104 1
8282785 김성욱한테 기대한 성적이 [3] 엔갤러(223.39) 10:29 98 0
8282784 이호준 사단 초라 하노 [6] 엔갤러(210.218) 10:29 319 2
8282783 김상진한테 오퍼는 해봤을까 [1] ㅇㅇ(222.110) 10:26 97 0
8282782 개군침 도긩이한테 한 욕설 [9] ㅇㅇ(175.193) 10:26 313 3
8282781 그래도 타격코치는 아니네 ㅋㅋㅋㅋㅋㅋㅋㅋ 엔갤러(182.31) 10:25 59 0
8282780 얘들아 2군 코치도 근데 정해진거니 ㅇㅇ(222.110) 10:24 32 0
8282779 영입경쟁에서 계속 패하는게 심상치 않네 ㅇㅇ(39.7) 10:24 68 0
8282778 기자님들 제목 정정 부탁드립니다 엔갤러(218.159) 10:23 48 0
8282777 쥐지만 1루 오는 선수들에게 축복 한번씩 해주겠노 ㅇㅇ(175.193) 10:23 24 0
8282776 감자 도영맘들한테 털리고 있네 쌍욕했다고함 ㅋㅋㅋㅋ [4] 엔갤러(112.160) 10:22 207 0
8282775 즙짜는 김태군 응응(118.46) 10:18 185 1
8282774 타코로 써야 엔갤러(211.234) 10:16 44 0
8282773 송지만 쥐피셜.jpg [1] 바람돌이(223.38) 10:15 215 0
8282772 이팀 마지막 희망이 김상진 투코였는데... [5] ㅇㅇ(211.246) 10:08 186 0
8282771 송쥐만 1군 주루코치하네 [5] 함마대로아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7 369 0
8282770 NC 역사상 몇년도가 용병 외국인선수 제일 못 뽑았음? [6] 키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6 208 0
8282769 념글 씨발 ㅋㅋㅋㅋㅋ 인스타 팔로우 보는게 개웃기네 언냐들 [5] ㅇㅇ(211.234) 10:05 185 1
8282768 송집사 쥐피셜...twt [7] ㅇㅇ(223.39) 10:05 385 1
8282767 두산시절 박건우 응원가는 왜 못쓰는거야?? [2] ㅇㅇ(211.234) 10:01 110 0
8282766 구단이 돈 존나많은데 [10] 시래종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59 224 0
8282765 우르크 이렇게 찍고 fa 나오면 얼마냐 [1] 시래종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51 101 0
8282764 육각동 스탯 예쁘다 [2] 엔갤러(58.126) 09:46 335 18
8282763 삼성 방출 코치 좀 줍줍하자 [1] 엔갤러(58.239) 09:36 172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